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을 미끼로 '돈'을 낚는 연예기획사

KBS1 '추적 60분-돈벌이로 전락한 아이들의 꿈 아역 연예기획사의 실체'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확대이미지

"엄마랑 저랑 매일 하루 종일 울고 너무 울어서 탈진해서 쓰러지고. 저 같은 아이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연예인 지망생 박유라(가명))

'연예인을 시켜주겠다', '영화에 출연 시켜주겠다' 등. 아이들이 '꿈'을 향해 가겠다는데 발목 잡아선 안 된다며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아역 연예기획사 대표들. 아이들의 '꿈'을 미끼로 '돈'을 낚는 일부 아역 연예기획사로 인해 오늘도 꿈을 잃고 상처만 얻은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KBS1 '추적 60분'에서는 아이들의 꿈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일부 아역 연예기획사들의 실체를 파헤친 '돈벌이로 전락한 아이들의 꿈 아역 연예기획사의 실체' 편을 방송했다.

아역 연예기획사들은 부모들에게 소속비나 전속비를 내야 한다며 많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는 돈을 요구했고, 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2년여간 총 8억여 원의 돈을 편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아역 연예기획사도 있었다. 이른바 '학원형 연예기획사'에서는 배역을 얻게 해주겠다고 소속비를 요구하고, 연기 교육 명목으로 교육비를 받는 등 이중으로 수익을 내고 있었다. 오디션이 끝나자마자 교육을 받으라며 수강료를 요구하는 곳도 있다.

이러한 일부 아역 연예기획사의 목적은 '돈'이다. 모든 요구와 이야기들은 기승전'돈'으로 끝났다. 그리고 그들이 돈을 버는 방식은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과 아이들을 걱정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이다.

I 아역 연예기획사 윤 이사는 "스타로도 만들어주고 광고도 들어올 수 있고. 가만히 있다가 유명해지는 거야. 얼마나 좋아요, 어머니"라며 부모들을 설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고민하던 부모들을 강하게 흔든 건 '아이'라는 단어다. 윤 이사가 부모에게 '마음이 없는 거 아니냐, 아이가 이렇게 잘할 수 있는데 그걸 못하게 발목 잡을 거냐'고 이야기할 때 부모들의 마음은 강하게 흔들린다.

이처럼 부모는 아이를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나섰지만, 오히려 그것이 딸의 발목을 잡게 된 상황이 된 것이다.

심지어 I 아역 연예기획사의 실질적 대표는 아이들의 꿈을 미끼로 번 돈으로 연예계 활동 중인 자신의 아이를 지원하고 있었다. 꿈을 갈취해 번 돈으로 자기 아이의 꿈을 키워주고 있었다.

KBS1 '추적 60분-돈벌이로 전락한 아이들의 꿈 아역 연예기획사의 실체'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확대이미지

2017년 대중문화 예술기획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19세 미만 연예인이 소속된 연예기획사는 120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건전한 대중문화를 확립하고자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제를 도입했지만 관리감독은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다. 관련 업종 4년 이상 경력에서 2년 이상 경력으로 줄었고, 올해부터 40시간만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연예기획사를 차릴 수 있는 등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요건까지 완화된 상황에서 피해자는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추적 60분' 제작진에 "신규창업 희망자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규제를 완화한 것입니다"라며 "무등록 영업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라고 답변했다.

일부 아역 연예기획사 돈벌이의 가장 큰 희생자는 결국 아이들이다. 어른들의 욕심과 잘못으로 인해 희생양이 되었고, 마음속에 큰 상처와 불신만을 남기게 됐다.

이번 사태를 통해 비난의 화살이 자칫 다른 곳으로 향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더 상처받으며 어른들에 의해 꿈을 접어야 하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문제와 비판의 초점이 향할 곳은 명확하다. 아이들의 꿈이 돈벌이로 전락한 현 상황을 초래한 것은 그들의 간절한 마음을 악용한 아역 연예기획사, 그리고 허술한 관리 시스템으로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온 관계 부처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