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교수들 "조국 딸 2주만에 제1저자? 일기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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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병리학 교수 "실험실 처음 오면 분위기 파악에만 2주… 제1저자 역할 어려워"
"과학고도 아니고 외고학생이?" "기준 위반, 논문 철회해야"
서울대생들 "짐작은 했지만 진짜 화난다", "박탈감 든다" 등 분노
단국대 "연구논문 확인 미진한 부분 사과… 조사 착수할 것"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한 의학 학술지에 영어 논문을 제출하고 '제1저자'로 등재된 것에 대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 의대 병리학교실 A교수는 20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고등학생이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드문 일"이라면서 "더군다나 과학고 학생도 아니고 외고 학생이 2주 인턴십으로 참여해 제1저자에 해당하는 일을 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실험실에 처음 오면 분위기 파악하는데도 2주는 걸린다. 일기장 작성하는 것도 아니고 지도교수가 무슨 생각으로 (조씨를) 제1저자로 등재시켜줬는지 모르겠다"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인 서울대 서정욱 교수도 "외고 학생이 2주의 기간 동안 실질적으로 병리학에 대해 이해하고 참여했을 가능성은 제로"라며 "그게 가능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제1저자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씨가 성실히 임해 제1저자로 등재했다'는 해당 논문 지도교수의 해명에 대해서는 "스스로 연구 윤리 위반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결국 지도교수가 그 학생에게 '제1저자'를 '선물'로 줬다는 말 아닌가. 연구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한 게 아니라 '사람이 착하다',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등 사적인 이유로 제1저자를 선물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의 출판윤리 가이드라인 중 '저자됨'의 기준에서 '연구 논문 부정'에 해당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논문을 철회(retraction)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씨에 관한 소식을 접한 서울대 대학생들도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서울대생들은 이날 비공개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조 후보자 딸과 관련한 소식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이날 게시판에는 오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조 후보자 관련한 글만 250여개가 올라왔다.

학생들은 '고딩때 병리학 논문 제1저자가 의전 유급 2번당했다고요?',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내로남불 인생', '나라에 인물이 이렇게 없나', '정말 박탈감 드네요', '짐작은 했는데 진짜 화나네요' 등 제목의 글을 올리며 분노했다.

앞서 조씨는 고교 재학 중이던 2008년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한 논문 'eNOS Gene Polymorphisms in Perinatal Hypoxic-Ischemic Encephalopathy'(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해당 논문은 이듬해 국내 학술지에 등재됐다.

당시 조씨가 병리학과는 거리가 먼 한영외고 유학반에 재학 중이고,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으로 2주 정도만 실험에 참여했는데도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되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단국대 측은 20일 공식 입장을 내고 "연구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음을 사과한다"면서 "연구윤리위원회를 금주 내 개최해 사안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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