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곤장 100대에 처해질 수능 성적 사전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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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한 칼럼]

조선시대에도 기상천외한 과거시험 부정행위 적발
그때부터 시험지 바꿔치기, 스펙 품앗이 유행
황당한 수능시험 사전 유출, 자칫 공정성 논란 부를수도
교육과정 평가원 이미 감사원 지적 받아
조선시대 부정행위자 곤장 100대형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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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신분상승의 사다리로 꼽힌 과거시험에서도 기상천외한 부정행위가 횡행했다.

조선 숙종 때 과거시험 부정행위 사건인 '기묘과옥'에선 합격자 35명 가운데 15명이 시험지 바꿔치기를 하거나 시험 감독자를 매수해서 답안지를 고치다가 발각됐다.

'임진과옥'으로 불린 부정행위에선 시험 출제 관리들이 친구 아들이나 가까운 친지에게 시험문제를 사전 유출했다 적발된 기록이 있다.

시험 출제와 관리 기술이 발전하지 못 한 탓으로 돌릴 과거의 사건들이었다.

하지만 시험 출제와 관리에 첨단 과학 기술을 도입한 상황에서도 수능 성적 사전 유출이라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4일로 예정된 대입 수능시험 성적 통지일을 앞두고 3백여명의 수험생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수능 성적을 미리 확인한 사실이 드러났다.

성적 발표를 앞두고 초 긴장상태의 수험생들로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해당 학생들은 웹 브라우저에서 제공하는 개발자 도구 기능을 이용해 클릭 몇 번으로 평가원에 보관중인 자신의 성적을 손쉽게 빼냈다고 한다.

일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미리 출력하는 방법(왼쪽)이 공개되면서 수능 성적 공식 발표를 이틀 앞두고 일부 수험생이 수능 성적을 확인하는 일이 벌어졌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성적 사전유출은 'N수생'만 가능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수험생 50만명의 대입 시험을 주관하는 평가원의 허술한 관리체계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무엇보다 대입 면접고사나 논술고사가 치러진 시점 이전이었다면 수능의 형평성과 공정성에 근본적인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평가원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그동안 학원가에서는 매해 수능 시험 뒤 미리 수능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떠돌았다고 한다.

사실 평가원의 보안 시스템의 문제는 이번만이 아니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평가원의 중등 교원 임용 시험 관리 실태를 감사한 뒤 전산 보안 관리와 시험 채점 업무 등에서 부적절한 사례를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왜 허술한 시스템을 방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평가원은 이미 지난 1992년 문제지 유출 사건과 2014년 출제 오류 사건 등으로 시험 출제 관리에 신뢰를 추락시킨 바 있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0학년도 수능 채점결과 발표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가뜩이나 최근 대학 입시는 형평성과 공정성의 측면에서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강한 불신을 받고 있다.

관리 부실로 빚어진 이번 사건에 대해 적절한 조사와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세종은 과거시험의 부정행위에 연루된 응시생이나 관리감독자에 대해선 곤장 100대에 3년간 중노동을 시키는 등 엄하게 다루었다고 한다.

과거나 지금이나 시험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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