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 찜통' 도쿄올림픽, 왜 여름 개최 고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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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일본 도쿄 우미노모리 수상경기장에서 인공 눈 실험이 진행됐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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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김덕기 >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입니다. 체육부 임종률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덕기 >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네, 김덕기 앵커 혹시 31년 전 요맘 때 서울올림픽이 열렸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 김덕기 > 아 1988년 서울올림픽이죠? 그러고 보니 하계올림픽인데 가을에 열렸습니다.

네, 그 당시는 9월 17일에 서울올림픽이 개막해 10월 초에 막을 내렸습니다. 1964년 도쿄올림픽도 가을인 10월에 열렸습니다.

◇ 김덕기 > 네, 동북아에서 열린 3번의 하계올림픽 중 한국과 일본은 모두 가을에 열린 거군요. 그런데 내년 도쿄올림픽은 한여름에 열리지 않습니까? 벌써부터 더위 대책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요.

네, 지난 13일이었죠? 도쿄올림픽 조정과 카누 경기장에서 눈발이 날렸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어느 정도까지 더위를 식혀줄 수 있을지 시험 삼아 날린 인공눈이었는데요, 약 300kg 무게의 인공눈이 관람석 위에 뿌려졌습니다. 다만 눈발이 날리기 전과 후의 기온은 섭씨 25도 정도로 거의 변화가 없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직위는 "관중의 기분 전환의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도쿄올림픽은 내년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그야말로 한여름에 열립니다. 도쿄의 7월 평균 기온은 섭씨 35도에 습도 80%나 됩니다. 후텁지근한 찜통 더위가 예상됩니다. 일본 환경성은 31도가 넘으면 모든 운동 활동을 중단하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마라톤과 같은 실외 경기에서 열사병 등과 같은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도쿄 인근 바다에서 열리는 수영의 마라톤, 오픈 워터 종목은 높은 수온이 염려되고 있습니다. 국제수영연맹 규정상 물의 온도가 31도 이상이면 경기를 치를 수 없는데 올해 도쿄 경기장의 수온은 새벽 5시에 30도까지 올랐습니다. 내년 올림픽 때도 5시부터 경기를 치러야 할 판입니다.

더군다나 수질도 문제가 됩니다. 올해 예선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물에서 악취가 나고 깨끗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실제로 2년 전 조사에서는 국제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박테리아가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 김덕기 > 이렇게 더운 기간에 꼭 대회를 열어야 하는 건가요? 왜 여름에만 올림픽을 여는 건가요?

네, 앞서 언급한 대로 가을 올림픽은 31년 전 열린 서울올림픽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에는 예외 없이 7~8월 여름 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천문학적인 중계권료 때문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의 최대 수입원인데요, 특히 미국 NBC는 2012년부터 2032년까지 6개 대회의 미국 내 중계권료로 무려 77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9조 원을 냈습니다. 만약 가을 올림픽이 열리면 미국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과 겹칠 수 있습니다. 또 농구와 미식 축구 등 인기 종목과도 중첩될 수 있습니다.

유럽도 프로축구 개막과 겹칠 수 있기 때문에 IOC가 여름올림픽을 고집하고 있는 겁니다. 아무래도 일정이 겹치면 시청률이 떨어지고 광고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중계권료 시장이 거대해지기 전에는 올림픽 기간도 여름만은 아니었습니다. 1896년 1회 대회부터 초창기에는 봄과 초여름, 가을에도 대회가 열렸는데 1964년 바로 도쿄 대회에서는 10월 개최였습니다. 1956년 호주 멜버른 대회는 계절이 북반구와 반대인 남반구인 까닭에 11월에도 열렸습니다. 그러나 이후 TV 중계 및 광고 시장이 커지면서 IOC는 여름 올림픽을 고수하고 있는 겁니다.

◇ 김덕기 > 그렇다고 해도 도쿄의 한여름은 너무 더운 것 아닙니까? 여기에는 일본이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네, 일본 도쿄는 내년 올림픽 유치를 놓고 카타르 도하와 경쟁을 벌였습니다. 다만 도하는 알다시피 사막 지대 아니겠습니까? 한여름 올림픽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지역입니다.

때문에 도하는 올림픽을 7, 8월이 아닌 10월에 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겁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도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개최하게 되는데요, 같은 이유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역대 월드컵은 대부분 6월에 열리는데, 카타르는 너무 더워 불가능하기 때문에 11월부터 12월까지 겨울에 열겠다는 겁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당시 제가 현지 취재를 했는데요, 겨울이라고 해도 우리의 초가을 정도 날씨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10월은 메이저리그 가을야구와 유럽 축구가 한창인 기간입니다. IOC가 거대 TV 중계사들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기에 카타르 도하가 유치전에서 떨어진 겁니다.

반면 일본은 7, 8월 올림픽 개최를 받아들였는데 카타르보다는 나을지 몰라도 살인 더위가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입은 뒤 전 세계에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올림픽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를 원전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근처에서 열고, 현지 생산 식자재를 올림픽 때 사용한다는 것도 상징적인 이유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도쿄는 1964년 올림픽은 10월에 열었거든요. 그러나 그 사이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된 내년에는 오히려 한여름에 대회를 연다는 겁니다. 우리는 물론 각 나라 선수들이 건강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김덕기 > 우리나라도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를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 유치에 성공한다면 1988년 서울올림픽보다 빨리 대회를 열게 되겠군요.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31년 전에는 9월 하순에 대회가 시작돼 10월 초순에 끝났습니다만, 2032년 올림픽을 유치한다면 아마도 7, 8월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울과 함께 공동 개최지로 꼽히는 평양이 북쪽에 있어 조금은 시원하지 않을까 하는 점인데 그래도 덥겠죠.

물론 개선될 여지는 있습니다. 만약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혹시라도 날씨 때문에 불의의 사고가 난다면 IOC도 전향적으로 대회 개최 기간을 검토할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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