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한국 정부가 북한 개별관광 등 독자적인 남북협력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며 한미공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16일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말할 입장이 아니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한미간 긴밀한 협의가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그는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고 한다. "제재 하에 관광은 허용된다"면서도, 북한을 찾는 관광객들이 반입하는 짐에 포함된 물건이 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독립된 관광'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될 방북 루트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견해를 표하면서 "관광객들은 어떻게 북한에 도착하느냐. 중국을 거쳐 갈 것인가. DMZ를 지날 것인가"라며 "이는 유엔군 사령부와 관련 있다. 어떻게 돌아올 것이냐"고도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속적인 낙관론은 고무적이며, 그의 낙관주의는 희망을 만들어내고 이는 긍정적인 일이다"면서도 "그 낙관론에 따라 움직이는 것에 있어서는 미국과 협의를 통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주권국가이며 국익을 위해 최선으로 생각하는 것을 할 것이다"면서 미국이 한국의 결정을 승인하거나 승인하지 않을 위치에 있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해리스 대사는 "우리는 한국의 유일한 동맹이고 이곳에 2만 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미국의 납세자들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남북간 대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편 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 대해선 "미 협상팀이 우리 입장과 총액을 조정했으며 한국 측도 그렇게 하길 기다리는 상황이다"며 "시간이 많지 않고, 한국이 화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데 있어 대등한 파트너로서, 그리고 전 세계에서 12번째 경제 강국 위치에 비춰 한국은 더 할 수 있고 더 해야 한다"고 인상 압박을 이어갔다.
그는 방위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데 여전히 낙관적이라면서, "미국은 우리의 입장을 굽혔으며 바라건대 한국도 반대 방향으로부터 똑같이 하길 바란다"며 "그리고 우리는 (중간 지점) 어디선가 만나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해리스 대사는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입도 방위비 협상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과 같은 다른 사안들은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16일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강조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또 협상이 지난해 말이었던 10차 협정의 시한을 넘김에 따라 주한미군사령관이 미군에 고용된 한국인 노동자 1만여명이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여유자금'을 사용 중이며, 자금이 고갈되면 이들이 곧 의무휴업 통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