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검사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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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컷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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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있었던 일이다.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였던 지드래곤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을 취재했다. 모든 사건이 마찬가지이지만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사건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 그래서 수사를 책임지고 있는 지위의 검찰 관계자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답은 "그런 사실을 보고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형식을 바꿔가며 두 번, 세 번 거듭 물었지만 같은 답이 되풀이됐다.

그런데 며칠 뒤 반전이 일어났다. 검찰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지드래곤을 조사했지만 상습투약이 아닌 초범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고 발표했다. 검사가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윤 후보자가 2012년 경찰 수사를 받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느냐는 것. 윤 전 서장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형이다.

윤 후보자는 지난 9일 인사청문회에서 소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청문회 말미에 윤 후보자가 이남석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했다는 내용의 언론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다. 그러자 윤 후보자는 "7년 전 다수 기자들로부터 문의를 받던 과정에서 윤대진 (당시) 과장의 형이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윤대진 과장에게 불필요한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한 기자에게 전화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설명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막역한 후배인 윤대진 국장을 보호하려다 보니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했다는 것이 윤 후보자의 해명인 셈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10일 "후보자 자신이 기자에게 한 말은 현재의 입장에 비추어 보면 명백히 거짓말 아닌가"라며 "단순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설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금 위원은 이어 "기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청문회 이후 다수의 검사들이 기자들에게 전화를 해서 '후배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라고 항변했다. 이것이 대한민국 검사들의 입장인가. 후배 검사를 감싸기 위해서라면 거짓말을 해도 괜찮나"라고 물었다.


앞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달 20일 숙명여대 특강에서 학점과 토익점수가 낮고 특별한 스펙이 없는 자신의 아들이 대기업에 입사했다고 소개했으나 취업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아들의 학점은 3.29, 토익은 925점"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자 "낮은 점수를 높게 이야기했다면 거짓말인데 그 반대도 거짓말이라고 해야 하냐"는 황당한 대답을 내놓았다. 검찰 고위직을 두루 거친 황 대표는 박근혜정부에서 법무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냈다.

평범한 시민들은 잘 믿지 않겠지만 검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통하던 때가 있었다. 만약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면 아예 입을 닫거나 확인을 거부하는 경우는 있지만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과거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뜻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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