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 공개 제안에도 北 '묵묵부답'…빈손 출국한 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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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가는 길, 이도훈 한반도본부장 동행해 북핵 수석대표협의
원론적 메시지에 북한은 출국까지 30시간 동안 무응답

미 국무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7일 오후 외교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배웅을 받으며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미 국무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결국 특별한 소득 없이 우리나라를 떠나게 됐다. 이로써 비핵화 실무협상을 둘러싼 북미 사이의 대치국면에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는 더 힘들어지게 될 전망이다.

비건 대표는 17일 오후 연세대학교에서 비공개로 강연을 진행한 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떠났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비행기로 향했다.

다만 그가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는 외교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동행해 차 안에서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한 차례 더 이어갔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날그날의 상황에 대해서는 항상 소통하고 있다"며 "마침 서울을 방문한 참이었으니, 소통할 시간을 활용하려고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6일 비건 대표는 외교부 조세영 1차관과 이도훈 본부장을 차례로 만난 뒤,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카운터파트(대화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외무성 최선희 제1부상과의 판문점 회동을 제안했다.

그는 "일을 할 때이고 그 일을 완수하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은 우리와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고도 덧붙였다. 북한이 임의로 설정한 '연말 시한부'에 대해서는 미국이 이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북미 양측이 목표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실행 가능하고 유연성 있게 진행할 수 있는 창의적인 해법"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북한이 '대화를 위한 대화', '시간끌기 술수'라며 거부했던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수준이다. 북미 사이 일촉즉발의 긴장을 완화할 대책으로는 함량 미달인 셈이다.

그는 오히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거론하며 비판적 어조로 자제를 촉구했고, 최근 잇단 담화에 대해서도 "매우 적대적이고 부정적이며 불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북미 간 협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원하는 답변이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비건 대표가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약 30시간이 흐른 17일 오후 4시 30분까지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은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않았다. 비건 대표가 판문점으로 향하거나 하는 일 없이 예정대로 출국하면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난항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일본에서 외무성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아시아대양주국장 등과 만난 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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