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신규 버스면허 강행하려는 파주시장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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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업체·노조 반발 확산…'버스 운행 중단' 등 대응 예고
이해관계 맞물린 '갈등 뇌관'…市 고위 공직자도 반대 의견
밀실행정으로 특혜 의혹 키워…정치권 개입 의혹으로 확산

경기도 파주시가 타 지역 업체에게 신규 버스면허를 발급하려는 것과 관련해 관내 버스업체는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하고 법적 대응까지 준비 중이다.

버스노조도 회사 사정이 지금보다 악화되면 운수종사자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만큼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최종환 시장은 "당장 결정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신규 버스면허를 발급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3일 오전 파주시청 앞에서 관내 업체노조가 파주시의 신규 버스면허 발급을 철회하라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고태현 기자)

 

◇"절차 무시 이례적, 특정업체 챙기기" vs "시민 편의가 우선"

최 시장이 관내 버스업체 등의 반발에도 타 지역 업체에게 시내버스 신규면허를 발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 CBS노컷뉴스 19.7.23 파주시장 "신규 버스면허 발급하겠다"…버스노조 '운행 거부' 반발 확산)

재산권에 속하는 버스면허 발급은 업체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공정하고 신중하게 처리돼 왔던 것이 현실이다. 지금껏 관내 운송업체와 노선 조정 등 협의를 통해 분쟁을 피한 것이다.

때문에 면허 발급 권한을 가진 자치단체는 주변 여건 등을 감안해 요건이 충족돼도 형평성을 감안해 거부한 것이 대부분이다.

앞서 파주시 고위 공직자도 업계 반발을 이유로 관내 업체와 협의를 통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최 시장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 시장은 '시민 편의가 우선'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로 인해 '밀실·특혜행정'이란 의혹도 모자라 "정치권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언론은 파주시 공무원을 인용해 "고위 공직자들이 반대 의견을 펼쳤음에도 이렇게 강행하려는 배경에는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체와 노조는 노선 분할, 한정면허 발급 등 다른 대안이 있는데도 최 시장이 신규 버스면허 발급을 강행하려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최 시장은 지난달 29일 CBS노컷뉴스에 "새로운 노선을 만드는데 있어 기존 업체는 적자를 이유로 대단히 소극적이었다"며 "그런데 다른 업체에서 적극성을 보여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 편의를 위해 새로운 노선을 필요하다"면서 "적자 노선을 누가 할 것이냐를 따져보면 선택의 방향은 간명해 진다"며 신규 면허 발급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자칫 밀실특혜라고 하는 것은 사안을 왜곡하는 문제"라며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종환 파주시장. (사진=자료 사진)

 

◇인구 변화 없는데 노선만 증설…대중교통 신중히 접근해야

최 시장은 지난 4월22일 김포시로부터 면허를 발급받은 한 운송업체 계열사로부터 운송사업 면허 신청을 접수, 처리하는 과정을 두 달 넘게 비밀에 부쳐 업계의 반발을 불렀다.

면허를 신청한 업체는 파주 운정신도시를 출발해 덕이지구를 거쳐 고양 일산 동구청을 경유해 돌아오는 38㎞ 구간 일반 시내버스 노선과 파주 운정에서 고양 킨텍스, 자유로를 거쳐 서울 광화문을 오가는 92.4㎞ 구간 직행좌석 등 2개 노선을 시에 제안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버스 30대 이상을 확보해야만 신규면허가 발급되는 만큼 업체는 시내버스 노선과 직행좌석 노석에 각각 버스 18대와 12대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내 업체는 신규 노선이 '무조건 적자'라는 견해다. 해당 노선과 유사한 버스 노선의 수익성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업체에 따르면 해당 노선과 비슷한 한 광역급행버스 노선의 경우 2011년 개통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누적 적자는 28억8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내버스 노선도 마찬가지다. 해당 노선에는 파주와 고양시에서 면허를 받은 업체 3곳이 9개 노선, 167대의 버스를 운행 중이며, 신규 노선의 경우 중복구간도 90% 이상이다.

관내 업체도 시민 편의를 위해 노선을 신설하는 것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낮 시간에는 거의 빈 버스로 다니는 것이 현실이다.

버스기사들 사이에서는 "낮 시간에는 바람만 싣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버스노조 관계자는 "파주 운정신도시와 서울역을 왕복 운행하는데 승객 7명을 태운 것이 전부인 적도 있다"며 "낮 시간에는 승객이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기존 노선도 적자인 상황에서 시민 편의를 위해 또다시 적자 노선을 신설하겠다는 것은 경쟁 유발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교통 대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자치단체 버스담당 관계자는 "인구 변화는 없는데 노선을 증차하면 기존 노선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시내버스 신규면허 발급은 시민편의는 물론 기존 운수 업체에 대한 배려와 업체간 경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버스가 잘 다니는 상황에서 추가로 다른 업체가 들어간다고 하면 저희는 못하게 한다"며 "들어온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면 대중교통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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