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황교안 대표님 우리를 '지옥'에서 건져주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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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기 칼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상정에 반발해 국회를 박차고 나간 자유한국당의 '민생투어'가 마무리됐다.

황교안 대표는 27일 한국당의 민생투어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의 절망과 눈물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역설했다.

사실 이번 장외투쟁을 통해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황교안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정권 시절 국무총리로 국정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논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차기 대권 주자로 인지도를 높이고 입지를 확실히 다지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이후 지리멸렬했던 자유한국당 역시 지지율이 30%대로 회복되면서 지지층 결집이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평가처럼 과연 긍정적인 효과만 거뒀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이번 장외투쟁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보수우익에 가까워졌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한국당의 장외집회는 태극기와 성조기 그리고 격한 구호가 넘실대는 극우 보수집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장외집회에서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의 발언은 도를 넘기 일쑤였고, 점점 더 강도가 높아지며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험한 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황교안 대표는 극우세력을 끌어 들였는지는 모르지만, 중도보수층까지 외연을 확장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으로 황 대표와 한국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황 대표는 봉요식 참배거부로 불교계의 반발을 불러오는가하면, 전방에 가서는 군과 정부는 입장이 달라야 한다는 뜬금없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국당의 장외투쟁으로 국회는 몇 달 동안 식물국회로 전락했고, 추경예산안을 비롯한 민생법안은 방치된 채 표류하고 있다.

그럼에도 황 대표와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 등원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장외투쟁을 통해 황 대표가 공감했다는 민심은 그렇지 않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국회파행의 책임이 한국당에 있다는 응답이 약 52%에 이르고 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국민의 절반 이상은 한국당이 빨리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황 대표는 현장에서 본 민생은 '지옥'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맹렬히 비난했다.

이 말이 정말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황 대표 스스로 지옥을 밟고 있다고 한 만큼 고통 받는 국민들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책임 있는 대안을 반드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정당의 존립기반인 국회로 돌아가 산적한 민생법안을 처리하고,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도록 정부를 다그쳐야 하지 않을까.

구호와 비난만으로 국민들을 '지옥'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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