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리뷰] 금강산 ‘창의적 해법’ 과연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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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대담 : 홍제표 기자

◆ 김덕기 >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시간입니다. 홍제표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나왔나요?

◇ 홍제표 > 북한이 지난달 23일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문제를 들고 나온 이후 오늘로 3주째입니다. 금강산은 안 그래도 위태로운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수도 있는 예민한 문제입니다. 정부는 그러나 오히려 전화위복을 위한 이른바 ‘창의적 해법’ 마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창의적 해법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게 과연 존재하느냐 하는 겁니다. 이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김덕기 > 정부가 조금 좌고우면 한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아직 ‘해법’은 못 찾은 상태죠?

◇ 홍제표 > 통일부 언론브리핑 때마다 항상 나오는 질문인데 답변 내용은 거의 같습니다. 달라진 환경 때문에 고려할 요소가 늘어난데다 금강산 관광 역사가 오래됐고 참여하는 사업자도 많아서 검토할 부분도 많다는 겁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의 그제 브리핑 내용입니다.

“어쨌든 조건과 환경을 고려해서 달라진 환경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지금 창의적으로 해법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요.”

다만 이르면 이번 주 중에 2차 대북통지문이 발송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창의적 해법’ 제안이 포함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 김덕기 > 조금 여유를 부린다는 느낌도 드는데, 뭔가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걸까요?

◇ 홍제표 > 정부도 내심 당혹스런 입장이긴 하지만 의식적으로라도 표정관리 할 필요는 있습니다. 다급한 인상을 준다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협상력이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보다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사업에 관한 한 남한을 배제하기가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판단에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중국 관광객 유치를 대안으로 생각할지 모르나 금강산은 한민족 정서가 깃든 곳이기 때문에 남한 관광객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이죠.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북한이 개발하는 모든 관광지의 특성은 국제(투자)만 가지고는 안된다. 왜냐면 우리 한민족 하고 역사성이 많거든요. 우리 쪽에서 상당 부분을 채워줘야지만 수지타산이 맞는거지, 우리가 안 가면 사업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만약 금강산 사업자인 현대아산을 일방 철수시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국민여론은 크게 악화되고 요즘 거론되는 이른바 소규모 ‘개별관광’조차 허용될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한으로선 외자유치를 위한 신뢰도 떨어져 이래저래 큰 손해입니다. 지금은 북한이 큰 소리 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 김덕기 > 하지만 북한의 예측불가성을 감안하면 너무 낙관적인 생각 같기도 한데요.

◇ 홍제표 > 그렇습니다. 반대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주 전 금강산 발언으로 볼 때 북한이 이미 금강산 ‘독자 개발’로 방향을 정했다는 주장입니다. 관광객 유치에서도 중국을 제1시장으로 삼고 남한이나 다른 외국 관광객은 제2 타깃으로 설정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북한을 다녀간 중국 관광객이 120만명으로 추정되는 것이 그 주요 근거입니다. 금강산 관광 전성기 때 우리 관광객은 연 30~40만명이었으니 훨씬 많은 것이죠. 이와 관련해 최근 북한을 방문한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은 금강산 문제에 있어서 지쳤고 한국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 같다. 독자적으로 관광시설을 건설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김덕기 > 중요한 것은 해법인데 이렇게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면 이른바 ‘창의적 해법’ 마련이 쉽지 않겠네요.

◇ 홍제표 > 앞서 말씀 드렸듯이 북한이 남한을 빼고 금강산 관광사업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 하에서는 굳이 해법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결국 북미관계가 좋아지면 남쪽에 손을 내밀게 될 테고 그 때 가서 경제협력을 재가동해도 늦지 않을테니까요. 기다리면 될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설악산과 금강산을 잇는 외국 관광객의 남북 연계관광, 750만 해외동포의 관광 주선 등입니다. 하지만 이는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제재가 풀린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전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쓰는 말마따나 ‘밝은 미래’를 제시하는 것이죠. 북한이 반길 이유는 당연히 없습니다.

◆ 김덕기 > 그렇다면 제재완화가 안 되는 상황, 즉 미국이 동의를 해주지 않는 상황에선 해법 마련이 어렵다는 뜻인가요?

(사진=연합뉴스)

 

◇ 홍제표 > 그렇습니다. 유엔제재 상황에서도 개별관광은 허용됩니다. 따라서 우선 이것부터라도 해보자는 의견이 많은데 이조차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관광이 제재 예외인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만약 미국이 반대하지 않았다면 금강산 관광 정도는 진작부터 재개됐을 것입니다. 설령 개별관광이 허용된다고 해도 이 정도로 북한이 만족할리도 만무합니다. 소규모 관광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미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묘안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회의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좋든싫든 양자택일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죠. 강영식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금강산 문제는 금강산 문제에 국한돼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걸려있는 비핵화 문제 전반의 문제이기 때문에 비핵화 문제를 어떻게 잘 푸냐에 대한 담대한 발상의 전환의 문제이지 금강산에만 해당되는 창의적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금강산 문제는 남북관계 전반을 살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한다는 큰 그림 속에서 풀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금강산 해법은 금강산에 없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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