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16일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제 원내대표 선거는 의원의 국회 대표를 뽑는 선거였지, 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16일 오신환 원내대표가 당선된 뒤 선거의 의미가 '손학규 불신임'이었다는 당내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의 '즉각 퇴진'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그는 자신에게 제기된 사퇴 요구를 "양당체제로 복원하려는 움직임"이라고 규정했다. "사적 이해관계 때문에 한국 민주주의의 시계를 뒤로 돌리려는 행태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국민이 만들어주신 중도개혁 정당인 바른미래당이 수구 보수 세력의 손에 허망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정치적 명운을 걸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석인 당직 개편을 마무리하는 즉시, 당 내부 인사를 최소화하고 외부 전문가와 일반 국민이 주가 되는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며 "명칭은 제2창당위원회가 됐든, 뭐가 됐든 아무래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혁신위) 성과를 바탕으로 총선기획단을 가동하겠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까지 그만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은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등의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얘기다.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유승민‧안철수계는 손 대표가 사퇴시킨 정무직 당직자의 복귀와 주승용 의원, 문병호 의원에 대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의 취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손 대표의 발언은 당내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과 같다.
한편 그는 "손 대표가 우리 당 의원과 접촉해서 '바른미래당으로 와라', '와서 유승민을 몰아내자'라고 했던 의원들의 말을 들었다"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증언에 대해 "말할 가치가 없다"고 부인했다.
손 대표의 측근인 박태순 전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이 '부당 여론조사' 실시 문제로 사직 처리됐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15일 사직서를 제출한 박 부원장은 '당비로 집행된 예산만큼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의혹(CBS노컷뉴스 4월23일자 특종기사: 바른미래, 수상한 여론조사)과 관련 당의 자체 내사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