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자의 쏘왓] "홍콩 시위에 성조기가 펄럭"…홍콩 사태 남 일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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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법 철회됐지만, 14번째 주말 시위 이어져…反中 정서는 강화
홍콩H지수 연계 ELS 투자자 좌불안석, 파생상품 포비아까지
네 번째 큰 수출 시장 홍콩, 반도체 비중 70% 이상 차지
미중 무역 전쟁 대리전 치를 수 있을 가능성도 여전…G2 현재는 신중

■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김덕기> 내 경제 생활에 도움을 주는 뉴스 알아보는 시간이죠? <홍기자의 쏘왓="">입니다.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 가지고 나왔나요?

◆ 홍영선> 오늘은 14주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에 대한 이야기 준비했습니다.

◇ 김덕기> 보통 우리가 경제 뉴스, 돈 되는 이야기를 하는데 저 멀리 홍콩의 시위 이야기를 준비했다고요?

◆홍영선> 그렇습니다. 2000km나 떨어진 홍콩 시위가 우리나라 투자자들, 나아가서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알아봤습니다.

◇ 김덕기> 그럼 먼저 홍콩 시위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거 같아요. 지금 석 달이 넘도록 시위가 벌어지는 이유, 가장 대표적인 게 송환법(범죄인 인도법안) 이었잖아요? 그런데 지난 주에 송환법이 철회됐고요? 그럼 시위가 중단돼야 하는데 지난 주말에도 이어졌어요. 먼저 시위의 이유 송환법이 가장 컸던 거 아닌가요?

◆ 홍영선> 송환법이란게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 반정부 인사까지도 중국으로 강제로 데려갈 수 있도록 하는 법이라서, 이걸 철회하라고 시위대는 물론 홍콩 시민들까지 나선 거잖아요? 하지만 홍콩 사람들이 요구하는 건 송환법으로 상징될 뿐이지 더 큰 게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자치권에 대해서 내정 간섭 하지 말라는 거죠. 홍콩 대통령 격인 행정장관(캐리람 장관)에게 자꾸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이것도 바꾸자는 거고요.

그래서 시위대의 요구사항은 ①송환법 철폐 말고도 4가지나 더 있습니다. 이번 시위를 통해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체포되고 기소되면서 경찰의 강경 진압이 논란이 됐는데 이에관한 ②독립적 조사를 해야 한다, ③시위대 폭도 규정을 철회하라, ④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하라, ⑤더 나아가선 행정장관 직선제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한 거죠.

캐리람 장관은 송환법만 철회한다고 선언했고 나머지 네 가지는 거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송환법 철회 소식에 '홍콩인의 승리'라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극적으로 홍콩사회가 안정화되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전망은 그래서 나오고 있는 거죠.

(사진=AFP 제공/연합뉴스)

 

◇ 김덕기> 분기점이 그래서 지난 주 주말 시위였어요.

◆ 홍영선> 네 과거 주말 집회보다는 규모가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시위대가 다음주에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기 때문에 규모를 아직 가늠하기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고요. 시위대와 경찰 충돌도 여전했습니다. 반중국 정서는 더 짙어졌고요.

◇ 김덕기> 홍콩 시위 상황이 이런데, 이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는 겁니까?

◆ 홍영선>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와 연계된 ELS(주가연계증권) 투자자들, 그리고 우리 금융권에는 직접적인 문제입니다. 우선 한 투자자의 말 들어보시죠.

"H지수 연계된 ELS를 갖고 있었는데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 한다고 할 때마다 노심초사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더라고요. 저 먼 홍콩에서 벌어지는 일로 내가 손실을 본다고 생각하니까 엄청나게 신경 쓰이고... 송환법 철회되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직까진 불확실한 거고, 더 안전한 상품으로 갈아탈 거에요"

◆ 홍영선> ELS가 주가연계증권이잖아요? 홍콩H지수를 기본 자산으로 하는데 홍콩 시위가 격화될 때마다 H지수가 흔들리고 그럼 손실 구간에 진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걱정도 그만큼 커지는 거고요. 실제로 홍콩 시위 등으로 지난 3월 이후 6개월 간 H지수는 9.35%하락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발행된 ELS 규모는 51조2045억원인데요. 이 중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규모는 39조890억원입니다. 전체의 76.3%에 달하는 규모죠. 특히 2015년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을 불러왔던 악몽 때문에 금융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우선 그때의 악몽은 재현되진 않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기초자산 쏠림 현상도 줄어들었고 무엇보다 현재 발행된 ELS는 손실구간 진입까지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당장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건데요. 그렇다고 지금이 투자할 단계냐, 그건 아닌 게 홍콩 시위가 여전히 지속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렇다보니까 해외 주식과 연계된 파생상품을 경계하는 '포비아' 현상까지 나오고요.

◇ 김덕기> 투자자들이 아닌 사람들에겐 큰 상관 없는 일 아닐까요?

◆ 홍영선> 우리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잖아요? 우리 수출 핵심인 반도체 등 전자업종에도 영향을 준다고 하면 어떤가요?

홍콩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수출 시장입니다. 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73%, 63.3%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요. 홍콩을 거쳐 중국에 수출하면 관세를 면제 받는 경우가 많아서죠. 그렇다보니 중국에 수출하는 중요 우회지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작년에 홍콩으로 수출된 우리 제품의 82.6%가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콩-중국 간 갈등이 격화되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말이죠.

그래픽=김성기

 

거기다가 지금 홍콩의 시위 양상이 잘못해서 미국과 중국 전면적으로 치닫게 되면 미중 무역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김덕기> 홍콩이 미중 무역 협상의 대리전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요?

◆ 홍영선> 지난 주말 시위만 보더라도 홍콩 사람들은 성조기를 휘날리며 트럼프에 홍콩을 구해달라고 했는데요. 그 이유인즉슨 미국에서 일부 의원들이 추진 중인 '홍콩 인권과 민주주의' 법안 때문입니다. 매년 심사를 통해 홍콩이 자치 수준이 낮다고 판단하면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무역 특별 대우 지위를 박탈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거기엔 홍콩의 인권과 자유를 억압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미국 정부가 제재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홍콩 정부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이 법을 발의한 미국 의원들은 법안의 통과를 추진 중인데, 홍콩 사람들이 열렬한 지지를 하는 거죠. 홍콩 시위에 지지하는 미국 정부나 자치권의 발언만 나와도 발끈하는 중국 정부인데 이런 행위를 곱게 보고 있을리는 없죠.

(사진=AFP 제공/연합뉴스)

 

아직까지는 10월 초에 중국 건국절, 미중 무역협상 등이 있기 때문에 미중 두 나라가 서로가 조심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그래서 송환법 철회 소식에 H지수가 좀 오르기도 했고요. 하지만 아직까지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입니다.

"중국 정부가 양보한 것 자체가 10월 1일 건국 기념 행사와 상당한 연관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또 10월 초 미중 무역협상 얘기도 나오고요. 중국 정부가 최대한 자제는 하긴 할텐데 시위 요구의 조건 양상 자체가 기존 체제를 자꾸 허물려고 한다면 강경 대응 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데 또 미국이 홍콩 문제와 관련해 뚜렷하게 언급 안하는 걸 보면 미국도 당분간 중국이 무력 진압을 하지 않는 이상 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요. 10월 초 미중 무역협상 때까지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겠다는 건데요. 시위의 양상과 성격에 따라서 홍콩 사태의 추이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 홍영선> 송환법이 철회되면서 중국 정부가 무력 개입을 할 가능성은 현재는 좀 낮아지긴 했지만요. 홍콩 내 민주화 요구가 이미 겉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라 시위의 향방도 예단할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10월, 그리고 그 이후에도 홍콩은 계속해서 화약고일 수 있다는 건데요.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홍콩의 상황은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김덕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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