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농사 망쳐 추석 명절 기분이 나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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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태풍피해로 벼 6천ha 쓰러짐· 낙과 2천ha 피해 각각 발생
그리운 자식들이 귀향했지만 낙심한 농민들은 한숨만 늘어

태풍으로 벼 쓰러짐 피해 발생 (사진=자료사진)

 

"태풍으로 한 해 농사를 망쳤는데 명절 기분이 나것소?"

태풍으로 수확기를 앞둔 과일이 마구잡이로 떨어지고 벼가 쓰러지면서 한숨이 가득한 남도 들녘에서는 추석인데도 명절 기분을 느낄 겨를이 없다.

전남 해남군 삼산면에서 1h 규모의 벼농사를 짓는 박 모(62) 씨는 제13호 태풍 "링링"에 따른 강풍이 수확기를 앞둔 벼를 덮치면서 전체 벼의 50%가 쓰러지는 피해를 봤다.

그나마 쓰러진 벼를 세워야 벼 낟알이 싹을 튀우는 2차 '수 발아' 피해를 막을 수 있지만 일손이 부족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가을장마가 계속되면서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약재를 뿌려봐야 빗물에 씻겨나가면서 효과가 반감돼 방제 작업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박 씨는 추석을 맞아 자식들이 타지에서 찾아왔지만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며 울상을 지었다.

나주 배 낙과 피해 (사진=자료사진)

 

태풍으로 낙과 피해를 본 전남 나주 배 농가들도 추석 기분이 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나주 노안에서 2ha 규모의 배 농사를 짓는 김 모(57) 씨는 "수확기를 앞두고 애지중지 키웠던 배의 30% 가량이 태풍에 추풍낙엽처럼 처참히 떨어져 과수원에 나뒹구는 모습을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침울해했다.

김 씨는 "며칠만 날씨가 맑았어도 배를 대부분 수확했을 텐데 계속된 가을장마와 날벼락 같은 태풍으로 수확기 배 상당량이 낙과 피해를 봤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낙과 피해로 수천만 원을 날려 사실상 한 해 농사를 망쳤다"며 "과수원이 쑥대밭이 된 마당에 명절이 뭐냐"며 손사래를 쳤다.

전라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벼 쓰러짐 6,219ha와 나주 배를 비롯한 과수 낙과 1,223ha 등 7,442ha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태풍으로 수확기를 맞은 농작물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농민들이 우울한 추석 명절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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