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캅스 '영혼 보내기', 시장 왜곡 바로잡겠다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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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캅스, 3주 만에 손익분기점 넘기며 흥행 성공
남성 주연 주류 영화에 여성 기용한 '젠더 스와프'
해외와 국내 할 것 없이 별점테러 대상에 올라
스크린 독과점 잦다보니 '작은 영화' 롱런 어려워
영화에 대한 연대의 의미 담긴 '영혼보내기' 확산
손익분기점 돌파, 제2의 걸캅스 위한 발판될 수 있어
여성 주연 영화는 성공 못한다? 실제 통계는 달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8:55)
■ 방송일 : 2019년 5월 31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선영 (대중문화 평론가), 위근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 정관용> 금요일 저녁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 떨어보는 금요살롱 시간입니다. 오늘은 세 가지 단어에 대해서 얘기를 해 볼 텐데 우리 청취자 분들 가운데서 이 세 가지 단어를 하나도 모르시는 분이 꽤 있을 것 같은 느낌이 갑자기 듭니다. 먼저 영화 <걸캅스>, 그리고 별점테러, 영혼보내기운동, 이 세 단어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평론가 두 분 초대했습니다. 김선영 대중문화 평론가 또 위근우 대중문화칼럼니스트 어서 오십시오.

◆ 김선영> 안녕하세요.

◆ 위근우> 안녕하세요.

◇ 정관용> 두 분이야 이 세 단어 다 아시겠지만 우리 방송 듣는 청취자 분들 가운데서 제 느낌은 걸캅스는 좀 알아듣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별점테러, 영혼보내기운동 이런 게 뭔 소리야 이런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차근차근 풀어봅시다. 걸캅스 어떤 영화죠?

◆ 김선영> 일단 라미란 씨와 이성경 씨가 주연을 맡은 장르는 범죄액션 수사물이라고 할 수 있고요.

◇ 정관용> 두 분이 여성 경찰이죠?

◆ 김선영> 그렇습니다. 간단하게 소개를 하면 이제 1990년대 여자 형사 기동대에서 맹활약했지만 결혼 뒤에 육아 때문에 민원실에서 일을 하게 된 박미영 씨, 그리고 강력팀의 유일한 여성 형사인 조지혜. 사실 이 박미영의 시누이기도 한데요. 이 두 여성 형사가 비공식 수사를 통해서 디지털 성범죄자 일당을 일망타진하는 내용이에요. 그래서 화끈한 액션도 있고 코미디도 있습니다.

◆ 위근우> 여기에서 조금 더 부연하지만 디지털 성범죄라고 이야기했지만 결국에는 남성들이 말하자면 여성을 대상으로 벌이는 범죄에 대해서 여성 경찰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그런 서사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걸캅스 그러니까 투캅스가 떠올랐는데 그런 비리경찰 얘기는 아닌 거죠, 그러니까.

◆ 위근우> 그렇죠. 투캅스 같은 경우는 물론 버디물로서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좀 비리형사에 대한 풍자적인 블랙코미디적인 게 있었다면 걸캅스 같은 경우는 티격태격하지만 결국에는 이들이 자신들의 재능과 능력을 가지고서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는 그런 서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런데 이 영화가 3주간의 누적 관객수 160만 명, 5월 30일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그래요. 그렇죠?

◆ 위근우> 넘겼습니다.

◇ 정관용> 이게 그렇게 중요한 겁니까? 이 한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는 사실이?

◆ 김선영> 원래 중요하기는 한데. 특히나 이 영화가 과연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느냐에 굉장히 그것에 관심이 쏠렸어요. 먼저 이런 여성이 주연을 맡은 상업영화가 손익분기점, 흥행하기는 어렵다라는 편견이 좀 있었고요. 또 이 영화가 개봉 전부터 워낙 많은 폄하에 시달린 영화다 보니까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내가 소중한 곳을 자르겠다 (웃음)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좀 이렇게 반감이 컸던 그런 작품이었기 때문에.

◆ 위근우>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약간 부연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인터넷 남초커뮤니티라고 하는 곳에서 어떤 남성 유저가 그런 식으로 공언을 할 정도로 이것은 안 될 것이다라며 호언장담도 있고 약간 소위 말해서 초치는 경향도 있는 거죠. 그리고 이제 약간 더 시장적인 맥락을 더 이야기하자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스크린을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 상황에서는 사실은 걸캅스를 비롯해서 어떤 영화든 약간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가 사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걸 걸캅스가 해냈기 때문에 또 이 부분이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앞에 말씀하신 거기서 이제 두 번째 단어, 별점테러 얘기가 나오는 거 아닙니까? 별점테러가 뭐예요?

◆ 김선영> 일단은 별점테러의 양상을 보면 좀 별점의 그래프를 보면 양극단으로 갈려 있어요. 대부분의 영화들은 점수가 고르게 분포가 되어 있는데 반면에 이런 별점테러가 가해진 영화들은 주로 낮은 점수와 또 높은 점수에.

◇ 정관용> 0점과 10점이.

◆ 김선영> 극단적으로 갈려져 있거든요.

◆ 위근우> 이것은 왜 테러냐. 물론 누군가는 재미없었으니까 0점을 줄 수 있지 않느냐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이게 보통 별점테러라는 게 벌어지는 것이 포털 영화란이거든요. 그런데 실관람객 평가와 이 별점 평균이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는 거죠. 그렇다면 실관람객의 평가는 사실 굉장히 높은 편이었는데, 10점 만점이라고 하면 거기에서 8에서 9 사이라고 할 수 있는데. 평균 보지 않은 사람들까지 한 별점평균은 5 이 정도인 거죠. 그렇다면 보지 않는 사람들이.

◇ 정관용> 0점 준다는 얘기죠?

◆ 위근우> 0점을 준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온당한 평가가 아니라 테러라고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 <걸캅스> 스틸 컷

 


◇ 정관용> 그게 별점테러라는 단어의 뜻이고 이번 이 영화에서는 여자 주인공 둘이 나온 영화라고 해서 남자들이 별점테러를 줬다 이거죠?

◆ 김선영> 왜냐하면 실제로 평점을 준 것에 대해서 요즘에 성별 분석이 나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남성들이 매긴 점수는 굉장히 낮고 여성 관객들이 매긴 점수는 굉장히 높은 그런 성별 어떤 젠더전의 양상을 띠게 되거든요.

◇ 정관용> 왜 그래요? 여자 주인공 둘이 나오는 경찰 영화를 왜 남자들이 싫어하는 거예요?

◆ 위근우> 저도 정말 사실은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 것 중의 하나인데 (웃음)

◇ 정관용> 그런데 진짜 그런 현상이 벌어졌다는 거죠?

◆ 위근우> 사실 이게 걸캅스뿐 아니라 사실은 미국 같은 경우에도 캡틴마블이라고 하는 마블시리즈의 영화가 나오는데 로튼토마토라는 사이트에서 정말 그야말로 별점테러라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벌어져서 잠깐 그 부분을 막아버리는 일들도 있었고요.

◇ 정관용> 미국에서도?

◆ 위근우> 그리고 이제 또 원래 원작에서 남성 주인공들이 있었던 캐릭터들을 다 여성으로 바꾼 고스트 버스터즈 리부트 시리즈 같은 경우도 당시에 그쪽 현장에서도 미국에서도 그리고 한국에서도 많은 별점테러와 좀 부당한 비난을 받았었죠.

◇ 정관용> 그래요?

◆ 김선영> 이게 사실은 별점테러가 요즘에 나타난 현상만은 아니고 가령 이제 좀 이념전의 양상을 띠기도 했었어요. 그 이전에는.

◇ 정관용> 무슨 이념전이요?

◆ 김선영> 그러니까 좀 좌파 메시지가 강한 영화다 그러면 보수커뮤니티에서 좌표를 찍어서 낮은 평점을 주기도 했었고

◇ 정관용> 그건 그럴 수도 있다고 봐요. 그건 그럴 수 있다고 보는데 남자들만 주인공인 영화가 얼마나 많습니까? 거기에 여성들이 싫어해서 별점테러한다는 얘기는 잘 못 들어봤거든요. 그런데 여성들이 주인공 영화 나오니까 한국, 미국 다 그런다고요? 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

◆ 김선영> 최근에 이런 테러를 받은 작품들의 또 하나 특징이 뭐냐 하면 기존에 주로 남성들이 주연을 맡던 주류 영화 장르에서 최근에서야 어떤 젠더 스와프라고 해서 여성들로 주연을 교체하는 현상이 벌어진 작품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가령 이런 별점테러 논란을 불러일으킨 고스트 버스터즈 같은 경우에도 과거에 남성들이 주연하던 대작시리즈를 새롭게 여성 주연으로 바꾼 것이고, 오션스8이란 작품도 기존의 대표적인 남성 주연들의 대작 시리즈를 여성 주연으로 바꾼 것이고. 캡틴 마블 같은 경우에도 남성들이 독차지했던 그 슈퍼히어로 장르에 여성이 등장을 해서 페미니즘적인 메시지를 낸 거잖아요. 또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같은 경우도 그렇고요. 그래서 뭔가 남성 관객들이 자신들이 독점하던 주류 장르라고 생각했던 그런 장르에 여성 주연을 맡은 작품마다 별점테러를 당한다는 점에서 이건 남성 관객들의 반감을 표출하는 게 아닌가라고 해석을 하는 거죠.

◇ 정관용> 어떻게 보세요?

◆ 위근우> 정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남성들이 다해먹다가 이제 여성들의 주연이 나온 것이 온당하냐 질문을 하셨잖아요. 온당하지 못하죠. 온당하지 못한데 그렇다면 왜 그러냐라는 이야기일 텐데. 결국 그 얘기를 하게 되면 2015년, 2016년부터 활성화됐었던 이런 한국에서의 대중문화에서 페미니즘 운동과 그에 대한 반동으로서 또 2016년, 2017년, 2018년에 벌어졌었던 백래시 양상이라고 하는 좀 더 넓은 문화사회적 현상에서 이 별점테러 아까 이야기에서 이념전 양상을 여기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페니미즘적 양상 일체를 거부하는, 반대하는 이런 거로군요.

◆ 위근우> 백래시의 주요 논변 중의 하나는 페미니즘이 성평등을 향해 가는 게 아니라 여성우월주의고 이것이 실질적 차별주의다는 어떤 그런 식의 논변을 주장하고 있는데 사실 궁색한 논변이죠. 하지만 그걸 믿는 사람들이 말하자면 걸캅스 같은 영화들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만 생각하면 지금 얘기했었던 것처럼 투캅스든 아니면 미국에서 리썰 웨폰 시리즈든 그런 영화들 남자들이 실컷 할 때는 아무 얘기를 안 하다가 여자들이 주연으로 나왔을 때 발끈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들은 그런 식의 여성우월주의적인 시각이 들어가고 있다. 우리가 차별받는다라고 하는 그런 어떤 식의 입장을 취하는 거죠.

◇ 정관용> 네, 그게 두 번째 단어, 별점테러고 이 별점테러 속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꽤 중요한 기능을 한 게 영혼보내기운동이라고. 이제 세 번째 단어가 나왔습니다.

◆ 위근우> 이게 아마 가장 생소하실 것 같아요.

◇ 정관용> 이게 무슨 뜻이에요?

◆ 김선영> 별점테러가 남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에 대한 현상으로 본다면 영혼보내기는 그 백래시 현상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영화) 지지 형태로 나타난.

◇ 정관용> 저항, 반대?

◆ 김선영> 그렇죠. 새로운 응원의 관람 형태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이 영혼보내기가 최근에 일어난 현상은 아니고요.

◇ 정관용> 어떻게 하는 거예요?

◆ 김선영> 그러니까 사정상 관람을 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표라도 사서 이 영화에 좀 지지를 표하겠다라고 구매해 주는 거거든요.

◇ 정관용> 영화 안 보고 그냥 표만 사요?

◆ 위근우> 그런데 만약에 SNS 같은 걸 통해서 그 시간에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이건 그냥 내가 예매했으니 가서 보시라는 식의 양도형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이것은 여성 관객들끼리의.

◇ 정관용> 후원운동이군요.

◆ 위근우> 후원이자 연대운동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선영 평론가(왼쪽), 위근우 칼럼니스트(오른쪽) (사진=시사자키 유튜브 캡쳐)

 


◆ 김선영> 기존에 저희가 사장되기 아까운 영화들에 대한 지지를 보낸 형태가 굉장히 다양했잖아요. 그때는 좌석을 사고 또는 단관을 한다든지 이런 게 있었는데 영혼보내기 같은 건 요즘 극장에서 실시간으로 예매가 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좌석이 비어 있어서 요즘에는 아예 상영 자체를 못하는 현상도 일어나잖아요.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상영 횟수 확보를 하기 위해서 체크를 하다가 적극적으로 이 영화는 좀 더 상영 횟수를 보장해 주고 싶다고 의사를 표시를 하게 된 거죠.

◇ 정관용> 실제로 두 분은 주변이나 이런 데서 아니면 취재된 사안, 기사를 통해서라든지 한 분이 몇 장까지 사는 걸 보셨어요, 혹시?

◆ 김선영> 이건 거의 통계를 하기가 어려운 게.

◇ 정관용> 물론이죠. 사례를 가지고 보면.

◆ 김선영>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영혼보내기를 해 봤기 때문에.

◇ 정관용> 본인 스스로?

◆ 김선영> 네.

◇ 정관용> 걸캅스에?

◆ 김선영> 걸캅스에도 그렇고요. 미쓰백도 그렇고 그 이전부터 제가 좀 지지를 보내고 싶은데 그 자리에서 너무 빨리 내려갈 것 같은 (영화들)

◇ 정관용> 몇 장쯤 사세요, 그러면?

◆ 김선영> 한 일주일 정도 걸려 있으면 하루에 2회차 정도씩은 꼭 좌석을 사서 보냈어요.

◇ 정관용> 하루에 2회차, 일주일치?

◆ 김선영> 네.

◇ 정관용> 그러니까 거의 일주일에 14장?

◆ 김선영> 일주일에 14장 정도씩을 사서. 저보다 많이 사는 사람들이 있고. (웃음)

◆ 위근우> 이것에 대해서 혹자는 손익분기점이 영혼보내기라는 반칙으로 얻어낸 게 아니냐라는 의혹이 좀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렇지는 않겠죠.

◆ 위근우> 우선 영혼이라고 하는 게 정말 예측치를 왜곡할 만큼의 숫자는 아니라는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앞서서 (영화가 일찍) 내려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런 거죠. 어벤져스를 보려고 하는 사람이 스포일러가 걱정돼서 일찍 갈지언정 이게 빨리 내려갈 걸 걱정하기 때문에 이걸 빨리 보고 그러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런 작은 영화의 소비자들은 본인이 이 첫 주에 이걸 확보하지 못하면 다음 주 이걸 본다는 보장이 없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뭔가 좀 더 빨리 대응을 해야 되는 것들이 있는 것이고 사실은 그것 자체가 공정한 시장이라고 보기가 어려운 거잖아요.

◇ 정관용> 옛날 책 사재기 뭐 이렇게 해서 도서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하는 거 형사처벌 당해요.

◆ 위근우> 그런 건 시장 왜곡인 거죠. (웃음) 그건 그야말로 시장 왜곡인 거고.

◆ 김선영> 거기에 약간 비교를 하기도 하는데 그건 어떤 수익을 위한 행위잖아요. 그런데 이건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이 영화에 후원하는 현상이잖아요.

◇ 정관용> 물론 범법행위라는 말은 아니고 비정상적이라는 면에서는 일치할 수도 있다는 거죠. 정상적 방법은 아니잖아요, 사실.

◆ 김선영> 왜냐하면 이런 행위를 만들어낸 영화 시장 자체가 일단 비정상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거예요. 영화의 흥행 자체가 요즘 개봉한 지 3일 만에 판가름이 (나는 상황에서)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럼 비정상이란 말은 취소하고, 저는 영혼보내기운동이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감독. 그러나 이게 관객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영화 거기에 대해서 내가 적극적 지지와 후원을 한다. 일반론적으로 그렇다면 저는 좋다고 봐요. 그런데 지금 오늘 우리의 이야기는 여자가 주인공인 걸캅스, 별점테러가 벌어지니 여자들은 거기에 맞서서 영혼보내기운동을 하고, 이 세 단어를 같이 묶어놓고 보니까 참 이상하다 이거죠, 우리 사회가.

◆ 위근우> 이것이 뭔가 이념전으로 느껴진다는 말씀이신데.

◇ 정관용> 남혐 여혐 일종의 그런 일 아니에요?

◆ 위근우> 저는 우선 남혐이라고 하는 개념에 대해서 제가 그다지 동의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사실은 이걸 처음부터 다시 봤을 때 그렇잖아요. 정 선생님께서도 말씀해 주셨지만 아니, 지금까지 남성들이 그렇게 수많은 것들을 해 왔고 여성 영화가 나왔고. 사실 뭐가 문제냐면 남성 주인공 영화들이 만약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어요. 그런데 그것에 대해서 이제 남성 버디물은 안 통하는 부분이다라고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 영화가 망했구나라고 하지.

하지만 여성 영화 같은 경우 이게 한번 잘 안 되면 역시 여성 영화는 안 돼라고 하는 편견이 고착화되고 말하자면 제2의 걸캅스가 나올 확률은 현저하게 줄어드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미쓰백이란 영화의 손익분기점이 넘었기 때문에 걸캅스가 나올 수가 있는 것이고 걸캅스의 손익분기점이 넘어야 우리가 그 다음을 기대할 수 있는 굉장히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뭐라도 그 기울어진 것을 조금이라도 극복하기 위해서 하고자 하는 소비자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뭔가 너무 어떤 이념전보다는 정말 어떤 필연적인 부분이 도출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는 여성들만 주인공인 영화가 그동안 별로 성적이 안 좋았어요?

◆ 김선영> 지난해에야 영진위에서 성인지 통계라는 것을 내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시장구조가 얼마나 젠더적으로 좀 기울어져 있는가를 통계적으로 분석을 하기 시작한 건데 사실은 제작비가 높을수록 여성 주연 영화를 찾아보기가 힘들고. 지난해 제작된 영화 중에 중간 규모 이상의 작품들이 39편이었는데 그 중에서 여성 주연 영화는 5편에 불과했어요. 실제로 흥행성적을 보면 그 5편 중에 3편이 손익분기점을 넘었거든요. 그런데 반면에 남성들이 주연을 맡은 대작영화 같은 경우에 100억 이상의 작품 17편 중에서 단 2편만 손익분기점을 넘었어요. 그러니까 이게 결코 어떤 여성을 이런 대작영화의 주연으로 쓴다고 해서 그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다 이런 개념이 아닌.

◇ 정관용> 그건 아니다?

◆ 김선영> 통계적으로 그런 게 의미가 없다라는 게 최근에 나오기 시작을 하고 있고요.

◇ 정관용> 또 이건 어찌 보면 세계적인 현상이라고도 아까 두 분도 지적하셨듯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여성 주인공들을 자꾸 더 많이 쓰고 이런 현상이잖아요.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우리도 앞으로 그쪽으로 가는 거 아닙니까?

◆ 김선영> 그렇죠.

◆ 위근우> 가야겠죠.

◆ 김선영> 기회도 공정하고 사실 시장적으로도 그렇게 다양하게 성별을 활용을 해야 흥행에 도움이 된다라는 통계가 나와 있어요.

◇ 정관용> 물론이죠. 그래요. 그런 의미에서 또 여성 주인공 영화의 계속 제작을 기대하는 의미의 영혼보내기운동?

◆ 위근우> 그렇게까지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걸캅스 한 작품을 살리자의 문제를 떠나서 정말 이 시장 자체 왜곡을 오히려 조금이라도 정상화하겠다는 소비자운동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하여간 오늘 재미있는 단어들 우리 배웠습니다. 별점테러, 영혼보내기운동. 대중문화평론가 김선영 씨,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위근우 씨 고맙습니다.

◆ 김선영> 감사합니다.

◆ 위근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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