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중기부-교육부의 이상한 인사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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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 사상 첫 여성 국장이 탄생했다'

지난 7일 중기부는 국장급 인사를 발표하며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에 박 모 국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중기부 대변인은 박 국장의 서울청장 임명 의미에 대해 "중기부 사상 첫 여성 국장의 탄생"이라고 설명했다.

공직 사회의 유리 천장을 깨는 인사는 환영하지만 업무의 전문성 또한 중요하다.

박 국장은 중기부는 물론 경제부처 출신도 아닌, 교육부 출신이다. 교육부 내에서는 '고참' 국장으로 지난 2017년에는 국정역사교과서 폐지 실무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관료가 갑자기 경제 일선을 지휘하는 자리로 오는 것은 어딘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업무 연관성으로 따지면 교육부는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못지 않게 중기부와 관련성이 크다"며 "산학연이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국장의 경우 교육부 내에서 산학연 부분을 주로 담당해온만큼 서울지방중기청장에 적임자"라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교육부 출신이 서울지방중기청장으로 온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다만 인사교류 차원이며 본인이 자원했고 홍종학 중기부 장관의 면접도 통과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중기부 인사자료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07년 이후 서울중기청장에 임명된 사람은 모두 5명. 이 가운데 교육부 출신은 물론 타 부처 출신도 없었다. 산업부나 지식경제부 출신은 있었지만 이는 당시 중기부(중기청)가 이들 부처의 '외청'이었던만큼 타 부처로 보기 힘들다.

각 지역 중기청의 산학연 기능은 중요하다. 하지만 산학연이 지역 중기청의 오로지 유일한 기능은 아니다. 각 지역 중기청은 자영업자부터 소상공인, 중소기업, 벤처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 전체를 현장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현장의 고충을 민감하게 파악해 부처 정책으로 발전시키는 곳도 지역 중기청이 할 일이다. 한마디로 기업과 노동과 경제 전반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현재 중기부 산하에는 모두 12개의 지방청이 있다. 이번에 바뀐 서울청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기부 출신이 청장을 맡고 있다. 서울청장과 함께 바뀐 광주전남청장 역시 중기부 출신이다.

12개 지청 가운데 서울청은 국장급이 임명되는 '1급'으로 분류된다. 중기부 내에서는 서울청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박 국장의 임기는 일단 1년이다. 업무를 파악할 때쯤이면 임기가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 국장의 서울청장 임명 의미를 '중기부 사상 첫 여성 국장 탄생'으로 설명했던 중기부 대변인은 이번 인사에서 거꾸로 교육부 소속의 국립대학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역시 인사교류 차원으로 임기는 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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