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할까요' 이정현 "이혼식? 말도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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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영화 '두번할까요' 박선영 역 이정현 ①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두번할까요' 박선영 역 배우 이정현을 만났다. (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부부가 된 것을 확인받듯, 헤어지는 것을 공식화하는 '이혼식'.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두번할까요'는 파격적인 상황으로 출발한다. 부부였던 조현우(권상우 분)와 박선영(이정현 분)은 이혼 도장을 찍기로 결심하고, 그 피날레로 이혼식을 택한다. 이혼식을 요구한 건 선영. 기자회견처럼 질문도 받는다. 뒤에 가서 이러쿵저러쿵 입방아 찧지 말고 궁금한 것 있으면 속 시원히 물어보라는 뼈 있는 말과 함께.

1999년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가수 이정현과 조성모가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으로 등장했던 모 통신사 CF는 그 후로도 길이길이 회자할 유행어를 남겼다. "잘 자~ 내 꿈 꿔!" 사랑스러움 가득한 이정현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대중이라면, '두번할까요'가 이정현의 첫 번째 로맨틱코미디라는 것이 잘 실감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두번할까요' 선영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현을 만났다. 그동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겨운 상황에 놓인 역할이 주로 들어왔다는 이정현은 권상우-이종혁과 함께하는 로맨틱코미디 '두번할까요'를 제안받고, 내용이 워낙 재미있어서 금세 수락했다고 말했다. 올해 4월 결혼해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는 이정현은 극중 등장하는 이혼식이 무척 특이했다는 질문에 "코믹 영화니까 이렇게 나온 것"이라며 웃었다.

◇ 기분 좋게 있어도 되는 현장도, 이렇게 밝은 코미디도 처음

데뷔작 '꽃잎'의 소녀부터 '하피'의 송수연, '파란만장'의 소복 차림 여자, '범죄소년'의 장효승, '명량'의 정씨 여인,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수남, '스플릿'의 주희진, '군함도'의 말년 등 일상적이기보다는 극적인 캐릭터를 주로 맡아 온 이정현은 '두번할까요'로 발랄하면서도 특이한 N차원 박선영을 연기했다.

시나리오부터 마음에 들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보고 나서 한 시간 정도 지났을 즈음, 회사에 하고 싶다고 바로 말했을 정도다. "이렇게 밝은 코미디"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정현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4차원적이면서도 약간 밝게 나오는 이미지를 보고 캐스팅하셨다고 하시더라. 완전히 4차원에 감정 기복 심한 선영 역에 잘 맞겠다며"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제가 영화 현장을 너무 좋아한다. 감독님, 배우들 앉아있는 모니터 공간도 되게 좋아하는데, 항상 카메라 앞에 서면 감정 잡고 추스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이번엔) 계속 기분 좋게 현장에 있어도 되는 영화라서 더 좋았다. 행복하게 있는 게 오히려 더 좋고, 감독님도 (그런 태도를) 바라시고 하니까 그게 좋더라"라고 밝혔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두번할까요' (사진=㈜영화사 울림 제공)

 

'두번할까요'는 생애 최초 이혼식 후, N차원 와이프 선영(이정현 분)에게서 겨우 해방된 현우(권상우 분) 앞에, 이제는 옛 친구 상철(이종혁 분)까지 달고 다시 그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싱글라이프를 다룬 코믹 로맨스다. 이혼식은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하자, 이정현은 "본 적도 없고 말도 안 된다"라며 웃었다.

이어, "이게 코믹 영화니까 이렇게 나오지. 일단 선영은 너무나 자존심이 센 여자고, 현우가 이혼하자고 했을 때 '이혼하기 싫어!'라고 말을 못 하니까 '이혼식하면 (이혼) 해 줄게' 하는 거다. 설마 누가 그렇게 미친 짓을 할까 했는데 현우가 해 주지 않나. 모든 게 선영 잘못에서 시작된 거라는 게 바로 이해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번할까요'는 이런 부분을 영화에서 친절하게 설명하지는 않는다. 분명히 미련이 남은 것 같은 두 사람이 기어이 헤어지기 때문이다. 이혼 과정이 잘 안 나왔는데 공감이 갔느냐는 물음에 이정현은 "감독님이 그러시더라. 이혼하는 커플의 가장 큰 이유가 성격 차이라고,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거로 이혼하고 선영과 현우도 그럴 거라고 하셨다. 현우는 되게 깔끔하고 선영은 치우지도 않고 게으르고 일단 그런 것에서부터 트러블이 많이 생겼을 것 같다. 그게 쌓이고 쌓여 저렇게 이혼까지 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라고 답했다.

극중 선영과 닮은 점이 있냐고 하자 이정현은 "어휴~ 전혀 없다"라며 "저는 청소도 되게 잘한다. 저는 설거지 밀려 있으면 하고 잔다. 정리하는 걸 너무 좋아한다. 진짜 깨끗하게 한다. 스트레스도 많이 풀리더라"라고 말했다. 평소에 요리하는 것도 좋아한다고. '리틀 포레스트' 같은 영화나 '한국인의 밥상', '수미네 반찬', '삼시세끼' 등을 즐겨보면서 요리에 집중했는데 하나의 취미 생활이 된 것 같다고 부연했다.

◇ 스스로는 3점 준 코미디 연기, 어떻게 준비했을까

이정현은 지난 8일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코미디 연기 자평을 부탁하자 5점 만점에 3점을 준 바 있다. 그동안 생활밀착 코미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베테랑 권상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정현은 "상우 오빠가 먼저 캐스팅됐었다. 제가 '탐정'을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그걸 생각하며 보니까 너무 재미있더라. (저도) 이것저것 많이 해 봤는데 (영화에 나온) 그런 톤을 좋아하셨다. 코미디 장르니까 대중을 웃기는 데 충실히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말했다.

아직도 모든 영화의 첫 촬영 때는 무척 떤다는 이정현은 극중 현우와 설렁탕 먹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숟가락을 이렇게 떨고 있었다. (상우) 오빠가 너무 놀라서 왜 이렇게 떠냐고 하더라"라며 "너무나 편하게 해 주셔서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 씬 들어가기 전에도 감독님이랑 얘기를 많이 했다. 여러 톤을 해 보고 맞는 톤으로 가자고, 코믹 연기에 충실히 하자는 얘기를 했다"라고 답했다.

권상우는 같은 날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기 경력이 오래됐는데도 첫 촬영 때 긴장감을 유지하는 이정현을 보고 여전히 연기에 설렘을 가진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언급하자 이정현은 "저는 첫 촬영만 지나면 괜찮은데 그땐 꼭 떤다. 그래서 촬영 현장에 두세 시간 먼저 가 있어서 스태프들이 싫어하기도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정현은 '두번할까요'로 첫 코믹 로맨스에 도전했다. 그가 맡은 박선영은 전 남편 조현우(권상우 분)와 이혼식까지 하면서 헤어진 후 전 남편 고등학교 동창인 안상철(이종혁 분)의 새 연인으로 나타나는 인물이다. (사진=㈜영화사 울림 제공)

 

이번 영화에서 이정현은 역시나 몸을 던져 연기했다. 청승 부리다가 한강에 빠지는 장면도 있다. 수영을 전혀 못 하는 탓에 한강에서 직접 찍진 못 했다고. 이정현은 "산꼭대기에 수영장이 있었는데, 산속이고 밤이어서 완전 얼음물이더라. 거기서 촬영했는데 (저의) 다른 영화에 비하면 전혀 고생하지 않았다"라고 웃었다. 같은 장면을 찍은 이종혁은 진짜 한강 물에 빠져 연기를 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냐고 하니, 이정현은 "상우 오빠가 애드리브를 되게 많이 했다. (티셔츠를 보고) '발렌시아가'라고 하며 던지는 것도 애드리브였다. 현장에서 너무 재미있었다. 완전 오빠의 실생활 연기라고 하면서"라고 답했다. 이후 선영이 그 티셔츠를 다시 한번 물끄러미 쳐다보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 역시 권상우가 시작한 애드리브 덕분에 들어갔다고.

언론 시사회 당시 곧바로 이어질 기자간담회를 준비하느라 영화를 미처 다 못 봤다는 이정현은 정작 영화관에서도 관객 반응을 보느라고 엄청나게 긴장했던 기억만 난다고 털어놨다. 내일(15일) 가족 시사할 때는 조금 나을 텐데, 그땐 심장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처럼 떨렸단다. 관객들과 섞여서 영화를 봤다는 이정현은 "상우 오빠랑 보면서 (관객분이) 웃으면 '웃었다!', '다행이다' 이러면서 봤다. 우리 앞에 있는 대학생분이 너무 반응이 좋아서 그분만 쳐다봤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촬영 막바지에 남편 만나… 이정현의 사랑 넘치는 남편 자랑

영화 속에서는 이혼식을 치르고 티격태격하다가 재회하는 연기를 했으나, 현실의 이정현은 신혼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이정현은 1년 정도 교제한 정형외과 의사인 남편과 올해 4월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결혼 관련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이정현은 애처가로 널리 알려진 권상우, 이종혁과 함께 촬영하다 보니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더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자세도 너무 좋고, 딸 바보에 아내한테도 꼼짝 못 하고 착하다"라며 "이쪽 직업에 있으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어서 포기하다시피 했었다. 맨날 아기들과 공원 놀러 간 거 단톡방에 올리고 그런 거 보면서 너무 결혼하고 싶었다. 이종혁, 권상우 오빠 보고 이런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라고 부연했다.

이정현은 지인 소개로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사실 소개팅도 처음이었다고. 이정현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 만나고 싶었는데 되게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만나보라고 해서 만났는데 정말 그랬다. 남편이 막 떨고 있더라. 애기 때부터 완전 팬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고, 나를 이렇게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니!' 너무 고마워가지고 한두 번 만났는데 '아~ 너무 이 사람이다!' 되게 믿음이 가고 마음도 편했다"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연애할 때도 결혼할 때도 한 번도 안 싸웠다는 게 이정현의 설명이다. 이정현은 "신랑이 너무 착하다. 너무 순하고 착한 분이다. 연애하면서도 안 싸웠다. 어떻게 안 싸울 수 있지? 싶지만 마음이 편했다"라며 "결혼하고 나니까 더 착해졌다. 화가 날 일이 없다. 술도 먹여봤는데 그냥 똑같더라. 진짜 복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배우 이정현 (사진=KTH 제공)

 

이정현과 가깝게 지내는 동료들은 그의 결혼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공효진, 손예진 등은 신랑을 데리고 나와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이정현은 "근데 신랑이 잘 넘어갔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결혼해도 될 것 같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두번할까요'를 같이 찍은 권상우는 진짜 놀라면서 "그래서 일찍 들어갔구나?"라고 했다고. 이종혁은 별로 놀라지 않고 "어, 그래 축하한다"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가족 시사 때 누가 오냐는 질문에 이정현은 "아버님이 지금 일을 하고 계셔서 어머님이 오실 것 같다. (시부모님이) 너무 예뻐해 주신다. 아버님은 1집부터 CD를 다 갖고 계신다. 과묵하신 편인데 차에서는 제 노래, 백지영, 김현정 씨 노래만 트셨다. 너무 다행인 것 같다, 너무 좋아해 주셔서"라며 웃었다.

결혼하고 가장 달라진 점은 집에 기다리는 남편이 있다는 점이다. 이정현은 "항상 남편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너무 좋다. 원래는 그 반대가 되어야 하는데. 제가 한 시간 정도 늦게 끝나니까. 이제 영화 촬영에 밤새는 게 없어서 좋다"라며 "수술할 때 빼놓고는 남편이 일찍 끝나서 집에 있고 너무 든든하고 마음도 편하다. (제 강아지도) 너무 예뻐해서 다행이다. 원래 강아지 이름이 이토리였는데 (남편 성을 따서) 박토리로 바꿨다"라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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