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자의 쏘왓] '헬리오시티發' 역전세난? 강남 전세 내렸지만 역전세난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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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내려간 지역은 강남 포함 6구, 집주인 전세금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은 낮아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지급금액 증가->시장에는 역전세·깡통전세 공포
금융당국 "18년 하반기 이후 전국 평균 전세가격 하락폭 그간 상승폭 대비 크지 않아"
서울 전셋값 하락은 송파구 등 일부 지역 국한돼 있다는 시각도 존재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임미현> <홍기자의 쏘왓=""> 입니다. 내 경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뉴스 알아보는 시간이죠?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 가지고 왔나요?

◆ 홍영선> 부동산 얘기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작년 가을 만 해도 '서울 집값이 너무 오른다' 이런 주제로 얘기했었는데요. 6개월 만에 이번에는 집값, 특히 전셋값이 내려가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얼마나 떨어졌는지, 그 배경과 부작용이 걱정할 정도인지 짚어보려고 합니다.

송파 헬리오시티 전경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 임미현> 최근 언론에 '헬리오시티 발(發) 역전세난' 이런 말이 많이 나와요. 헬리오시티는 지난해 지어진 아파트 단지를 말하는 거죠?

◆ 홍영선> 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새로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말합니다. 거의 1만 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데요. 신도시급 규모죠. '역전세난'은 전셋값이 떨어져서 집주인이 재계약하거나 나가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 때 내주지 못하는 일종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황을 말하고요. 그러니까 헬리오시티발 역전세난은 헬리오시티가 전세값을 내렸고 역전세난까지 불러일으켰다는 건데요.

◇ 임미현> 홍 기자가 헬리오시티에 직접 가봤다고요?

◆ 홍영선> 네 지난 주 목요일(14일)에 가봤습니다. 헬리오시티발 역전세난이 심각한 건지, 또 헬리오시티 자체도 전셋값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얘기들이 있어서 직접 확인해봤는데요.

작년 봄 사전 예약 당시만 해도 전용면적 84제곱미터(33평형) 기준으로 8억원 선이었는데요. 헬리오시티 인근의 세 곳의 부동산을 가봤는데 6억원 이하로는 물건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6억원 이하로 떨어지는 곳은 거의 융자가 낀 곳이나 지하철역에서 상당히 거리가 있는 곳이었고요.

안 그래도 부동산 중개업소에 있는데 저처럼 전셋값이 하락했다는 얘기를 듣고 집을 보려는 분들이 와서 더 싼 물건이 없느냐고 묻기도 하고, 집주인들은 와서 더 내려가느냐고도 계속해서 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언론에서 너무 과도하게 이곳 집값이 떨어진다고 호도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쏟아냈고요.

헬리오시티 인근 A 부동산 중개업자입니다.

"언론에서 전셋값 내렸다고 하도 난리를 쳐서 그걸 보고 많이 물으러 오긴 하는데 33평 4억 5억 얘기하는 건 아버지 집에 아들이 들어가는 그런 말도 안되는 경우고요. 언론에서 말하는 건 좀 많이 선동적이에요. 여기 난리 났다고 하는데 눈으로 보시면 알잖아요. 난리는 없고 입주하려는 사람이 많이들 물으러 오는 정도죠"

헬리오시티 인근 B부동산 중개업자입니다.

"떨어졌다고 언론에서 나오는데 설 지나면서 약간 오르는 분위기에요. 문제는 이제 4월 1일까지 잔금을 치뤄야 하는데 그 전후로 약간 가격이 떨어질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역 인근이나 전망이 좋은 물건은 지금 거의 다 나간 상태고요."

◆ 홍영선> 헬리오시티 84제곱미터 아파트의 경우 당초 분양가가 8억원에서 9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입주도 하기 전에 실제 거래가격이 13억에서 15억원에 형성됐고요. 이렇게 실거래가격이 오르면서 전세가격이 8억원까지 치솟았던 겁니다. 분양가와 비교하면 집주인은 자신의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전세금만 가지고도 집 한채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문제는 정부의 9.13 대책으로 전체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헬리오시티의 집값도 떨어지고, 동시에 전세값도 떨어지게 됐고요. 결국, 집주인은 오는 4월 1일까지 잔금을 치러야 해서 떨어진 전세금 만큼 돈을 융통해야 하는데 대출길이 막히면서 어려워진 거죠. 헬리오시티 발 역전세난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임미현> 헬리오시티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역전세난이 우려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아무래도 이 근처와 강남권까지도 전셋값이 떨어지기 때문이겠죠?

◆ 홍영선> 그렇습니다. 헬리오시티가 지어지면서 공급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집값이 내려갔는데, 이 송파구 주변지역인 강남권까지 영향을 받아 집값이 내려가서입니다.

◇ 임미현> 실제로 전셋값 추이는 어떤가요?

◆ 홍영선>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가 10주 연속으로 내려간 게 7년 만이다, 이런 보도가 계속 나오는데요. 전세는 2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몇 주 동안만 떼어보는 건 역전세난 우려가 현실화됐는지 볼 때 의미가 없고요. 2년 전에 전셋값 대비 얼마나 떨어졌는지 봐야 얼마나 역전세난 우려가 큰 지 알 수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을 한 번 보면요. 일부 지역에선 역전세난 우려가 제기되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닙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기준으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2년 전인 2017년 2월 초보다 아파트 전셋값이 내린 곳은 강남(-1.71%)·서초(-6.96%)·송파(-3.22%)·용산(-0.76%)·도봉(-0.57%)·노원구(-0.25%) 등 6개 지역에 그칩니다.

수치상 역전세난 우려가 제기될 만한 곳은 서초·송파구 정도인데요. 헬리오시티가 인근 집값까지 하락시켰다는 말을 입증하는 거죠. 하지만 이들 강남권은 고가 아파트가 대부분이잖아요? 따라서 전셋값이 하락해도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은 상대적으로 적겠죠.

◇ 임미현> 서울보단 다른 곳이 문제인거죠?

◆ 홍영선> 네 서울 이외의 곳을 보면 경기도부터 경고등이 켜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경기 광명, 부천, 의정부, 인천을 제외한 상당수 도시의 최근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전 보다 크게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안산의 전셋값이 2년 만에 무려 14.53% 하락했고 평택(-12.40%), 하남(-10.11%), 파주(-9.66%), 화성(-6.56%) 등도 많이 내렸습니다. 이렇게 전세폭이 좀 크게 떨어진 지역에선 당장 올 상반기 2년 전세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반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임미현> 지방은 어떤가요?

◆ 홍영선>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1개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는데요. 울산광역시 전셋값이 -13.63%로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울산 북구는 2년 전 보다 전셋값이 20.8%나 떨어졌고요.

거제시는 2년 전 대비 34.98%나 급락해 전국에서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요. 부산도 2년 전 대비 2.36% 전세값이 하락했고, 경남 (-11.29%), 세종(-5.47), 강원(-2.62%), 충북(-4.01%), 충남(-7.08%), 경북(-8.10%), 제주(-3.71%) 등에서도 전셋값이 떨어졌죠.

구조 조정 등 지역 경제 위축으로 전세 수요가 감소한데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까지 증가한 곳 위주로 전셋값 하락폭이 컸습니다.

◇ 임미현> 특히 '갭투자'가 부메랑이 되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요.

◆ 홍영선> 네 전세가가 내려가면서 집값 상승기에 이른바 '갭투자'를 했던 집주인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갭투자는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금 차이가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사는 투자 방식이잖아요. 지난 수년 간 부동산 상승기에 불과 수백만에서 수천만원 자금만으로도 집을 사 쏠쏠한 시세 차익을 거둬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요.

당장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지급 금액이 증가하는 지표가 나오면서 역전세, 깡통전세 공포가 커졌습니다. SGI서울보증과 주택도시보증공사 자료를 종합한 결과 두 회사가 지난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준 액수가 1607억원으로 2017년의 398억원보다 4배 이상 커진 겁니다.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 보증금을 돌려주는 상품인데요. 바꿔 말하면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도 전셋값이 계약 시작 때보다 떨어지자 집주인들이 전세금 반환을 제때 못하고 있는 것이죠.

◇ 임미현> 금융당국도 시장 상황과 비슷하게 보고 있는 건가요?

◆ 홍영선> 시장이 역전세난을 거의 '공포스럽게' 받아들이는 반면 당국은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우선 전세보증금 대지급 규모가 커진 주된 이유로 최근 2~3년간 전세금반환보증 시장이 확대된 이유가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주영 금융위원회 가계금융과장입니다.

"전세보증 상품을 많이 팔았다는 거죠. 실제로 전세금 반환보증 공급규모는 2015년 2조 7000억원에서 2016년 8조 70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대폭 증가했습니다.

또 지난 해 하반기 이후의 전국 평균 전세가격 하락폭은 그간 전세가격 상승폭 대비 아직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 홍영선> 서울의 전셋값 하락이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 등 대규모 물량 공급이 일어나고 있는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위원입니다.

"헬리오시티라는 일시적 공급 확대 때문에 역전세난이 서울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강남, 강동, 송파 권역에서만 재건축으로 인해 4~5만 세대의 멸실이 발생할 예정이어서 신규 수요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지금의 역전세난은 길지 않을 것이고 조만간 전세난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반기로 갈수록 전셋값이 오를 여지도 있는거죠."

◆ 홍영선> 일각에서는 갭투자를 한 사람 본인 책임이다 이런 말도 하는데요. 문제는 이 갭투자를 한 집주인의 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임미현> 세입자들이 미리 피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홍영선> 전셋값이 하락하는 시기에 세입자 전세보증금을 확실히 돌려받기 위해 '반환보증'을 선택하는게 유리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 안심대출'을 이용하는 게 좋은데요. 이 상품은 보증금 분쟁이 발생해도 HUG가 채권보전 절차를 전담해 세입자가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반환보증 가입자들은 전세계약 종료 후 한 달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보증기관에 이행청구를 하면 되는데요. 이때 세입자는 집을 완전히 비워줘야 보증금을 받을 수 있고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관할 법원에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해야 합니다.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아 전세보증금 반환 소송을 할 경우 세입자는 집주인을 상대로 소장 송달 이후부터 보증금을 반환받는 날까지 연 15%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임미현> 좋은 정보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겟습니다.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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