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대담 : 권혁주 기자
◆ 김덕기 >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시간입니다. 오늘은 외교안보팀의 권혁주 기자가 나왔습니다. 오늘 어떤 주제입니니까?
◇권혁주>네 남북관계 또 북미관계 다 어려운데 이번에는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이 크게 부딪치고 있어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미동맹과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미국의 요청대로 파병을 해야하지만 상황이 녹록치가 않습니다. 자칫 국가대 국가의 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 군함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돌려 활동하게 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주제는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 위험이 고조되는데 따라 커지고 있는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둘러싼 논란과 정부의 고민입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덕기 >미국은 한국군이 파병되기를 계속 원하는 거죠?
◇권혁주> 네 미국은 우리나라에 방위비를 대폭 올릴 것을 요구하면서 이란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을 파병해주길 요청해왔는데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어제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며 "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 한국이 제공하는 지원은 어떤 수준이든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미 이라크간 갈등이 실제 전쟁위기로 확 고조되면서 우리 정부 입장이 더 어렵게 됐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파병 요청을 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로서는 아무 적대관계도 없는 나라와 자칫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데가 해적으로부터 우리 선박 보호하는 문제를 떠나서 미국과 이란간의 전쟁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한국 해군함의 호르무즈 파병은 이란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7일 한미일 3국간 안보 고위급 협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덕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어제 미국으로 갔지요? 북한 문제는 물론 호르무즈 얘기를 안할 수 없는 상황인거 같은데 쉽지 않겠네요?
◇권혁주> 네. 쉽지 않을 겁니다. 정 실장이 8일 워싱턴DC에서 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체 회의에 참석하는데요. 어제 출국할 때 기자들이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관련한 논의가 있을지를 물었습니다.
정 실장은 "여러 가지 현안들에 대한 의견 논의도 있을 것"이라고만 밝혔지만 그제 청와대에서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 또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부응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습니다.
결국 미국으로서는 한국에 호르무즈 파병 요청을 강하게 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 실장으로서는 뭔가 딱 부러지게 확답을 주기가 어렵지 않겠나 보여집니다.
'필요성에는 동감하지만 파병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국민여론도 중요하다. 적극 검토하겠다' 는 정도로 최대한 시간끌기 협의 그런게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국방부 (사진=자료사진)
◆ 김덕기>지난해부터 군쪽에서는 청해부대 파병 얘기가 나왔던거 같은데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국방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권혁주> 네. 현재 우리 청해부대가 그 유명한 아덴만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동 중인데요. 구축함의 활동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식으로 파병하는 방안이 많이 거론됐었습니다. 아덴만에서 호르무즈까지는 직선거리로 대략 천사백킬로미터 정도 되는데 사흘이면 간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파병에 대한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해협이 좁아 상당히 위험하다는 겁니다. 이란은 미국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기 등 군사력이 떨어지지만 잠수함도 있고 미사일도 있습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북한이 연어급 잠수함에서 어뢰를 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잠수함이 이란으로 수출됐다는 보고도 있었다며 잠수함은 물론 대함미사일 등 얼마든지 이란이 육지에서도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김덕기>그럼에도 동맹관계라는게 위험한 줄 알면서도 같은 편이 돼주는 거 아닙니까. 우리 정부 입장이 정말 어렵네요.
◇권혁주>그렇습니다. 파병이란게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것인데 역사적으로 볼때 어느 나라건 파병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 군이 월남전에 참전했고 그것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하지만 전쟁통에 파병한다는 것은 국가 사회적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6.25때 미군이 참전해 수만명이 숨지기는 했습니다만 우리 정부로서는 동맹이니까 우리도 그렇게 하자고 할 수도 없고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불가하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입니다.
"우리 선박과 국민보호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 김덕기>미국 이라크간 무력충돌이 북미 또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도 관심인데요. 북한이 연말연시에 이미 '새 전략무기 공개','충격적 실제 행동'등을 거론한 상황이잖아요. 이틈에 도발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던데.. 오늘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생일이라면서요?
◇권혁주>네.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이나 김일성 생일 등 자신들의 국가적 기념일에 미사일을 쏘는 등 도발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래서 혹시 김정은 생일을 즈음에 뭔가 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아무리 담이 크고 예측불허라 하더라도 이라크 군사령관이 무인기 공격 한방에 폭사하고 실제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ICBM이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든 뭔가를 쏘고해서 긴장을 높일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뭔가 도발을 하더라도 우리의 4월 총선이 끝난 뒤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정부로서는 호르무즈 파병 여부 결정이라는 정말 중차대한 숙제를 풀어야 되는데요. 이 와중에 북한까지 설치고 끼어들 경우 외교안보 문제가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중동 상황을 지켜보면서 좀 자중했으면 하고요. 우리 정부도 신중하게 또 어떤 것이 진짜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잘 판단해 대처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