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 MWC 2019는 어떤 미래를 보여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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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와 폴더폰 화제…'보이지 않는 손' 구글·아마존·MS·IBM
'신기방기(新技訪記)'는 새롭고 독특한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MWC 2019 스페인 바로셀로나 전시장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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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는 가히 '5G 잔치'였습니다. 거의 모든 행사에서 차세대 5G 셀룰러 기술의 출현과 이같은 초고속 초저지연 네트워크가 가져올 놀라운 미래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예견되긴 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칩셋 제조사와 네트워크 장비 회사,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잇달아 5G 지원 장치를 대거 선보이며 4차 산업혁명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의사가 병원 수술실과 5G로 연결돼 실시간 종양 제거를 집도하는 원격수술이 시연되는가 하면, 스웨덴 자율주행 기술업체 아인라이드(Einride)는 바로셀로나에서 수 천킬로미터 떨어진 예테보리(고텐버그)까지 5G를 연결해 자율주행 트럭을 제어하는 '티-팟(T-Pod)'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전화기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가전 제품, 센서 탑재가 가능한 거의 모든 사물이 5G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되어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 5G가 가져올 스마트 네트워크 시대...실세 따로

반면 이같은 5G 네트워크 시대로 본격 접어들면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바일 장치 제조사들은 안그래도 판매량 감소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새로운 압박에 직면할 전망입니다. 복잡하고 정교하게 진화해온 하드웨어가 앞으로 더 단순해지고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5G 네트워크 기반의 허브 장치로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미지=유튜브)
5G의 가장 큰 이점은 웹 페이지나 응용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때 공급자의 데이터 센터와 사용자 단말기에 대기 시간이 거의 없어진다는 것인데요, 5G와 클라우드가 만나면 사용자 단말에서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필요가 줄어들고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성능에 기대는 의존성도 크게 감소하게 됩니다.

이는 곧 스마트폰 제조사 대신 방대한 데이터 센터 리소스를 처리하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회사들이 모바일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이미 아마존, MS, IBM, 구글 등 상위 4개사가 전체 시장의 54%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회사들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클라우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요, 5G를 만나 날개를 단 격입니다. 기존 가상서버를 넘어 소프트웨어(SaaS)를 중심으로 기계학습, 인공지능을 더해 클라우드를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소비자는 통상 PC나 콘솔 장치를 이용해 게임 타이틀을 구동해왔고 이를 위해 고사양·고가의 PC나 콘솔게임기를 갖춰야 했지만 5G 장치에서는 고용량의 파일을 처리할 필요 없이 4K 게임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2차, 3차 경제효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집니다.

MWC 2019를 장식한 헤드라인은 5G폰과 폴더폰이었지만 실제 이 거대한 환경과 시장을 제어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이미 모바일 시장에 깊숙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도 당장은 고가의 고성능 GPU와 카메라, 라이다 시스템을 갖춰야 하지만 곧 소프트웨어 기반의 클라우드 시스템이 자율주행차를 통제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공지능 연구는 3년 전 알파고 등장 이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정교한 의사결정 알고리즘을 모바일 장치에 저장하기 충분한 크기로 줄이는데 집중됐습니다. 이때문에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사진 및 비디오 필터, 번역, 음성-텍스트 변화(STT)과 같은 자연어 처리 기술을 대거 내놓을 수 있는 혁신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바일이 수용할 수 있는 장치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많은 데이터에 무한 접속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살아온 삶의 패러다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아마도 5G 네트워크가 완전히 구축되는 몇 년 뒤에 말이죠.

◇ 5G 시대, 고사양·고가 스마트폰 사라질수도

앞서 모바일 칩셋 공급업체인 퀄컴은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용 5G 모바일 칩셋 '스냅드래곤 X50'을 발표해 화웨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제조사들이 5G를 채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습니다. 반면 SD카드, 장치용 스토리지를 만드는 업체들은 스마트폰 제조사들 못지 않게 체질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더 임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인류의 거의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보관되고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빠른 모바일 네트워크 속도로 즉시 응답 수준에 도달되면 장치에 달린 스토리지는 무용지물이 될 것은 불보듯 뻔합니다.

MWC 2019에서 발표된 대부분의 모바일 장치는 고해상도 LCD 또는 OLED 스크린을 탑재했습니다. 선명한 화면은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삼성전자가 첫선을 보인 스크린 내장 지문 생체인식 기술까지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처럼 AI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해 사진 및 영상의 화질을 향상시키는 마당에 3~5개의 멀티 카메라 렌즈를 탑재하는 것이 앞으로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안그래도 비싼데 말이죠.

모바일 기기 칩셋에 탑재돼 카메라 성능이나 배터리 효율성을 제어하는 AI 알고리즘도 날로 늘어나는 배터리 용량을 갉아먹기는 마찬가지입니다. AI 알고리즘이 쉬지 않고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배터리는 슬립타임 순간에도 소모됩니다.

트렌드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구글 어시스턴트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는 저사양·저가 피처폰 전용 운영체제인 '카이OS(KaiOS)'입니다. 구글이 일찌감치 이 회사에 22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요, 구글 보이스 어시스턴트(40개 언어)·구글 지도·구글 검색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기능들이 모두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구동되기 때문에 2G와 같은 저속 네트워크에서도 최신 기능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카이OS 탑재 전화기는 과거 피처폰 처럼 저사양에 낮은 해상도를 가진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최대 5일 이상의 배터리 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폰이기도 합니다.

이미 고사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원시시대로 돌아가란 말이냐'는 비난을 듣겠지만 카이OS는 안드로이드OS에 이어 인도 10억 명의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두 번째로 인기있는 모바일 운영체제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5천만 대 이상의 휴대전화가 카이OS로 구동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10% 안팎이 LTE와 같은 초고속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는 동안에도 60~70%의 인류는 여전히 2G 또는 3G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5G 시대는 이러한 기술적 한계가 좁혀지면서 특정 계층이 향유할 수 있었던 고성능 기술 제품 대신 합리적인 단말기를 통해서 누구나 최신·초고속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술 민주화'(Democratization of technology)를 경험하게 될 전망입니다.

◇ 번외: 폴더폰이 미래를 펼칠까요?

올해 CES 2019와 MWC 2019를 지나면서 5G 못지 않게 주목을 끈 이슈가 바로 폴더블폰(폴더폰)인데요,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선보인지 11년이 지났지만 스마트폰 폼펙터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삼성, 로욜, 화웨이 등이 선보인 폴더폰은 여전히 만질 수 없는 존재지만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와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향후 5G 초저지연, 초고속 네트워크를 통해 고용량의 게임, 동영상, 비디오 채팅 등을 스트리밍으로 경험할 수 있다면 역시 4K 시청이 가능한 선명한 대화면은 필수겠죠. 전문가들은 그런 점에서 태블릿이나 노트북 크기의 대화면을 이용하면서도 접어서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의 편리성을 원하는 소비자 욕구가 이같은 폴더폰의 등장을 재촉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삼성과 화웨이가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에 폴더폰 출시를 약속했지만 표준 장치로 각광을 받기 까지는 수 년이 걸릴 전망입니다. 시장 전문 기관들도 올해 폴더폰 출하량이 200~3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것도 이때문입니다.

5G 가능한 폴더폰같은 고사양 하드웨어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통신사들이 5G 구축을 완료해야만 합니다.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 장비를 개발한 화웨이의 제품이 사실 가격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미국의 견제를 받으면서 5G 확산에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중국 당국의 통제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겁니다. 미-중간 기술·경제 주도권 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한편에서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5G 지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막상 폴더폰의 수요가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1980달러(약 223만원), 화웨이의 '메이트 X'는 2299유로(약 293만원)로 아직 요금책정이 확정되지 않은 5G 요금까지 감안하면 소비자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출시 예정된 5G폰이나 폴더폰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5G폰이 대중화되면 5G+클라우드+소프트웨어 기반의 패러다임 변화로 고성능 하드웨어가 힘을 잃고 폼펙터의 경계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스마트 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통합장치가 현실적으로 나온다면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5G가 본격화 되는 2020년 이후 갤럭시와 아이폰은 어떤 폼펙터로 경쟁하게 될지,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 위치에서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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