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먹구구식 '황제경영'…남성교통에선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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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기사 심야수당 깎아서 지급하고
9404번 "심야운행 대상 제외됐지만 심야운행" 의혹
사측 "검찰에서 혐의가 없다고 하잖아요!"

462번 버스는 노선조정을 거치면서 번호가 452번으로 바뀌었다. (사진=제보자 제공)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가 밤늦게까지 운행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다. 서울시 대중교통체계에 대한 평가가 좋은 이유이자 타 시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심야운행이 많아질수록 시민들이 편리할수록 버스기사들은 힘들고 고달파진다. 그래서 서울시와 버스회사에서는 심야수당으로나마 보상해주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회사가 심야수당을 제멋대로 깎는가 하면 하지 않아야 할 심야운행까지 해서 혈세를 더 받아내는 등 심야운행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년 동안 시내버스를 몰고 있는 김 모 기사는 제대로 받지 못한 수당을 받기 위해 오늘도 백방으로 뛰고 있다.

서울~성남을 오가는 462번 시내버스를 운전해온 김 기사는 2007년 3월 자신의 급여명세서를 받아보고 깜짝놀랐다. 이유는 회사의 명령에 따라 심야운행을 4차례나 했는데 명세서에 찍힌 심야수당은 14,628원으로 직전달인 2월의 65,655원에 비해 1/3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심야수당이 제대로 나온 마지막달인 2007년 1월의 110,576원(심야운행 4회)보다 9만5천원이나 감소했다.

같은 회사의 이 모 기사는 2017년 2월 3차례의 심야운행을 하고 심야수당은 14,304원 수령했다.

"기사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른 기사들의(80~90명) 심야수당도 모두 그래요. 이런 현상은 2018년 2월까지 지속됐어요. 하지만 회사나 노조에 불만을 얘기하면 찍히기 때문에 누구도 대놓고 문제를 얘기하지 못했어요." 김 기사의 증언이다.

함께 있었던 우신버스의 A기사는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기사들은 회사나 조합의 눈밖에 날까봐 문제가 있어도 입도 뻥긋 못하는게 버스업계의 현실이에요. 회사를 관두면 다른 버스회사에 취직을 못해요 조회가 들어가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했다.

근무 횟수는 동일한데 심야수당이 줄어들자 당시 기사들의 불만은 부글부글 끓었지만 김씨 외에는 대놓고 회사에 문제점을 얘기한 사람 조차 없었다.

9404번 버스는 노선 길이가 줄어서 2013년 6월부터 심야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회사 기사에게는 이후에도 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서울시의 '시내버스 기사 근무시간 기준'에 따르면, 남성교통은 9404번과 462번 노선에서 심야운행을 하고 있고 심야수당 지급액은 104,819원으로 적시돼 있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다.

회사의 버스 심야운행 관리는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462번의 경우 노선이 송파차고지(성남시 복정동) ~ 영등포역까지 이어지는 장대노선이어서 한 차례 운행하는데 4시간 가량 소요된다. 모든 서울시내버스는 새벽 1시까지 차고지에 입고돼야 하지만 심야노선은 1시를 넘기는 경우가 많고 특히 장대노선은 새벽 3시까지 운행이 이어진다. 462번이 이 경우다.

1시를 넘긴 근무는 격무로 분류돼 시급의 2배를 지급해야 한다.

462번의 경우 이 기준에 따르면, 하루 14대의 버스가 심야운행을 하게 되는데, 회사에서는 10시~10시30분 사이 출발한 4대는 제외하고 10대에 대해서만 심야수당을 지급했다는 게 기사들의 증언이다. 이 회사의 심야 차량 대수는 분명히 14대라는게 기사들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사측에서는 "10시 출발부터 계산해 14대에 대해 심야수당을 지불했다"고 주장하지만, 김 기사는 "남성교통 기사라면 누구한테 얘기해도 다 진실을 안다. 심야에 나가는 기사들에게 컵라면을 항상 주는데, 이 컵라면도 딱 10개만 내놓는 걸 봐도 알수 있다"고 말했다.

참다못한 일부 기사들은 수당부당지급 건을 노동부와 경찰에 신고했고, 노동부에서는 수당 미지급을 인정해 400만원을(2명) 체불임금으로 분류했지만 아직까지도 이 돈은 지불되지 않고 있다.

노선 길이가 줄어 더 이상 심야운행 대상이 아닌 경우에도 회사가 버젓이 심야운행에 버스를 투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성교통 소속 9404번 버스는 2013년 6월부터 노선이 기존 용인 출발에서, 분당 구미동 출발로 조정돼 심야운행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김씨를 비롯한 일부 기사들에 따르면 2016년 10월까지도 심야수당은 지급됐다. 공식적으로 심야운행은 없는데 기사 수당은 지급되는 이상한 상황이 죽 이어진 것이다.

CBS가 입수한 9404번 버스 운전기사 K씨의 '2016년 10월 급여명세서'를 보면, 심야수당을 3만여원 받은 내역이 적시돼 있다. 김 기사는 이와관련해 "노선이 구미동으로 단축됐는데도 계속 신갈에서 출발하는 걸로 해서 시 보조금을 타먹다 들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선 길이가 줄어 심야노선에서 제외됐지만 계속 심야에 버스를 투입한 이유는 뭘까?

버스업계 한 관계자는 "노선이 짧아져서 심야가 없어졌다고 주장하지만, 계속 늦게까지 버스를 돌려서 운행횟수를 많이 늘려 시로부터 돈을 많이 받으려는 경우가 있다. 킬로(㎞)단위로 계산해서 지급한다. 긴 노선이 단축 안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업계의 실상을 전했다.

남성교통 관계자는 이에대해 "그 노선이 그때 당시 심야수당을 지급한 것은 임단협 이외의 근로시간이 나와서 지급한 것이고 연장수당을 심야수당 명목으로 해서 별도로 지급한 것"이라며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다 소명을 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정정 및 반론 보도문〕

본 지는 지난 9월 18일부터 29일까지 네 차례에 걸친 남성교통 주식회사 관련 보도에서 남성교통 주식회사가 △ 운전기사들의 심야수당을 제멋대로 깎고 심야운행 대상이 아닌 경우에도 심야운행을 하여 심야수당을 지급하는 등 보조금을 부정수급하였고 △ 운전기사들에게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 노조 총무의 급여를 서울시 보조금으로 지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남성교통 주식회사는 2014년까지 연차수당을 선지급하여 왔으나 노동부로부터 연차수당을 선지급하지 말고 연차휴가 미사용에 대해 사후 정산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아 2016년부터 연차수당을 사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모두 지급한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 잡습니다.
아울러 해당 보도에 대해 남성교통 주식회사는 서울시로부터 여객자동차운송사업 개선명령을 받아 심야운행 횟수가 감소한 것으로 회사가 임의로 수당을 삭감한 사실이 없고, 심야운행 대상이 아닌 경우에도 심야운행을 하여 심야수당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이에 대하여 검찰로부터 혐의 없다는 불기소결정을 받았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노조총무의 급여 명목으로 서울시에 보조금을 청구하거나, 보조금을 지급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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