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징계도 안됐는데…국감서도 잊힌 '사법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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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징계·고법 승진제도 관련 질의 '0건'
'사법개혁' 논의, 체면만 겨우 지켜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5월 첫 공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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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초유의 '사법농단' 의혹이 불거진 지 올해로 3년차. 아직 연루 법관 징계조차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더 이상 사법농단을 기억하지 않는 듯 했다.

지난 2일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사법농단', '사법행정권 남용' 등의 문구는 조국 장관 관련 압수수색 문제를 거론할 때만 잠시 등장했다. 사법농단 수사 75일간 23회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는데 조 장관 수사에서는 37일간 70곳 이상 영장이 집행됐다는 여당 의원의 비판이었다.


2017년과 2018년 국감에서 사법농단 사태의 책임소재 규명과 후처리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국감에서는 완전히 뒷전으로 밀린 상황이다. 그러나 사법농단 사태가 3년차에 접어들면서 '일단락'된 영향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제도적·현실적으로 수습된 것이 없다는 게 법원 내·외부의 평가다.

◇ 사법농단 법관 징계 깜깜이·개점휴업 상태지만…벌써 '옛날얘기'

사법농단 연루자로 징계가 청구된 법관 10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지난 6월 24일 처음 열린 후 3개월째 '개점휴업' 상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의 1심 재판 경과를 본 후 2차 심의기일을 지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대법원은 징계대상자를 발표하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조사와 감사를 마무리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대법원에 통보한 비위 대상자 66명 중 징계 대상자를 선별한 기준이나 징계 수위 등을 모두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형사재판에서의 판단과 별개로 법원 스스로 어떤 행위까지 '사법행정권 남용'이나 '재판 거래 위험성' 등이 있다고 보고, 어떤 행위에는 면책을 줬는지 전혀 밝히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한 시민단체 등의 정보공개청구도 거부한 상황이어서 국감장에서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가 필요했지만 법원의 입장과 향후 방침 등을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 대법원, '고법 부장 승진제' 개선 의지 있나…관심도 無

당장 내년부터 현실적인 문제로 닥칠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와 관련해서도 질의가 나오지 않았다. '재판 독립성'을 해치는 요소로 꼽혀온 해당 제도와 관련해 대법원은 국회에서 법원조직법이 개정돼야만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조재연 법원행정처 처장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급 폐지에 관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의지가 있다면, 법 개정 없이도 해석 변경을 통해 얼마든지 현재의 '승진 시스템'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 사법농단 사태를 통해 나온 비판점이었다. 이미 현행법상 '고등법원 부장판사'라는 '직급'은 없기 때문이다.

법원조직법에서 법관은 △대법원장 △대법관 △판사로 분류돼 있을 뿐이다. 고등법원 관련 규정에서도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아 해당 부의 사무를 감독한다'는 보직의 개념으로만 서술돼 있다. 이 때 '부장판사'는 특별한 선발 규정 없이 법조 경력 15년차 이상이면 가능하게 돼 있어 수직적인 '직급'으로 보기 어렵다.

20대 국회 회기 내에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대법원은 △'직무대리'로 발령냈던 고법 부장판사 대상자들을 일제히 승진시킬 것인지 △일부만 선발, 승진시킬 것인지 △계속 직무대리 발령을 낼 것인지 등 기존의 문제를 답습하는 방안들을 다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출범한 사법행정자문회의로는 원래 목적인 '대법원장 견제·권한 축소'를 달성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법원 최대 비리사건으로 꼽힌 '전자법정 입찰비리' 문제의 처리를 두고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행정처가 감사원 감사를 직접 요청하라고 주문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직 판사의 청와대 파견과 판결문 비공개 문제 등을 따져 물었다.

이외에 법원행정처의 비법관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잠시 이뤄지기도 했지만 대체로 평이한 질의와 예상되는 답변 수준에 그치면서 '사법개혁' 논의에 있어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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