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폭력으로 얼룩진 이탈리아 프로축구…로마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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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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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팬-경찰 충돌해 경찰차 불타…라치오 팬 5명 체포

15일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 근처에서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라치오의 극성팬들이 경찰을 향해 돌과 유리병 등을 던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인종차별 사건이 빈발해 우려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이탈리아 프로축구가 유서 깊은 클럽 대항전인 이탈리아컵(코파 이탈리아) 대회 결승전을 맞아 폭력으로 얼룩졌다.

16일(현지시간) 일간 일메사제로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로마에서 열린 세리에A 라치오와 아틀란타와의 이탈리아컵 결승전을 앞두고 경찰과 라치오 극성팬들이 경기 장소인 스타디오 올림피코 인근에서 충돌했다.

후드티를 입고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라치오 팬 여러 명은 경기를 앞두고 질서 유지를 위해 단속을 벌이던 경찰을 향해 화염병과 유리병, 돌 등을 던지자, 경찰은 이들에게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응수해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극성팬들이 던진 화염병으로 인해 경찰차 1대가 불에 탔고, 차 안에 타고 있고 경찰관 2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 실려가는 등 부상자도 발생했다. 또 다른 경찰차 2대도 팬들이 던진 물건 등에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폭력 행위에 가담한 라치오 팬 5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경찰의 검문에서 차량에 폭죽, 휴대용 칼, 조명탄, 곤봉 등 위험 물질을 소지한 것이 적발돼 입건됐다.

이날 결승전에서는 라치오가 아틀란타를 2대0으로 제압해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나, 극성 팬들의 무분별한 폭력 행위로 빛이 바랬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은 지적했다.
우천 속에 컵 대회 결승까지 겹친 탓에 이날 로마 시내에서는 극심한 교통체증이 저녁 내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라치오의 극우 팬클럽은 이탈리아가 파시즘과 나치즘 치하에서 벗어난 '해방기념일' 하루 전인 지난 달 24일 AC밀란과의 이탈리아컵 4강전을 앞두고 파시즘 창시자인 베니토 무솔리니를 찬양하는 현수막을 제2도시 밀라노 한복판에 내걸어 이탈리아 전체를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라치오 일부 팬들은 또한 라치오가 AC밀란에 1대0으로 승리한 이날 경기에서 AC밀란의 프랑스 출신의 흑인 선수 티에무 바카요코를 겨냥해 "바카요코에게 바나나를" 등의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치는 추태도 부렸다.

이탈리아에서는 코트디부아르 이민자 가정 출신의 이탈리아 국적 19세 흑인 선수인 모이세 켄(유벤투스)이 지난 달 2일 칼리아리와의 세리에A 경기에서 관중으로부터 흑인을 비하하는 원숭이 소리를 경기 내내 듣는 등 최근 축구 경기장에서 인종차별과 폭력 사건이 빈발, 축구계와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는 동시에 사회 질서 강화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축구 경기장 인근의 질서 유지를 위한 비용을 각 축구 구단에 부담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최근 밝히기도 했다. 경기 때마다 경찰력이 집중 배치되는 바람에 국가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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