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文 정부의 '내로남불' 상징이 된 기업은행장 자리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뉴스듣기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오늘의 핫뉴스

닫기
2013·2016년 민주당 기업은행 낙하산 인사에 "독극물" 비판
기업은행 노조 "왜 우리의 질문에 답하지 않습니까"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기업은행장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란까지 겹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의 낙하산 인사, 내로남불 지적에 대해 "기업은행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는 답변을 내놓으며 임명 철회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낙하산 인사에 대한 정의를 내리며 기업은행장 인사는 낙하산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과거 민간 금융기관 인사에 정부가 개입한 것이 '낙하산 인사'라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투자한 국책은행이고 정책금융기관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행장을 임명하는 것은 당연하고, '민간' 금융기관 인사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는 논리다.

하지만 과거 민주당이 제기했던 낙하산 논란을 비춰봤을 때 문 대통령의 설명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2013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위원들의 성명만 봐도 그렇다.

2013년 박근혜 청와대가 허경욱 전 기재부 차관을 기업은행장으로 임명하려 하자 낸 성명에서 "정부는 좋은 관치도 있고 나쁜 관치도 있을 수 있다고 강변하겠지만, 관치는 독극물이고 발암물질과 같은 것"이라며 "좋은 관치가 있다는 말은 좋은 독극물, 좋은 발암물질이 있다는 것처럼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2016년에도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낙하산으로 기업은행장에 내려오려고 하자 민주당은 반발하면서 전문성 없는 금융기관 임원 선임을 제한하는 '낙하산 방지법'을 발의한 바 있었다. 이러한 두 번의 경험 때문에 노조는 "민주당이 집권 세력이 되자 스스로 원칙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다시 문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정의로 돌아와서 따져 묻는다면, 왜 지금 정부여당은 과거에 기업은행 인사가 정부에 있었는데 반대했는가? 그때는 정부, 청와대 인사가 기업은행장에 내려온 것을 낙하산 인사라고 했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하나?

이에 대한 대답은 대통령도, 정부여당 아무도 하지 않는다. 다만 같은 행시 동기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능력이 많은 분", 문 대통령은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본질과는 다른 답만 내놨을 뿐이다.

노조나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은 "왜 남에게 들이댔던 '잣대'를 나에게는 들이대지 않는가"하는 점이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기업은행 노조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왜 우리의 질문에 답하지 않으십니까'라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야당 시절 낙하산 기업은행장을 반대해놓고 왜 청와대 낙하산을 기업은행장에 임명하냐"며 공개 질의했다.


(사진=기업은행 노조 성명서)
네이버채널 구독
또 하나, 문 대통령이 기업은행에 대해 놓친 점이 있다. 기업은행장의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면서 일종의 공공기관이라고 한 부분(기재부 지분 53.2%)이다. 기업은행은 기재부 지분도 많지만 그 지분을 제외한 46.8% 지분이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일반 주주들이 보유한 상장회사란 점이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 성격도 갖고 있지만 일반은행 성격이 더 짙다. 기업은행이 지원하는 여신은 시중은행들도 같은 구조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지난 1961년 아무런 검증 없이 만들어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여전히 법으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은행은 10년 간 내부 출신 행장이 성공적으로 경영을 해왔다. 대대로 재무 관료 출신들이 행장을 맡다가,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0년에 조준희 전 행장을 시작으로 권선주·김도진 전 행장까지 세 번 연속 내부 출신 행장을 배출하면서 성과를 낸 것이다. 이같은 내부인사 발탁의 관행을 뒤집고 이례적인 인사를 할 만한 '명분'이 없다.

윤 신임행장이 출근을 못한 지 10일이 넘어섰다. '출근 실패'가 계속 언론상에 등장하는 게 부담스러웠는지 아예 임시 사무소를 차려 그쪽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와 내로남불에 대한 대답 없이 과연 정상 출근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추천기사

많이 본 뉴스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저작권자 ©CBSi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