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표 주일대사가 27일 도쿄 그랜드프린스호텔 신다카나와에서 일본 지지(時事)통신 계열인 '내외정세조사회'가 주최한 전국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남관표 주일대사는 한일 양국이 "이제는 대화의 시간"이라며 현안 해결을 위해 좀더 진지한 대화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남 대사는 27일 일본 지지통신 계열인 '내외정세조사회'가 도쿄에서 주최한 전국간담회에서 '한일 관계를 과거에서 미래로'란 주제로 강연했다.
남 대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 등으로 양국 관계 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만들어진 만큼 이제부터 양국 정부는 현안의 본격적인 해결을 위해 더욱 진지한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말 중국에서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돼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 대사는 과거사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는 이유의 하나로 '일부 정치인들'의 잘못된 과거사 인식과 엇나간 행보를 지적했다.
그는 "일본 내 중요 위치에 있는 일부 정치인들이 역대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른 입장을 표명하거나, 언행이나 행보를 통해 한국에 상처를 주어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제 징용의 강제성 등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아베 정권 등 보수층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주목된다.
남 대사는 이어 불법·위법한 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한 개인 차원의 배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과거사 문제의 갈등 이유로 들었다.
그는 "과거사 처리 과정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아 위안부, 원폭 피해자,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가 이어진 것"이라며 이런 문제들이 양국 관계를 더는 악화시키지 않도록 이제는 전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을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남 대사는 이어 "한국 정부는 대일 외교에서 과거사 문제와 실질적 협력을 분리하는 '투트랙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대화와 소통을 통해 과거사 문제를 차분하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사를 놓고 서로 다툴 게 아니라 역사의 진실을 찾아내고 교훈을 배우는 노력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한일 양국의 미래 세대들이 현명하고 진정한 화해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