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김하성 형과 침묵의 밤 지새울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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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이 형, 보고 있나?' 14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서울 키움 히어로즈와 인천 SK 와이번스의 경기 11회초 1사 2루. 키움 이정후가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인천=연합뉴스)

 

'바람의 손자' 이정후(20)가 십년감수했다. 하마터면 패배의 원흉이 될 뻔했는데 마지막 순간 존재감을 뽐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후는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SK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3 대 0 완승을 견인했다. 기록만 보면 3번 타자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았다. 이정후는 1회 팀이 선취점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킨 아쉬움이 있었다.

1회 1사 1루에서 이정후는 SK 에이스 김광현으로부터 빗맞은 중전 안타를 날렸다. 1루 주자 서건창이 과감하게 3루까지 뛰면서 키움은 1사 1, 3루 득점권을 맞을 참이었다.

하지만 이정후가 1루를 돌아 2루 쪽으로 너무 뛰었다. 3루수 최정의 송구에 걸려 횡사하고 말았다. 결국 키움은 박병호가 볼넷을 얻어냈지만 제리 샌즈가 좌익수 뜬공에 그쳐 선취점이 무산됐다. 만약 이정후가 1루에서 살아 있었다면 선취점을 낼 상황이었다.

1회부터 꼬인 키움의 공격은 이후에도 풀리지 않았다. 7회 1사 1, 3루에서 김하성이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고, 9회 1사 2루에서도 김하성이 역시 내야 뜬공에 그쳤다.

하지만 마지막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이정후는 연장 11회초 김하성의 선제 1타점 적시타에 이은 1사 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2 대 0으로 달아나는 소중한 타점. 흐름을 이은 키움은 박병호의 볼넷과 제리 샌즈의 중전 적시타가 나왔고 이정후가 이때 3점째를 올렸다.

경기 뒤 이정후는 "1회 선취점을 낼 수 있었는데 아웃되면서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경기하면서 투수와 야수 형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그러나 11회 적시타를 쳤고 팀이 이겨서 다행"이라고 겨우 미소를 지었다.

사실 이날 이정후는 김하성과 함께 역적이 될 뻔했다. 김하성은 7회와 9회 결정적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에 이정후는 "7회가 끝나고 하성이 형에게 '형, 뭐하는 거에요'라고 농담 삼아 말하기도 했다"면서 "둘이 오늘 숙소에서 같은 방을 쓰는데 만약 졌으면 진짜 침묵 속에 밤을 보냈어야 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정후는 "사실 하성이 형 전에 내가 치고 싶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다행히 하성이 형이 쳤는데 나에게도 기회가 와라 생각했다"는 이정후는 "다행히 그 타석에 집중해서 적시타를 때린 것 같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도 다졌다. 이정후는 "오늘은 투수들이 잘 던졌는데 타자들이 못 쳤다"면서 "만약 투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주면 타자들이 반대로 점수를 내줘서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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