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말고 매표? 경품에 변질된 '프듀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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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딥이슈] 데뷔 결정 투표 놓고 고가 경품 이벤트 경쟁
해외 여행권부터 고급 가전까지…1000~2000개 상당 준비
경품으로 투표 유도에 형평성, 공정성 훼손 우려
"대가성 투표는 반칙, 어긋나게 과열된 팬심 자제해야"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구정모 찍고 올해 여름 풍족하게", "김우석 연습생에게 투표하고 1996개의 푸짐한 상품 받아가세요!"

데뷔를 건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 101'(이하 '프로듀스X')의 생방송 문자투표를 앞두고 각 연습생 팬들이 고가 경품 이벤트에 나섰다. 경품 당첨으로 일반인들에게도 투표를 독려해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을 최종 11인 데뷔 멤버에 포함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순위 1등인 위엔터테인먼트 김요한 연습생의 팬들은 각기 200만원, 50만원 한도 내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구매 가능하다는 '다 사드림' 경품을 내걸었다. 예시 상품으로는 5성급 호텔 2인 숙박권, 노트북, 상품권, 플레이스테이션 등이 있다.

이밖에도 순돈 골드바 한 돈, 고가 이어폰 등이 포함됐다. 치킨과 문화상품권은 대량을 준비해, 총 상품 개수가 1699개에 달한다.

아예 해외여행 경품을 준비한 팬들도 있었다. 1996개 상품을 준비한 티오피미디어 김우석 연습생 팬들은 하와이 여행권을, 울림엔터테인먼트 차준호 연습생 팬들은 베트남 다낭 여행권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구정모 연습생 팬들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여행권을 내놓았다. 명품 지갑과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고급 가전도 눈에 띄었다.

고가 경품을 노리지 않아도 1000~2000개 가량인 상품 개수에 당첨 확률이 높아 벌써부터 해당 이벤트에 참석하겠다는 네티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이벤트로 인해 데뷔 결정 투표의 형평성과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경품의 양과 질에 따라 투표수치가 달라진다면 이는 '투표'보다는 '매표'에 가까운 행위이며, 이벤트 투표를 가려낼 방법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프로듀스 48'에서도 팬들이 최종 투표를 앞두고 고가 경품 이벤트를 진행해 비판 받은 바 있다. 당시 이벤트에 고급 가전과 상품권 등이 이름을 올렸고, 올해는 이 규모가 더욱 커졌다.

치킨, 피자 등 개인이 소액으로 시작했던 경품 이벤트가 매 시즌을 지날수록 과열돼 결국 투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아이디: ha****)은 "이런 이벤트가 번지면 앞으로는 인기투표도 아니라 경품을 위해 하는 투표로 변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l6****)은 "문자투표 이벤트를 하는 심정이야 잘 알겠지만 솔직히 사행성 그런 거 아니냐. 대통령 선거 때 뽑아주신 국민에게 추첨을 통해 고가 경품 주겠다고 하는 것과 다를 거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경품으로 투표를 유도하는 이벤트는 프로그램 취지와도 맞지 않고, 대가성을 바라는 '부정' 투표가 될 위험성이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투표를 하면 팬들이 대가를 지불하는 건데 그건 이 프로그램의 공정성에 맞는 투표 방식이 아니다. 팬심이 어긋나게 과열된 상황으로 보인다. 경품을 위한 투표는 좋아하는 사람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싶은 마음에 반칙까지 불사하는 것인데 자제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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