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사진=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23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하고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 "중·러 양국 정부로부터 명확한 책임 소재 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러 양국 정부의 즉각적인 사과와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군이 독도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1대에 대해서만 전술조치를 했을 뿐, 다른 러시아 폭격기 2대와 중국 폭격기 2대 등 4대의 무단 침입자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응조치를 취하는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북아에서 벌어지는 중·러 대 미·일 각축전에 한국이 링으로 이용되고 있는 형국"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운전자론·중재자론 등 국제정세 현실을 외면한 외톨이 외교에 빠져있는 동안, 한국의 처지는 이렇게 쪼그라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외교가 길을 잃고 군사적 도전에까지 직면하면 매우 심각한 위기의 징후라고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 외교안보력에 대한 전면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야당은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며 일제히 질타했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난달 15일에 벌어진 북한 동력선 사건, 그리고 이번달에 있었던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거동 수상자 은폐·조작 사건 등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다"며 "대한민국 국군의 기강 해이가 도마가 오르고 있는 와중에 러시아 군용기까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죄를 다시 또 묻기에도 지쳤다"며 "얼마나 더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고 나서야 그 자리에서 내려올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중국과 러시아가 합동 작전을 펼치며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초유의 사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 안보 라인은 사태의 진상을 신속하고 명확히 파악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강력 항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우리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이 초래되어서는 안 되며, 용납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