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5.18 훼손한 자유한국당 의원들 물러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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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에서 추모사를 하다 눈물을 흘린 유가족 김소형(37)씨를 위로하고 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태어난 김씨는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를 잃었다. 전남 완도 수협에서 근무하다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광주로 달려온 아버지가 계엄군의 의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사진=박종민 기자)

 

2017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80년 5월 18일에 출생한 김소형씨가 아버지에게 쓰는 편지를 낭독했다.

'슬픈 편지'라는 제목의 이 편지에는 딸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벅찬 마음으로 병원으로 향하다 숨을 거둔 아버지에 대한 절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축복받아야 할 자신의 생일이 하필 아버지의 기일이 돼버린 기구하고 슬픈 사연에 참석자들은 모두 눈시울을 적셨고, 문재인 대통령은 자리로 들어가는 김소형씨를 돌려 세우고 따뜻한 포옹으로 위로했다.

이 장면이 상징하는 것은 5.18은 여전히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라는 점이다.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5.18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5.18 진상조사위원회가 새삼스럽게 가동되는 것도 발포책임자를 비롯해 가려내야할 진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에게 5.18은 여전히 공산세력이 개입한 폭동인 모양이다.

지난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의원과 보수단체가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극우논객 지만원씨가 참석해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극우인사 가운데 한 사람인 지만원씨를 토론자로 초청해 5.18토론회라는 것을 열어 논란을 자초했다.

지만원씨는 이 토론회에서 5.18은 북한 특수부대원이 가담해 일으킨 폭동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전두환씨는 영웅'이라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종명의원도 5.18을 폭동으로 지칭했고, 같은 당 김순례의원은 5.18 유공자들을 '괴물'로 묘사했다.

공동주최자인 김진태 의원 역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만원씨는 북한군개입설을 주장하다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명예훼손혐의가 확정됐고, 이에 따른 형사재판도 진행 중인 인물이다.

5.18토론회 참석자들의 발언으로 여야 4당은 물론 국민적 비난이 거세지자 자유한국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던 나경원 원내대표도 한 발 물러서는 느낌이고, 김병준 비대위원장 역시 우려를 표명했다.

지지율이 조금씩 오르면서 자신감이 생긴 탓인지, 자유한국당의 최근 행보는 도를 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법적으로 검증이 모두 끝난 사실에 대해 악의적인 허위 주장을 하는 사람을 내세워 그것도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에서 토론회를 여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다.

또한 허위사실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변자라는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부인한 것과 다름없다.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부인했다면 당연히 자신의 배지도 스스로 반납해야 옳다.

법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혹은 공천이라는 과정을 통해 퇴출되는 것 보다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5.18 희생자들에게 사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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