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자율포장대 없앤다? 환경부가 너무 순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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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박스 어차피 다시 재활용, 문제 없어
박스 확보에 난항인 마트 입김 반영된 것
무조건 포장대 없애? 소비자 선택권 침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미화(자원순환연대 이사장)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면 장 본 물품을 종이 박스에 담는 분들 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환경부가 내년 1월부터 마트 내에 종이 박스 포장을 금지하는 규제안을 발표했습니다. 마트에 있는 자율 포장대를 없애고요. 그 위에 놓여져 있는 종이 박스며 테이프, 플라스틱 끈도 없애서 이 물품들의 소비를 줄여보자는 건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썩 좋지가 않습니다.

‘아니, 버려지는 종이 박스 재활용하는 건데 이것도 문제냐, 탁상행정이다.’ 이런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환경단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입장을 들어보고 싶었어요. 여러 군데 접촉을 했는데 의견들이 좀 비슷했습니다. 그중 한 곳 자원순환사회연대 김미화 이사장 연결을 해 보죠.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 김미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여쭐게요. 마트에 종이 박스 자율 포장대 없애는 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미화> 당연히 있어야죠.

◇ 김현정> 당연히 있어야죠. 일단 장바구니 사용을 활성화하게 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시잖아요.

◆ 김미화> 장바구니는 당연히 활성화해야 되겠지만 장바구니 외에도 다른 대용품이 있다고 하면 대용품인 종이 포장이 있다라는 데 그거 먼저 사용하는 게 중요한 거죠.

롯데마트에 내걸린 자율포장대 운영 중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환경부의 입장은 자율 포장대를 놓고 거기서 종이 박스를 사용하게 하면 자연히 노끈으로 묶거나 일단 박스 밑이 터지지 않도록 테이프로 또 밑을 이렇게 쭉 감아야 되니까 이게 환경에 굉장히 안 좋다. 그래서 없애자는 거거든요.

◆ 김미화> 그건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굳이 이렇게 박스는 접어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잖아요, 밑에 이렇게 접어가지고. 또 마트 같은 경우에는 빈 박스가 모자라면 또 새 박스를 사서 공급을 하거든요. 이런 것들을 하다 보니까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차라리 소비자들한테 장바구니를 대여하는 사업을 하자. 이렇게 제안을 한 건데 그것도 그러면 신규로 새 박스를 구입하지 않으면 됩니다. 기존에 나와 있던 빈 박스만 고객들한테 제공을 하면 되는 거죠. 이런 식으로 가뿐하게 하면 되는 건데 괜히 핑계를 달아서 소비자를 오히려 혼란스럽게 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거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노끈 사용하지 말자, 테이프 사용하지 말자, 새 박스 놓지 말자는 건 다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재활용으로. 그러니까 과자 박스며 라면 박스며 그 박스 재활용하는 것까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무리수다. 이 말씀이세요.

◆ 김미화> 그렇죠. 어차피 마트에 놔둬도 빈 박스가 오면 어딘가 다시 재활용을 하고요. 그다음은 고객들이 거기에 물건을 담아서 집에 가져갔다가 박스를 재활용품에 내놓으면 무조건 100% 재활용이 되거든요. 조금 이동한다고 그래서 재활용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재활용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라고 보는 거죠. 그리고 사실 이런 정책이 비닐을 많이 줄였습니다. 그런데 마트가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테이프도 구입해야 돼’, ‘뭐도 구입해야 돼’, ‘새 박스도 구입해야 돼’ 점점 비용이 많이 드니까 그런 측면에서 무리수를 들고 나왔다고 저는 봅니다.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대형마트와 큰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1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직접 준비해온 장바구니에 구매한 물품을 넣고 있다.(사진=연합)

 

◇ 김현정> 이거 그러니까 마트에서 혹시 환경부에다 제안한 거예요?

◆ 김미화> 그렇습니다. 마트에서 제안을 했고요. 환경부는 저는 순수한 입장이었다고 생각해요. 탁상행정이라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탁상행정.

◆ 김미화> 그러니까 전체를 잘 점검을 하고 이걸 도입하도록 했어야 되는데 그냥 단순하게 생각을 했다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아, 그러면 테이프하고 노끈을 줄일 수 있겠다.’ 이런 단순한. 그래서 탁상행정적인 어떤 정책을 갖고 있지 않았나. 이런 판단이 듭니다.

◇ 김현정> 자전거 사고 자꾸 나니까 자전거 싹 없애버려. 이럴 수는 없는 것처럼 뭔가 좀 다각도로 더 소비자 편의성 측면에서 고려를 했었어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지금 질타가 많이 쏟아지더라고요.

◆ 김미화> 그건 맞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한테 자문도 구하고 의견도 구하고 소비자 입장 설문도 구하고 했더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우리나라가 자율 포장제, 빈 박스 제공. 이런 것들을 굉장히 성과로 나타나다 보니까 미국의 큰 대형 마트들이 다 따라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좋은 정책을 왜 폐지를 해야 되는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 김미화> 그리고 또 하나는 저는 굉장히 중요한 것들을 간과했는데 빈 박스를 한 번 더 재이용을 하잖아요. 그러면 굳이 장바구니를 구매하지 않아도 되고 이렇기 때문에 훨씬 쓰레기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거죠.

◇ 김현정> 그 말씀은 그러면 장바구니 사용보다 오히려 종이 박스 사용이 더 나으면 나았지 이게 막을 일이 아니다?

◆ 김미화> 그럼요. 효과적인 거죠. 왜냐하면 장바구니도 플라스틱이잖아요. 플라스틱으로 만든 건데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 또 다른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결과물을 가져온다라는 거죠. 그래서 이런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다만 소비자한테 선택을 하게 해라. 종이 박스도 제공하고 그다음에 ‘나는 종이 박스 싫어요’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러면 장바구니를 임대해서 가든지. 이렇게 소비자가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거잖아요. 선택을 하게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무조건 ‘이건 다 안 돼. 그러면 장바구니만 임대해 주겠어.’ 이런 식으로 하는 것들은 너무 소비자의 선택의 여지를 없애는 거고 또 다른 포장지를 만들어내는 이런 것일 수밖에 없다라고 봅니다.

◇ 김현정> ‘장바구니 임대해 주겠어’ 하는 곳도 사실 그렇게 많지 않고요. 돈 내고 비닐을 사게 하는 곳이 훨씬 많아요.

◆ 김미화>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비닐 대신에 장바구니 사용. 조그마한 거 살 때. 그런 건 모르지만 좀 많이 살 때 장바구니 여러 개 들고 가니 담느니 종이 박스 재활용으로 이용하는 게 훨씬 낫다는 것에 저도 공감이 좀 되는데 주말에 이 소식 나오고 나서 시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막 쏟아져 나오니까 환경부가 일단은 한 발 물러선 상태예요. ‘시민들 의견 들은 후에 최종 결정을 하겠다.’ 지금 계속 말씀해 주셨으니까 정리가 됩니다마는 결국 자율 포장대는 그대로 두되 노끈과 테이프 없애는 정도로 하면 제일 적절하겠다. 환경도 살리고 소비자들의 편의성도 봐주고.

◆ 김미화> 장바구니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이대로 가는 게 저는 가장 무난하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사장님, 오늘 고맙습니다.

◆ 김미화> 감사합니다.

◇ 김현정> 자원순환사회연대의 김미화 이사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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