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소통의 장 '광장'을 둘러싼 소통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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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박원순 서울 시장. (사진=자료사진)
서울 광화문 광장을 새롭게 꾸미는 안을 놓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간에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서울청사 뒤편에 6차선 도로를 내고 청사 앞마당을 공원으로 조성하면 공공건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하게 됩니다"

지난 21일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발표한 뒤 나온 행정안전부의 입장이다.

행안부는 '서울시의 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지속적으로 밝혔는데도 서울시가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이 수드러들지 않자, 양측은 지난 24일 긴급 협의를 갖고 성공적인 광화문 광장 조성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그런데 김부겸 장관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 안은 행안부장관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대안을 갖고 오라"고 어깃장을 놓았다.

박원순 시장도 이에 질세라 "절대 안되는 일이 어딨냐"며 그동안 청와대와 협의해 온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촛불민심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로서 광화문 광장을 상징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명소로 만들겠다는데야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때문에 행안부장관으로서, 또 서울 시장으로서 얼마든지 치열한 논쟁을 벌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문제는 일반 국민들이 김부겸을 단순히 행안부장관으로, 또 박원순을 서울시장으로 각각 받아들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여권의 대권후보들이 현 정부 탄생의 상징인 광화문 광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싸움을 벌인다고 볼 게 뻔하다.

각자의 위치에서 조직을 대변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광장의 갖는 소통의 의미를 스스로 저버려서는 안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적인 안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수장들이 마치 여론전을 펼치는 듯한 모양새는 보는 이들을 매우 불편하게 한다.


서울시 말대로 확정된 안이 아니라 계속 협의가 가능하다면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 행안부의 의견이 배제된 안을 발표하는 건 지나친 측면이 있다.

마찬가지로 서울시와 협의를 하기로 발표한 다음날 바로 '대안을 갖고 오라'고 일갈한 김부겸 장관도 잘 한 일은 아니다.

광장은 다양한 의견이 모여 수렴되고 확산되는 과정이 되풀이 되는 소통의 공간이다.

누구보다 소통을 강조해 왔고 시민들의 의견수렴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가장 잘 아는 두 사람이 으르렁대는 모습은 그래서 더욱 볼썽사납다.

광장은 시민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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