[팩트체크] 네팔 봉사단 일정은 외유성 '트레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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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로 4명이 실종된 한국인 교사들의 교육봉사프로그램을 두고 관광 목적의 '외유성' 일정이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네팔 교육봉사단 일정표'라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자료가 의혹 확산에 더욱 불을 붙였다.

그렇다면 정말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들은 네팔 안나푸르나로 '트레킹'이 주된 봉사활동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한 것일까.

이번 네팔 교육봉사단의 정식 명칭은 '2019학년도 교육봉사형 교원해외교육체험연수 네팔 3단'이다. 이들이 교육청에 제출했던 계획 일정표와 실제 일정표를 비교해 봉사활동과 문화체험 활동 비율을 짚어봤다.

먼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일정표는 지난해 '네팔 1단'이 충남교육청에 제출한 사후 보고서에 실린 것으로, 올해 일정표는 아니다. 당시에도 충남교육청은 네팔에 총 3번 교육봉사단을 파견했는데 이들의 봉사와 문화체험 비율은 모두 다르다.


2019학년도 교육봉사형 교원해외교육체험연수 네팔 3단의 계획 일정표.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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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측이 제공한 올해 '네팔 3단' 계획 일정표에 따르면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교육봉사단은 2020년 1월 13일부터 25일까지 11박 13일 동안 네팔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봉사활동 일정은 한국에 도착하는 25일을 제외하면 12일 중 정확히 절반인 6일을 차지했다. 계획서에 음영 처리된 봉사활동일은 15~18일(4일), 22~23일(2일)이다. 17일 오후부터 18일 오전까지의 트레킹은 봉사활동 지점인 비렌탄티 학교와 촘롱중학교 사이 '이동수단'으로 표기돼 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21일 CBS노컷뉴스에 "학교와 학교 사이 차량 이동이 안되고, 트레킹 코스 안에 있기 때문에 봉사를 위한 이동수단으로서의 트레킹은 '문화체험'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19학년도 교육봉사형 교원해외교육체험연수 네팔 3단의 계획 일정표.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본격적인 문화체험 일정은 18일 오후 촘롱중학교를 떠나면서 시작된다. 이날 시누와로 이동한 교사들은 21일까지 3.5일 동안 데우랄리,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 트레킹을 통해 히말라야 자연환경을 감상한다.

교사들은 22일 하산하면서 촘롱중학교와 비렌탄티 학교를 다시 방문해 봉사활동에 임한다. 23일에는 카트만두 공부방에서 반일 봉사활동을 하고 24일 오후 8시 20분 인천행 비행기 탑승 전까지 현지 문화체험을 한다.

교육청에서 계획 일정표가 통과된 이후 현지 사정에 맞춰 뒤늦게 변경된 일정표는 이와 달랐다.

2019학년도 교육봉사형 교원해외교육체험연수 네팔 3단의 실제 일정표.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네팔에 도착한 13일 저녁 봉사활동 준비를 제외하면 교사들은 14~19일까지 5일 간 시누와, 데우랄리를 거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를 체험한다.

사고는 5일 동안의 문화체험 일정 도중 발생했다. 지난 17일 오전 데우랄리 지역(해발 3230m)에서 트레킹에 나섰던 교사 9명이 하산할 때 눈사태가 덮쳐 교사 4명과 가이드 2명이 휩쓸렸다. 현재까지도 실종자 수색은 기상악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2019학년도 교육봉사형 교원해외교육체험연수 네팔 3단의 실제 일정표.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원래대로 일정이 진행됐다면 봉사활동은 19일 촘롱중학교 방문으로 시작돼 22일에 마무리된다. 23일 카트만두 도착 후에는 문화체험 중심으로 활동하되, 오후에 잠시 공부방을 방문한다.


결국 실제 일정표의 12일 일정 중 총 봉사활동은 4.5일로, 기존 계획보다 1.5일 줄어들었다. 당초 교육청에서 교육봉사단을 모집하며 공지했던 '봉사활동 일정 50% 이상' 조건에는 충족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15~17일 동안 방문하기로 계획돼 있던 현지 학교의 휴교 기간이 늘어나 원래 등산하면서 가기로 했던 학교를 하산하며 방문하려 했던 것으로 안다. 일정이 현지에서 갑자기 변경된 건 아니다. 현지 가이드가 이 일정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볼 때, 한국에서 떠나기 직전 현지 휴교 상황을 반영해 재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봉사활동 일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아직 교육청 측에서도 파악하지 못했다. 이 같은 교사연수가 사후 보고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다만 등산과 하산 모두 학교를 방문하려고 했던 일정이 꼬이면서 애초 계획과 달리 봉사 일수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계획 일정표에도 쓰여있지만 현지 상황에 따라 일정은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 다른 학교를 섭외하면 현지에서 방문 학교가 바뀌기도 한다. 사후 보고를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봉사활동 일수 변경 이유는 보통 거기에 기재된다. 원래 학교를 두 번 모두 방문하려 했지만 한 번으로 줄어들어 그런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책임지고 관리 감독을 못했다고 한다면 드릴 말씀이 없지만 해당 교사들은 현지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원금 200만원에 자비를 더 보탤만큼 진정성 있는 분들이다. 열악한 환경, 험한 오지에서 가치있는 일을 해왔던 건데 엉뚱한 쪽으로 논란이 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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