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도 '탑골공원' 시대…차트 역주행하는 히트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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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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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탑골공원은 종로2가에 있는 서울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다. 공원에 국보 2호인 원각사지십층석탑이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3·1 만세운동 발상지 등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대개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요즘은 90년대 가요를 모아 놓은 '온라인 탑골공원' 채널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등 복고 유행을 타고 다시 화제에 오르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탑골공원 하면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 둘러앉아 장기나 바둑을 두는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어떤 의미에서 '올드 게이머의 성지'인 셈이다.

요즘 게임업계의 풍경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

나온 지 10년을 훌쩍 넘은 게임이 '여전히 인기를 끈다'고 표현할 수준을 넘어 차트를 역주행하고 석권하는 사건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넥슨의 PC 다중접속임무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는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 게임의 첫 출시 연도는 2003년,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이다. 역시 15년 차 게임 '카트라이더'의 차트 역주행도 한때 화제였다.

2004년 처음 나온 걸작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는 올해 8월 'WoW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그때 그 시절 이용자들이 다시 몰리며 출시 초반에는 접속조차 어려웠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는 지난달 22일 PC방 점유율 50.83%를 달성하며 출시 10년 만에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원조 고인물' 리니지의 활약은 입이 아플 정도다. 20세기 말 게임업계를 강타한 리니지는 스무살을 훌쩍 넘긴 지금도 여전히 엔씨소프트[036570]를 먹여 살리는 간판 효자다.

이젠 '민속놀이'로 불리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에 대해선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는 온라인 세상에서 왜 유독 게임업계에선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해석은 분분하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어린 시절 처음 접했던 게임은 시간이 지나도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다"며 "취향은 안 변해도 나이가 들며 구매력은 확 올라간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다만, 원조 히트작을 밀어낼 후속 타자가 딱히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특히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참신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갖춘 신작이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

넥슨의 '듀랑고'는 신선한 기획으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출시 첫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국무총리상)까지 받았지만, 2년도 채우지 못하고 종료됐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실컷 참신한 게임 만들어봤자 돈이 안 되면 얼마 못 가 고꾸라질 수밖에 없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며 "그래서 다들 리니지와 비슷한 게임에 매달리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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