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없는 타다 협의, 모양새 바꾼다고 '한걸음'씩 물러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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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제정책방향'서 '신사업 타협‧안착' 메커니즘 제시했지만
업계는 "새로운 해결책도 아냐" 회의적

타다 차량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신사업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간 이견을 조율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타다'를 언급했지만, 고조된 갈등을 잠재우기엔 무리라는 평이 나온다.

"존재 또는 관련 법안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각을 세워온 양측이 기구의 모양새가 바뀐다고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 타협을 이뤄낼 수 있을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9일 '2020년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신사업 관련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으로 가칭 '한걸음'을 제시했다.

'각 이해관계자가 한걸음씩 물러날 때 우리 사회가 한걸음 전진한다'는 의미의 이 프로세스는 기존 규제‧제도와 충돌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사업을 사회적 타협과 안착으로 연결하는 포괄적 혁신 과정이다.

정부와 이해관계자, 전문가 그룹 간 '끝장토론'에 가깝게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해커톤' 토의를 통해 갈등 요소를 명확하게 하고 나면, 특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주는 규제샌드박스와 사회적 상생혁신기금 등을 협의 수단의 선택지로 삼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타다'를 대표적 예로 들었다. 기획재정부 방기선 차관보는 "미국 일부 주나 캐나다에서도 우버 등 차량공유서비스가 도입될 때 사회적 기여금을 내고 경쟁에서 밀리는 사람에 대한 보완 방안을 함께 마련해 정착했다"며 "사회적 기여금으로 플랫폼 택시를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대이익의 합리적 배분'은 특히 이 모델의 3대 원칙 중 하나인데, 타다는 현재까지도 "법이냐, 시행령이냐"를 비롯해 금액 규모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당장 타다 사례에서부터 '한걸음'이 뾰족한 대안이 못 된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택시 단체인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한걸음'에 대해 "이미 이전에도 '밤샘토론'과 같은 것을 제안받았던 만큼, 전혀 새로운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타다는 명백한 '불법'인데, 대화한다고 뭐가 바뀔 수 있겠냐"며 "토론 자체에는 열려있지만, 정부가 타다를 신사업, 혁신으로 분류한 것부터 동의가 안 된다"는 것이다.

타다 관계자는 "정부의 개별 정책에 대해 직접 평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현재 흐름에 대해서는 불편한 입장이다.

실제 타다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플랫폼 운송사업 법제화 이후 시행령 마련을 위해 열었던 모빌리티 업체들과의 간담회에 불참했다.

타다 운영사 VCNC의 모회사 '쏘카' 이재웅 대표는 당일 자신의 SNS에서 "타다를 금지하는 붉은 깃발법안 통과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특정 업체를 금지하는 법안이 아니라고 택시 기반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불러 놓고 강변(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택시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출범했던 1기 4차산업위원회는 카풀 앱을 두고 갈등을 겪던 택시업계와 플랫폼 업계를 중재하기 위해 해커톤을 열었지만, 택시업계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모양새만 바뀌었을 뿐, 대화 방법이나 기여금에 대한 기존 절차와의 차별점을 두지 못한 '한걸음'이 뾰족한 묘안으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에서 불참 등 이유로 이해관계자간 토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 의사를 확인해 개선방안을 마련한다고 덧붙여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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