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文회견 '솔직·겸손·의지' 돋보였지만…아쉬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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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칼럼]

충남·대전 혁신도시 시사는 총선용
저출산 대책은 없는거냐

지난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사진=박종민 기자)
'자찬(自讚)만 있고 성찰(省察)이 없는 대통령의 신년사'.

지난 8일자 중앙일보의 문재인 대통령 올 신년사의 사설 제목이다.

이 신문은 "대통령이 경제와 민생 이슈에서도 냉철한 진단이나 국정 기조의 전환에 대한 언급 없이 현실과 동떨어진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美·北 모두 아니라는데 정권만 몸 단 南北 속도전"이라고 혹평했고, 한국일보 역시 "경제 확실한 변화 견강부회 말고 비판 경청해야 가능하다"고, 한겨레신문조차도 "확실한 변화 약속 문 대통령, 국민 체감 성과 내야"라고 비판 논조를 보였다.

중앙 언론사들의 2020년 문 대통령 신년사 평가는 아주 야박했다.

문 대통령은 올 신년사에서 소득주도성장(소주성)과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획기적 전환, 부동산 폭등에 대한 자신감 넘치는 말로 점수를 잃었다.

그런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이었기에 대통령의 올 국정운영 기조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요청하는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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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올해 기자회견은 상당히 솔직했고 때론 겸손했다.

검찰 개혁과 윤석열 총장의 직무수행, 협치, 책임총리제,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 개헌, 퇴임 이후, 경제상황, 대북제재,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거침없었다.

국정 현안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일탈과 관련해선 "조국 전 장관 문제로 갈등과 분열이 생겨 국민께 송구하다"면서 "조국 갈등 문제는 이제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질의에 대한 답변을 시작하자마자 "조국 장관이 결과와 무관하게 겪었던 고초에 대해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무한신뢰의 표현일 수 있지만 조국 교수 일가의 일탈과 비리 의혹 등으로 인해 상처받은 국민이 듣기엔 좀 거슬릴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가장 큰 이슈인 검찰 개혁과 윤석열 총장의 처신에 관해서는 수사권은 검찰에, 인사권은 대통령에 있으며 검찰총장이 장관의 인사안을 보여주라거나 제3의 장소로 가져오라는 것은 인사 절차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일침을 놓았고, "윤 총장의 엄정한 수사에 대해서는 국민이 평가한다"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 국세청, 국정원 등 권력기관은 끊임없이 개혁해야 한다며 검찰 개혁을 집권 내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를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의식했는지 "경제는 긍정과 부정 지표가 함께 한다"면서 "분명한 건 경제 현실은 부정 지표가 줄어들고 긍정 지표가 늘어나고 있어 경제가 분명히 좋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이 현실 경제에 대한 국민 체감지수와는 관계없이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밝힌 것은 지도자로서 국민에게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로 읽히기도 한다.

특히 부동산 폭등에 대해선 "투기를 잡고 부동산 가격 안정화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언제든지 보완대책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해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만족하지 않고 집값을 취임 초기로의 '원상회복'을 희망하면서도 부동산 전문가들이 요구하는 서울의 공급 확대와 교육 같은 정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대신 보유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는 지자체와 국민 정서에 맞지 않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여 시장의 요구엔 응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규제와 압박 등 '옥죄기'로 일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표정은 대북 관련 질문이 나오자 굳어졌다.

"북한과 여전히 대화의 문이 열려 있으나 교착 상태가 오래 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북미 대화의 교착상태를 돌파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해제 같은 창의적 해법을 도모하고 있으나 미국의 반대를 돌파하기 쉽지 않음을 은연중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그렇다고 남북관계나 북미관계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진 않았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총선 전 대전·충남 지역에 혁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발표를 암시했다.


세종시가 엄연히 충남에 위치하고 대전광역시에 인접해있는데도 혁신도시를 언급한 것은 충청권의 표심을 겨냥한 총선용 공약처럼 들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크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저출산·인구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주 미흡했다는 것이다.

0.9%대로 떨어진 출산율을 끌어올릴 대책이 마땅치 않는 이유가 컸다고 하더라도 청년들의 결혼과 일자리, 출산대책은 주요 국정 현안에서 빠진 것 같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1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출산율 추락과 청년 일자리 하락을 막는 일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생존적 현안이 된지 오래다.

이날 기자회견 질문자의 표현대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할 지경이다.

"국민·국회와의 소통과 협치의 노력을 계속하겠으며 그것을 통해 경제를 살려 내겠다"는 대통령의 기자회견 마지막 멘트가 다짐으로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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