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2 빼고 볼 영화가 없어요" 스크린독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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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영화선택권 보장" vs "시장수요에 따른 공급"
'겨울왕국2' 영화 돌풍은 '스크린 독과점' 때문?

겨울왕국2 흥행돌풍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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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만 명'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 12일 만에 거둔 성적이다. 2013년 개봉한 겨울왕국의 속편인 이번 애니메이션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개봉 전부터 흥행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최초 사전 예매량은 110만 장을 돌파했고 예매율은 92.6%를 넘었으며, 개봉 첫날에만 60만 명이 관람했다. 국내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에서는 단연 독보적인 흥행 기록이다.

'겨울왕국2'가 800만 고지를 넘어 1000만 관객 돌파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가운데 애니메이션의 흥행을 두고 영화계 안팎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겨울왕국2'의 흥행은 겨울왕국 시리즈의 높은 인기 때문이라는 평가와 압도적으로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이러한 수치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실제 지난달 24일 '겨울왕국2'는 2648개 스크린에서 1만6015회 상영되며 상영 점유율 73.9%를 차지했다. 영화관에서 상영된 영화 10편 중 7편 이상이 '겨울왕국2'였다는 것이다.

한 작품이 이처럼 스크린을 장악하는 것은 다른 영화를 볼 기회가 줄어든다는 뜻도 된다. 예를 들어 13일 개봉한 한국영화 '블랙머니'는 '겨울왕국2' 개봉 전날까지 하루 80만~90만 석의 좌석을 점유하며 관객 수 140만을 넘겨 순항하고 있었지만, '겨울왕국2'의 개봉과 동시에 좌석은 30만석대, 관객은 6만 명대로 뚝 떨어졌다. 스크린을 독점한 '겨울왕국2'가 돈을 혼자 번다는 비아냥을 받는 이유다.


스크린 독과점은 블록버스터가 개봉할 때마다 한국 영화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혀왔다. 지난 4월 개봉해 대흥행을 거둔 '어벤져스-엔드게임'(77.4%)를 비롯해 한국영화 '명량', '택시운전사' '신과함께' 등도 개봉 당시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던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언론사는 시론을 통해 스크린 독과점 현상은 한국 영화산업을 해치는 근본적인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영화 산업의 경쟁을 제한하고 다양성 영화를 고사시키며 관객의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것이다. 특히 영화관 자체의 장기적 비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이런 문제점에 그동안 영화계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특정 영화의 상영 스크린 수를 제한하는 '스크린 상한제'다. 스크린 상한제는 일부 흥행 영화만 빛을 보는 영화산업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특정 영화에 배정되는 스크린 수를 법으로 제한하는 조치다.

겨울왕국2가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사진=연합뉴스)
◇ 정부 "스크린 상한제 도입 적극 검토하겠다"

스크린 독과점을 막기 위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이 지난 수년간 여러 건 발의됐지만 진전은 없는 상태다. 다만 정부는 스크린 상한제에 대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영화의 다양성과 관객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영화관 장악으로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다시 도마 위로 올랐을 당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스크린 상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국회와 조율이 필요해서 몇 퍼센트 수준인지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법 개정 작업에 들어가 있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그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스크린 상한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겠다. 지금까지 검토해본 바에 의하면 스크린 점유 상한이 40%, 50%, 60% 등일 때 어느 정도 다양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정책은 부작용이 나올 수 있으므로 최적 안을 도출해야 한다"고도했다.

문체부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을 기준으로 스크린 상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개정안은 6편 이상의 영화를 동시 상영할 수 있는 상영관에서 같은 영화를 오후 1~11시 프라임 시간대에 총 영화 상영 횟수를 5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 "관객의 영화 선택권을 보장해야" vs "시장 수요에 따른 공급"

스크린 상한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스크린 상한제 찬성측은 '스크린 독점이 관객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궁극적으로 영화의 예술성과 다양성을 저하시킨다'는 입장이다.

네티즌 A씨는 "극장이 걸어주는 영화가 아니면 보고 싶은 영화를 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집 앞에 가까운 극장이 있어도 아예 상영을 하지 않을 때가 있어 종로나 용산에 있는 큰 규모의 영화관에 가서 본다"고 전했다.

네티즌 B씨는 "프랑스처럼 스크린 상한제도 하는 나라도 많다. 이렇게 몰아주기가 계속되면 한국영화계에도 안 좋다"며, "맨날 조폭, 스릴러, 신파, 맨날 보는 배우들 영화만 주야장천 나올 것"이라고 했다.

네티즌 C씨는 "관객의 수요도 분명 중요하다. 현 사회에서 수요를 규제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많지만, 영화는 예술작품이다"며, "영화산업도 영화가 있어야 한다. 독과점식 구조는 영화의 다양성을 해치고, 다양성이 사라지면 성장도 없다. 성장 없는 영화는 시대에 뒤떨어진 천편일률적인 작품 생산으로 관객과의 교감을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장수 반독과점영화인대책위 운영위원은 "엔드게임 개봉 첫날 전국 영화관에 걸린 상영작은 120여 편이었는데 엔드게임의 상영 점유율이 80%를 넘었다"며 "어벤져스만 살고 나머지 영화는 죽든 말든 신경 쓰지 말라는 이야기냐. 강력한 스크린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크린 상한제 반대측은 시장논리를 내세우며 '스크린 상한제가 도리어 영화산업을 침체시킬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유튜버 D씨는 "과거 한국영화 독과점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것을 매번 봐왔는데, 최근 디즈니가 장악하니까 왜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독과점 때문에 선택권이 없어져 짜증은 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또 당연하다. 다만 최근엔 넷플릭스나 아트하우스 같은 것도 생겨서 볼거리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네티즌 E씨는 "기업이 이익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스크린 상한제를 하려면 기업 이익이 감소할 수 있으니 국가에서 일정 지원금은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네티즌 F씨는 "엄청난 수요를 받아들이려면 어쩔 수 없다. 몇 주 지나면 저절로 해소가 될 사안이다. 뜬금없는 한국영화가 스크린을 장악한다고 해도 천만 바로 찍겠나"라고 쓴소리를 냈다.

네티즌 G씨는 "스크린 독과점을 없애면 그나마 나오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다 사라진다. 일반 액션도 300만 정도 돼야 손익분기점 넘기는데 누가 거액의 돈을 투자하겠냐"고 했다.

영화관 관계자는 "관객 수요에 따른 공급이다. 올해 여름 스코어가 좋지 못해 '겨울왕국2'의 흥행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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