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의사당 인근에서 18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가 진압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레바논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주말 사이에 최소 530명이 부상을 입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레바논 반정부 시위대는 19일(현지시간) 수도 베이루트에서 의회 진입을 막으려는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경찰을 향해 돌과 화분 등을 던지며 "혁명"을 외쳤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 등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145명이 부상을 입었다. 여기에는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고무탄에 맞은 언론인 2명도 포함돼 있다.
전날 시위 현장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377명 이상이 다쳐 현장에서 치료를 받거나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40명이 넘는 시민들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인터넷에 올라온 한 영상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로 추정되는 시민을 경찰서로 끌고 가면서 마구 때리는 모습이 포착돼 보안당국이 자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외신은 지난 석달여 동안 이어져온 반정부 시위에서 이번 부상자 수가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격렬한 반정부 집회가 벌어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18일(현지시간) 진압 경찰이 한 시위자를 연행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 14일에는 시위대가 베이루트와 주변 고속도로 여러 곳을 점거했고, 중앙은행 인근에서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충돌하는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대규모 평화 시위에 레바논 경찰이 잔인하게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경찰을 비난했다.
레바논 반정부 시위는 지난해 10월 정부가 왓츠앱 등 온라인 메신저 프로그램 사용에 세금을 부과한 데 반발하며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반정부 시위로 총리는 사퇴를 발표했고, 신임 하산 디아브 총리가 정부 구성을 약속했지만 정파 간 이견으로 새 내각 구성이 늦어지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시위는 베이루트뿐 아니라 북부 트리폴리 등 다른 주요 도시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20일 국방부 장관, 내무부 장관 등과 함께 안보 회의를 개최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