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유라까지 소환한 조국 의혹과 사법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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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수 칼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사진=이한형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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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으로 물의를 빚었던 정유라가 3년 만에 다시 소환됐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면서다.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간 3년 전 국정농단 사태의 도화선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딴 금메달로 이대에 입학하고 수업을 듣지 않고도 학점을 따는 등 특혜 의혹을 받았다는 사실에 이대생들이 분노해 기치를 들었고 수많은 학생들과 학부모가 함께 동조하고 나서면서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정씨가 3년 만에 소환된 이유는 조국 후보자의 딸 조 모씨(28)의 입시과정 전반과 학업에 대한 의혹이 크게 불거지면서다.

조씨는 한영외고 2학년에 재학 중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가량 인턴을 한 뒤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인턴 프로그램을 진행한 지도교수는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석했고 영어작문에 기여도가 높아 제1저자로 올렸다고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고등학생이었던 조씨가 다른 석박사 학생들을 제끼고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될 만큼 논문 기여도가 충분했는지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지도교수는 조 후보자와 같은 한영외고 학부모였고 조 후보자 부인의 부탁으로 조씨를 인턴에 참여시켰다고 한다.

논문실적이 조씨가 고려대 수시입학 전형에 합격하는데 큰 도움을 줬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조 후보자측은 논문은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조씨가 제출한 자기소개서 내용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조씨는 이후 진학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나 유급을 당했다.

고교 시절 의학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될 정도의 실력을 갖춘 인재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에서 유급을 받고도 한 학기에 200만원씩 6학기 동안 모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금은 조씨 지도교수의 개인장학금이라지만 이 장학금을 준 교수는 이후 부산시장이 임명하는 부산의료원장으로 임용돼 모종의 거래가 있지 않았나하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모펀드 거액 투자, 친·인척 간 부동산 위장 매매 의혹, 웅동학원 채무변제 회피 의혹 등 가족의 재산과 관련된 숱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 딸에 대한 이같은 의혹은 조 후보자에게 결정적인 한 방으로 보인다.

대입시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통과한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 이같은 의혹은 남의 일이 아니다.

3년 전 정유라가 소환된 이유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조씨가 정유라보다 더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정유라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따기라도 했는데 조씨가 내세울 것이 뭐냐는 것이다.

해당 대학 학생들은 이것을 문제삼는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조 후보자가 평소에 자신이 정의의 사도인양 남을 향해 무자비하게 휘둘렀던 칼을 상기하며 ‘조로남불(조국+내로남불)’이라는 조롱도 쏟아지고 있다.

조 후보자는 22일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겠다”면서도 “향후 더 겸허한 마음과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해 중도에 뜻을 접는 일 없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의혹만 있고 진실은 가려져 있다”며 ‘청문회에서 가리자’는 정면돌파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청문회부터 열자는 주장은 청문회 하루만 넘기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꼼수”라며 특검과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면서 대여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조국 정국’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일 갈등과 미중 무역전쟁,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조국 의혹을 둘러싸고 이렇게 소모적인 대치정국이 계속되는 것은 국익차원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야가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추후 일정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다만 현 국면에서 청와대로서는 조 후보자를 법무부장관에 기어이 앉히고 말겠다고 계속 고집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고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이 되는 것이 사법개혁의 완수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미 그동안 드러난 사실과 제기된 의혹만으로 조 후보자의 청렴한 이미지는 완전히 망가졌고 국민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한 상태다.

이런 상태 속에서 법무부장관에 임명된다고 해도 제대로 장관직을 수행하기 힘들 것이다.

진정으로 사법개혁 하기를 원한다면 조국카드는 내려놓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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