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통합 걸림돌 '탄핵'…조국 정국서 돌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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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문재인 연대' 모색 속 최근 미묘한 기류 변화
"朴 탄핵 불가피성 인정, 반대했던 전력도 묻어둬야"
유승민 "탄핵 강 건너자" 발언 놓고 해석 엇갈려
한국당 지역‧계파 따라 온도차…'인적 쇄신' 이어질까 '찬반' 갈려

지난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보수 진영의 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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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통합의 성패를 가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 야권이 이전과 결이 다른 접근법을 보이고 있어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됐던 현상은 탄핵 반대파가 주류인 자유한국당이 요지부동인 가운데, 약세인 탈당파(=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사실상 투항하며 잇따라 복당하는 식이었다. 반대급부에선 새누리당 출신 중 마지막 남은 탄핵 찬성파인 유승민계 의원들이 '탄핵을 인정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으면서 통합은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최근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양쪽의 기류가 미묘하게 변화할 조짐이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견제 필요성과 중도성향-무당파의 확대가 중첩되며, 두 갈래로 확산되는 여론을 묶어내기 위한 대안 차원의 통합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국론 분열' 우려가 크기 때문에 진보가 못하는 통합을 보수가 이뤄내야 한다는 생각에 맞닿는다.

◇ 유승민 "탄핵에 찬성했나, 반대했나를 싸우지 말자"


이번엔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 '통합' 가능성을 먼저 타진했다. 그간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헌법 가치에 동의하면 함께 할 수 있다'는 취지를 내비친 반면, 유 전 대표는 '한국당은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입장이 더 강했었다.

유 전 대표는 지난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보수 수용 등의 전제가 성립될 경우를 가정, "황 대표든 누구든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다"며 "무작정 기다릴 순 없다"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의 의원들을 규합한 그가 바른미래당 탈당과 신당(新黨) 창당을 추진 중인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그는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말의 의미에 대해 "탄핵에 찬성 했나, 반대 했나를 놓고 싸우면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당 대 당 통합이나 공천은 나중 문제다.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게 가장 시급하다. 안 그러면 보수는 현 정권에 끊임없이 이용당할 뿐"이라고도 했다.

보수가 탄핵 문제를 놓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으로 분열돼 다퉈봤자, 문재인 정부만 이롭게 할 뿐이라는 성찰이 담겨 있다. 보수 정치권은 지난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처리된 뒤 분열돼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등에서 내리 패배했다.

유 전 대표는 "보수는 통합보다 재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문제를 역사화하고, 중(中)부담-중복지 등 개혁보수 노선이 수용될 경우 '불파불립'(不破不立:낡은 것을 헐어야 새것을 얻는다)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에 동참할 것을 놓고 안철수 전 의원을 설득 중이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왼쪽)과 안철수 전 의원. (사진=자료사진)

◇ 한국당 최고위 內 2~3명 "탄핵 탈당파와 통합해야"

유 전 대표의 통합론(論)에 한국당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론 민감하게 촉각을 곤두세우며 갑론을박하는 분위기다. 지역구 상황과 계파 등 각자의 처지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반색하는 쪽은 수도권 출마 희망자들이었다. 당 고위 관계자는 1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 논의의 테이블이 차려지게 됐다"며 "황 대표가 유 전 대표와 직접 만나 논의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합 없이 선거가 불가능하다'는 지역구 상황을 전하며, "서울‧경기‧인천 등에선 5000표 안팎의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린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조국 사태를 보며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이렇게 막 나갈까를 고민했다"며 "보수가 영원히 합치지 못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탄핵 문제로 싸워봤자 현 정권에 이용만 당한다'는 유 전 대표의 입장에 동의하는 셈이다. 현재 지도부에선 나경원 원내대표 등 2~3명의 최고위원들이 "탄핵 문제로 탈당한 바른미래당과 먼저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광화문 집회에서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 대표 주변에서도 '탄핵' 논의에서 일부 변화가 있음이 감지된다. 황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유 전 대표의 통합론에 대해 "탄핵 찬성 입장을 인정하면, 반대했던 인사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의미로 들린다"며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황 대표 측근 사이에선 통합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 장·차관 출신 그룹에선 강한 반대 기류가 여전한 반면, 당 사무처를 중심으로 탄핵 입장을 정리할 때가 됐다는 조언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 주류 세력인 친박계 역시 지역구에 따라 상반된 반응이 제기됐다. 영남권(TK, PK), 중진 의원들은 부정적인 입장이 강했다. 민주당과의 경쟁보다 당내 공천이 당선에 있어 절대적인 이들은 탄핵 논쟁이 재연될 경우 '물갈이' 여론이 불거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친박계 내부에서도 이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충청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통화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복당했을 당시처럼 무릎 꿇고 들어오라는 식으로 합치면 통합의 시너지가 없다"며 "그리고 우리도 바꿀 것은 바꿔야 않겠는가. 사람을 바꿔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이왕이면 중진들이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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