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반도체산업 위험의 외주화 여전, 작업환경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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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0년 간 6개 회사 20만 여명 추적조사 결과 발표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발병, 일반 노동자 2.8배 높아
“백혈병 발병과 작업환경 상관관계 인정, 의미 커”
“확실해진 위험, 국가 차원 관리·예방 중요해”
위험업무 담당 하청업체 노동자 불포함 등 한계도
당분간 반도체 백혈병 환자 추가 발병 계속될 듯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5월 23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종란 (반올림 노무사)

◇ 정관용>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백혈병 걸려서 사망할 위험이 전체 노동자보다 무려 2. 8배가 높다. 이게 정부가 무려 10년에 걸친 조사를 통해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바로 이분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우리 사회에 처음으로 반도체 노동자 건강 문제를 제기했던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를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종란>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정부가 공식 역학조사해서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 이종란> 2008년도에도. 그러니까 10년 전에도 한 번 했었고요. 그때 관찰 기간이 짧아서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관찰 기간을 가지고 한 10년 정도 한 뒤에 다시 발표하겠다고 했었거든요. 이번에 그것이 다시 발표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럼 10년 동안 뭘 어떻게 관찰한 거예요?

◆ 이종란> 일단 2008년도, 그 10년 전에 구축해 놨던 코호트라고 하는데요. 6개 회사,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 6개 회사의 전현직 노동자 20만 명을 추적했다고 하는 것이고요. 2008년도는 관찰 기간이 2007년에서 2005년까지 짧아서 드물게 발생하는 백혈병 같은 질환을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 그래서 좀 더 충분한 관찰 기간을 주겠다고 해서 그래서 이번에 10년 이후에 발표한 것입니다.

◇ 정관용> 굉장히 정확한 조사군요? 그러니까 6개 회사.

◆ 이종란> 사실 의지가 상당해요.

◇ 정관용> 6개 회사에 근무한 전현직 20만 명을 10년 이상 추적해서 그 가운데 백혈병 걸린 사람 숫자를 다 헤아리고 그리고 전체 노동자 가운데 백혈병으로 진단 받은 사람 또 헤아리고 이랬던 거잖아요?

◆ 이종란> 네, 백혈병뿐만 아니라 비슷한 암인 악성 림프종과 다른 암들의 추이를 살펴봤습니다.

◇ 정관용> 그랬더니 무려 2. 8배나 사망 위험이 높았다?

◆ 이종란> 네. 그리고 굉장히 위기성도 확실하게 나타났고요. 위험이 확인됐다. 이렇게 얘기하고 또 무엇보다 그 원인을 이 말을 굉장히 그동안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아껴왔는데 이렇게 높게 나타난 이유가 작업환경상 영향의 가능성이 크다가 이번 연구 결과의 핵심적 요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당연하죠.

◆ 이종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연구라고 하는 그러한 것이 약간 보수적인, 뒤늦게 그런 걸 확인하고 하는 것 같아요. 그동안 피해자들이 많이 주장해 오고 싸워왔던 내용인데요.

◇ 정관용> 그러게 말이죠. 2007년에 고 황유미 씨 사망하고 산재 신청했는데 그때 산재 인정 안 됐죠?

◆ 이종란> 네. 2007년도에 산재 인정 안 됐었고. 산재 판단 과정에서 잠깐 보류하고 그 역학조사를 했었던 건데 그때 확실하게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10년 정도 더 역학조사를 한 거고 그때 당시에는 이게 확정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또 산재 불승인 근거로 쓰이기도 했고 그런데 소송 가서 법원에서 상담인 관계를 인정해서 황유미 씨의 산재인정 판결은 났습니다만 그동안 이러한 과거의 이 짧은 조사기간으로 인한 어떤 확실한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이유가 사실 불승인의 근거로 쓰이고 삼성에 의해서 악용되고 이렇게 해 왔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나마 정부 공식 장기간 추적 조사 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니까 적어도, 적어도 앞으로 산재 인정 이런 건 훨씬 더 수월해질 수 있겠네요?

◆ 이종란> 네, 네. 산재 인정이 전보다는 수월해질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물론 산재 그런 판단의 기준 자체가 개개별의 노출 수준을 따지기 때문에.

◇ 정관용> 하기는 그렇죠.

◆ 이종란> 마냥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분명히 긍정적 영향은 미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산재보다 더 중요한 게 이제 국가가 이 확실해진 위험에 대해서 어떻게 관리하고.

◇ 정관용> 당연하죠.

◆ 이종란>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이게 바로 이어져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작업 환경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핵심이죠, 사실.

◆ 이종란> 네. 그리고.

◇ 정관용> 네. 말씀하세요.

◆ 이종란> 이번 연구는 사실 백혈병이나 림프종 같은 혈액암 위험이 그러니까 확인됐다는 것 말고도 또 다른 여러 가지 희귀암들 위험도 나타났는데요. 갑상선암, 위암, 유방암, 뇌암, 뇌 및 중추신경계암, 신장암 등이 위험비가 증가했다고 얘기하고. 이게 건강검진을 많이 해서 나타나는 효과인지는 더 추적조사해보겠다고 하는 것이고. 또 희귀암인 피부흑색종, 고환암, 췌장암, 침샘암, 뼈관절암 등 이런 희귀암도 일단 발생비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위험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거의 모든 암의 발병률을 높이더라 이 말 아닙니까?

◆ 이종란> 네. 그것이 작업환경상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반올림 보시기에 이번 조사가 아주 획기적 성과가 있긴 하다 인정하시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면서요. 첫 번째, 이게 하청 협력 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추적조사는 없었어요?

'삼성 반도체 백혈병' 고 황유미씨 12주기 추모제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종란> 네, 이거 자체가 출발이 2008년도에 시작을 했던 것이어서 2008년도 황유미 씨의 사망이 이게 어떤 의미인가를 보기 위해서 시작을 했거든요. 하청협력업체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호트가 구축돼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 10년 동안 추적한 게 6개 회사의 정규 사원이고요. 사내 하청 업체라든지 위험 업무를 주로 좀 담당하고 있는 하청업체는 빠졌기 때문에 그 부분은 상당히 아쉬운 점입니다.

◇ 정관용> 하청이나 사내 하청 업체 근무자들이 정규직보다 더 많아요, 어때요? 숫자상으로는?

◆ 이종란> 숫자상으로는 사실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어요. 왜냐하면 그게 정부 차원에서 잘 조사를 해야지 파악할 수 있는 규모고. 다만 분명한 것은 이 반도체 공장에서 가장 위험한 업무 하면 세정 업무 또 PM이라고 해서 정비 업무가 있거든요. 유지 보수 정비업무인데 이 업무들을 거의 다 하청업체가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위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하청업체가 빠졌다는 건 사실 연구에 분명한 한계점이고.

◇ 정관용> 그러네요.

◆ 이종란> 그 점은 공단도 이제 시인하고 있는 점입니다.

◇ 정관용> 지금 말씀하신 위험업무라고 하는 거는 정규직보다 하청업체한테 더 많이 맡깁니까?

◆ 이종란> 네, 네. 그게 2000년대 초중반 이후로 서서히 비중이 높아져서 지금은 정말 거의 전부 하청업체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삼성 반도체 불산 누출사고 기억하시잖아요. 그때 그 불산누출로 사망하신 분이 바로 하청업체 소속이었거든요. 삼성전자가 대법원에서 무죄 나오고 안전관리 책임이 원청에 없다는 어이 없는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 정관용> 위험의 외주화, 이게 반도체 업종도 똑같군요.

◆ 이종란>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작년 11월에 반올림 측과 삼성전자가 피해자 보상 합의하고 협약식까지 진행했고 그날 저랑 인터뷰도 하셨어요.

◆ 이종란> 네, 네.

◇ 정관용> 그런데 또 올해 3월에는 삼성전자하고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업체들도 지금 집단 산재 신청하고 있고. 새로운 피해제보도 계속 들어 오고 있고 결국 한 마디로 말해서 피해자 보상 정도만 합의했지 산업환경, 작업환경은 전혀 안 바뀌고 있는 겁니까?

◆ 이종란> 네. 일단 작년 11월에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중재합의를 본 거는 기업 차원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하는 것에 삼성이 응답한 그런 합의이고 국가 차원에서 모든 노동자들의 치료받을 권리 등을 보장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산재보험 제도로는 이런 기업 차원의 보상과 또 별개로 산재 신청은 당연히 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산재를 계속 신청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직까지 피해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이종란> 이번 연구에서도 사실 연구 요약문에 보면 경향성 때문에 반도체 백혈병, 림프종 환자들이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 같다는 그러한 암울한 소식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미 오래 노출된 분들 이제 부터 발병한 것도 있을 거고.

◆ 이종란> 잠복기를 거쳐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이라도 작업환경 개선은 되고 있는 거예요?

◆ 이종란> 글쎄요. 그런 것들은 사실 이게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되고 국가에서 알고 해야 되는데 별로 그렇게 잘 알려진 바가 없어요. 물론 공정이 자동화 되면서 예전에 황유미씨가 했었던 수동세척방식의 이런 것들이 많이 밀폐되고 자동화된 거는 사실입니다만 아까 얘기했듯이 불산 누출 사고 같이 협력업체들에 문제가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부가 오랫동안 노력해서 이런 연구 결과가 내놨으니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관점으로 엄격한 작업환경 개선에 들어가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이종란> 네.

◇ 정관용> 반올림 소속 이종란 노무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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