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학의 무죄'와 '하명수사'‥검찰이 만드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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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기 칼럼]

정치쟁점으로 확산된 '하명수사'
사실이라면 정권 흔들수 있는 정치스캔들
반면 의구심이 드는 검찰의 수사개시 시점
하필 경찰수사권 독립 강조한 황운하 전 청장이 수사대상
제 식구 감싸기로 무죄받은 김학의 수사와 비교
검찰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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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개봉한 영화 '더 킹'에서 출세에 목마른 검사 박태수(조인성 분)는 선배 양동철(배성우 분)의 손에 이끌려 비리첩보가 쌓여 있는 '보물창고'에 들어간다.

결정적인 시기에 사용하기 위해 모아놓은 비리첩보는 '검찰의 힘'을 상징한다.

이 장면을 떠올리면 최근 정치권에서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하명수사'가 오버랩 된다.

울산 시장 선거 과정에서 현직인 김기현 시장의 동생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청와대의 하명에 따라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 논란의 핵심이다.

당시 야당 후보로 나선 인물이 문재인 대통령과 호형호제하는 송철호 후보였고, 울산은 전체 지방선거의 향배를 가를 수 있는 PK지역의 핵심 가운데 한 곳이었다.

수사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우세했던 김기현 시장은 결국 낙선했고, 민주당은 PK지역에서 압승했다.

만일 청와대의 하명에 의해 수사가 이뤄지고, 지속적으로 수사와 관련한 첩보가 보고됐다면,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자 정권의 안위마저 흔들 수 있는 정치스캔들이 분명하다.


당연히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왜 하필 지금인가?' 라는 여권의 주장도 일리가 없지 않다.

지금 국회에는 검경수사권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위한 법안이 패스트트랙을 통해 상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하명수사'에 대한 수사개시는 검찰의 의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수사대상이 경찰수사권 독립에 대해 줄곧 가장 강한 목소리를 내왔던 황운하 전 청장이라는 점에서 이런 의구심은 더욱 짙게 든다.

검찰.(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하명수사' 논란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과정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수사과정과 수사대상자에 대한 피의사실이 언론에 흘러들어가고, 그것이 고스란히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과정이 그렇다.

그러면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무죄선고가 겹쳐진다. 재판부는 성관계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고 인정했지만, 공소시효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2013년 이 사건이 터졌을 때 무혐의처분을 했고, 올해 기소하면서도 성폭력 혐의를 뺀 채 반쪽기소를 했다.


업자들로부터 수천만 원대가 넘는 뇌물과 성 접대를 받은 혐의가 입증됐는데도,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로 처벌을 면한 것이다.

검찰은 수사를 할 수 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수사를 하는 것도 무섭지만, 수사를 하지 않는 것이 더 무서울 수 있다.

1년 8개월을 기다려 '하명수사'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것과 영화 '더 킹'의 '보물창고'는 과연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인지.

조국사태 때도 그랬지만 하명수사 논란으로 뜨거워진 정치권의 모습을 보면서, 검찰이 만드는 세상은 실재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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