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번역 달시파켓 "거시기를 어떻게 번역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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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달시 파켓(영화 ‘기생충’ 영어 자막 번역가)

영화 기생충이 최초라는 기록을 거침없이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수상을 했고 골든글러브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수상했고요. 다음 달 있을 아카데미에서는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죠. 더 놀라운 건 이 기생충이 매우 한국적인 소재를 담고 있다는 겁니다. 도대체 그것들을 어떻게 그 말맛을 살려서 영어로 표현을 해냈길래 미국인들이 그렇게 같이 울고 웃을까.

오늘 아주 귀한 분을 화제 인터뷰에 초대했습니다. 바로 기생충을 영어로 번역해낸 미국인 달시 파켓 씨 뉴스쇼에서 만나보시죠. 어서 오십시오.

◆ 달시 파켓>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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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일단 한국에 얼마나 사셨습니까?

◆ 달시 파켓> 이제 23년 됐어요.

◇ 김현정> 23년. 왜냐하면 너무 제스처도 그러시고 말투도 그러시고 너무 한국스러우세요. 기생충, 결국 아카데미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기대를 이 정도로 하셨어요? 예상을 하셨어요?

◆ 달시 파켓> 3개월 전에 이런 결과 미리 알려줬으면 아마 많이 놀랐을 건데 그런데 저도 몇 달 동안에 미국에서 나오는 보도도 있고 거기 할리우드에 있는 분위기 보면서 저는 조금 예상했어요.

◇ 김현정> 아, 조금 예상하셨어요?

◆ 달시 파켓> 좋은 얘기 계속 나오니까.

◇ 김현정> 6개 최종 후보에 오른 것만 해도 사실 이게 엄청난 건데 수상할 가능성은 얼마나 보세요?

◆ 달시 파켓> 글쎄요, 쉽지는 않은데 물론 다른 작품도 많고. 그런데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20%, 30% 정도? 큰 상 받을 수 있다는.

◇ 김현정> 큰 상? 그러면...

◆ 달시 파켓> 외국어 영화상은 아마 받을 자신이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외국어 영화상은 받을 것 같다. 그거 말고 작품상, 감독상도 한 20, 30% 된다?

◆ 달시 파켓> 네, 제 생각은 그래요. 잘 모르겠지만.

왼쪽부터 이정은, 봉준호 감독, 송강호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뒤 기자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자신감이 묻어납니다. 저도 사실은 그 정도 생각하거든요. 가능해요, 얼마든지 가능해요. 지금 분위기 보면. 지금 분위기가 도대체 어떤 겁니까? 지금 좀 물어보실 수 있어요. 미국인이시고 미국 할리우드와 계속 접촉하고 계시고 동료들 이야기 들어보면. 도대체 미국인들이 일반 극장에 가서 기생충을 봐서 수익이 300억 원이 날 정도로 도대체 미국 대중들은 무엇에 끌리는가. 뭐라 그래요?

◆ 달시 파켓> 요즘 미국 영화하고 좀 많이 다른 영화인 것 같은데 일단은 감독님에게 물어보면 소재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그런 것도 그렇고 특히 영화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굉장히 많고. 잘 만든 것도 그렇고 유머.

◇ 김현정> 유머. 일반 극장에서 보통 미국인들이 제일 크게 웃는 부분은 어디입니까?

◆ 달시 파켓> 사실 여러 가지 있는데 제시카송 있잖아요.

◇ 김현정> 제시카 나나나나. 저는 못 부르겠네요. 그 사촌은 누구, 이거요?

◆ 달시 파켓> 재미있는 것은 한국 사람은 그러한 외우기 위한 그런 방법 잘 알고 있는데 미국 사람들이 그만큼 잘 모르니까 오히려 더 신선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독도송을 모르는데도 제일 크게 웃어요, 거기서? 그러면 우리 달시 파켓 선생님이 번역을 하실 때 제일 어려웠던. 제일 까다로웠던 부분은 어디인가요?

◆ 달시 파켓> 항상 가장 어려운 부분은 짧게 쓰는 거고. 그 대사마다 내가 하고 싶은 번역도 있고, 그런데 스크린에서는 아주 잠깐 나오니까 되게 짧게 써야 되는데. 그래서 계속 내가 원하는 만큼 많이 할 수가 없는데 그것도 그렇고. 그리고 어려운 부분 여기저기.

◇ 김현정> 여기저기 중에서도 기생충에서는?

◆ 달시 파켓> 아무래도 짜파구리.

◇ 김현정> 짜파구리. 결국 어떻게 하셨어요, 짜파구리를?

◆ 달시 파켓> 사실 좀 민망한데요. 짜파게티하고 너구리 아무래도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잘 모르죠.

◇ 김현정> 모르죠. 짜파게티도 모르고 너구리라는 상품도 모르죠.

◆ 달시 파켓> 그래서 모두가 다 아는 라면, 우동 합쳐서.

◇ 김현정> 아, 라면 플러스 우동으로. 맞네요. 그게 제일 어려우셨다. 여러분, 달시 파켓 씨는 사실은 1997년에 고려대학교 영어강사로 한국에 처음 오셨습니다. 그러다가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본 뒤 한국 영화에 빠지게 됐고 이후로 취미로 영화 잡지를 두루 찾아보면서 웹사이트에 영화평을 올리신 거예요. 그런데 그게 영화인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되면서 영화 기자가 됐고 그걸 계기로 영화 감수 작업에 참여했다가 번역을 하기 시작한 건 첫 작품이 역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 달시 파켓> 네.

◇ 김현정> 와, 세상에.

◆ 달시 파켓> 그건 정확하게 말하면 공동번역을 했는데 와이프하고 같이 했어요.

◇ 김현정> 아, 와이프가 한국인이시죠. 부인께서.

◆ 달시 파켓> 그래서 같이 TV 앞에 앉아서.

◇ 김현정> 아니, 봉 감독은 번역 한 번도 안 해 본 분을 뭘 믿고 맡기셨답니까, 살인의 추억?

◆ 달시 파켓> 사실 저도 좀 놀랐는데 감독님도 처음이라는 걸 아신지 모르겠지만, 모르고.

◇ 김현정> 아, 처음인지 모르고.

◆ 달시 파켓> 그냥 무조건 하겠다고 얘기했어요.

◇ 김현정> 처음인지 모르고. 그런데 만족하셨어요?

◆ 달시 파켓> 그러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랬겠죠.

◆ 달시 파켓> 일단 번역한 다음에 같이 만나서 라인마다 같이 고민했는데.

◇ 김현정> 그때 봉 감독이 달시 파켓 씨의 번역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 후로 계속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같이 하고 계십니다. 딱 한 편 빼고 다 하셨잖아요. 옥자 빼고 다 하셨죠. 그렇죠? 그뿐 아니라 150편의 한국 영화를 번역해 온 분입니다. 제일 번역이 어려웠던 작품은 봉 감독 것뿐만 아니라 150편 중에 어떤 겁니까?

◆ 달시 파켓> 글쎄요. 어려운 작품 많은데. 2년 전에 공작이라는 작품을 했는데. 어려운 부분은 대사가 너무 많이 나오니까 외국 관객이 좀 어려울 것 같아서 쉽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한국의 어떤 그 어려운 단어들 많은 것들. 보니까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도 하셨잖아요. 거기서 김태리 씨가 하녀 역할을 맡았는데 아가씨 보고 매초롬하니 참 미인이세요. 이거 굉장히 한국적인 표현. 매초롬하니. 뷰티풀, 프리티도 아니고 이런 거 어떻게 압니까, 매초롬하니.

◆ 달시 파켓> 이것도 사실 저도 제 번역이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 김현정> 100% 만족은 아니지만.


◆ 달시 파켓> 그건 아마 왓 어 차머. 그렇게 썼어요.

◇ 김현정> 왓 어 차머? 매력.

◆ 달시 파켓> 참(charm) 가지고 약간 다르게 썼는데 왜냐하면 그 대사가 2번 나오니까 한 번 듣고 약간 특이한 느낌을 받아야 되니까.

◇ 김현정> 매초롬 이거 되게 특이해요. 한국 사람들도 특이하거든요. 차머라는 표현. 이런 식으로 어려운 게 굉장히 많으실 것 같아요. 달시 파켓 씨가 번역한 건 아니지만 황산벌이라는 영화 여러분 아시죠. 거기에 보면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거시기라는 사투리가 수시로 나오거든요. 여그 황산벌 전투에서 우리의 전략 전술적인 거시기는 한마디로 머시기를 할 때꺼정 갑옷을 거시기 하자. 이런 거 어떻게 번역해요?

◆ 달시 파켓> 저도 이 작품 안 맡아서 참 다행인데. 거시기는 나올 때마다 약간 다르게 쓰잖아요. 그래서 아마 제가 맡았으면 이렇게 나올 때마다 약간씩 다르게 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여러 가지 표현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나라면 안 맡았을 것 같다. 내지는 안 와서 다행이다라고 할 정도로 사실은 우리 문학에서도 노벨상을 타기가 참 어려운 이유가 번역의 문제 때문이다라고 얘기하거든요. 영화도 역시 이 번역의 문제가 상당히 벽이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이번에 기생충이 그걸 넘었기 때문에 저는 정말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 달시 파켓 씨 같은 이런 번역. 영화 번역가들 몇 분이나 계세요?

◆ 달시 파켓> 저도 몇 분인지 잘 모르는데 제 느낌으로는 젊은 번역가들이 많이 들어온 것 같은데. 그리고 옛날하고 비교하면 전체적인 번역 퀄리티가 좀 높아진 것 같아요.

◇ 김현정> 질이 좀 높아졌습니까? 그것도 전문적인 양성 시스템이라든지 이런 게 있어요?

◆ 달시 파켓> 사실 양성 시스템은 없어요.

◇ 김현정> 없죠, 없죠. 지금 우리 달시 파켓 씨만 봐도 어쩌다가 우연히. 영화를 잘 알고 좋아해서. 좀 필요하겠네요.

◆ 달시 파켓> 저도 그 부분에 좀 관심이 있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아마 양성 프로그램 생기면 좀 좋을 것 같아요. 요즘에는 여기저기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으니까.

◇ 김현정> 나오고 있죠. 이번 기생충을 보면서도 더 좀 지원을 해서 뭔가 이렇게 국제 장벽을 넘어봐야겠다. 아니, 어떻게 미국 극장에서 기생충이 300억 원을 벌어들일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가. 이런 놀라움도 있거든요, 상도 상이지만. 맞습니다. 달시 파켓 씨와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하고 작업하면서 좀 재미있었던. 그분의 특이한 점은 뭡니까? 뭐가 좀 달라요?

◆ 달시 파켓> 봉 감독은 다들 그렇지만 디테일하다고 해야 되나.

◇ 김현정> 디테일. 봉테일이죠, 별명이.

◆ 달시 파켓> 그런데 번역. 특히 자막 번역의 과정에 대해서 되게 잘 이해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주 자세한 것도 미리 고민하시고.

◇ 김현정> 영어를 잘합니까, 그분이?


◆ 달시 파켓> 영어도 잘하세요. 그래서 사실 번역 시작하기 전에도 감독님에게 미리 고민하면 좋은 부분들, 어려운 부분들에 대해서.

◇ 김현정> 감독님하고 상의를 하시는군요. 그렇군요.

◆ 달시 파켓> 많이 도움이 됐어요.

◇ 김현정> 봉테일, 역시 자막에 있어서도 디테일이 살아 있는 봉준호 감독. 영화 번역가, 영화 평론가이기도 하시고요. 영화배우도 하셨어요, 이분이. 돈의 맛에서 누드신도 하셨잖아요. 한 걸 제가 알고 있거든요. 정말 한국 영화를 사랑하시는 달시 파켓 씨와 일단 오늘 본 방송 여기까지 이야기 나누고 잠시 후 유튜브 댓꿀쇼에서 저 궁금한 거 진짜 많거든요. 그 이야기 조금 더 풀어가죠. 오늘 고맙습니다.

◆ 달시 파켓>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영화 기생충의 번역가 달시 파켓이었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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