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해명에 녹아있는 손혜원의 '입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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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세가지 의혹에 대해 해명했지만 논란은 여전
"손혜원 학예사 인사 요구 있었다" 공식 인정
"현대 작품 구매는 자체 판단일 뿐이지만 나전칠기도 '조사'는 했다"

손혜원 의원.(사진=이한형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손혜원 의원이 인사 외압을 가하고 특정 작품 구매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자체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손 의원의 외압을 일부 확인해준 모양새가 됐다. 손 의원이 박물관을 찾아 특정인을 채용할 것을 요구했으며, 손 의원이 추천했던 나전칠기 작품에 대해 박물관이 후보로 두고 매입을 검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피감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과 관련된 손 의원의 의혹은 크게 세가지이다.

▷의혹 ① 특정 학예사 지속적으로 추천? "손 의원이 박물관 방문때 A씨 추천한건 맞지만 검토 끝에 채용 안했다"

첫째, 손 의원이 국립민속박물관 보존처리를 담당하는 학예연구사 A씨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영입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는 것이다.

손 의원은 2018년 6월 박물관을 찾아와서 관장과 대면하면서 A씨의 채용을 거듭 요구했다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손 의원이 A씨의 인사를 언급한 기록이 있다.

A씨는 손 의원의 지인인 나전칠기 장인의 딸로 2016년 자신이 처리한 유물에 문제가 생겨 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로 전보된 국립민속박물관 직원이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손 의원은 작년 6월 나전칠기 연구 복원에 대한 사업을 이야기하던 중 A씨의 전문성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추천했다"며 "작년 12월말 정기인사교류시 해당자를 검토하였으나 교류 분야가 맞지 않아 선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실제 A씨가 채용되지는 않았지만, 손 의원이 6월에 박물관을 찾아가 A씨를 추천한 사실은 박물관 스스로가 공식 인정한 것이다.

▷의혹 ② 손혜원 의원이 추천한 현대 나전칠기 대신에 다른 작품 구입? "현대 작품 산 건 자체 판단, 나전칠기도 '조사'는 했다"

두번째 의혹은 손 의원이 현대 작품을 거의 취급하지 않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자신이 판권을 가지고 있는 나전칠기 장인의 작품을 구매하라고 요구했다는 설이다.

이에 박물관은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취임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의 상설전시는 1910년까지로 한정짓지 말고 근현대까지 늘려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근현대품으로 수집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해왔다"며 "나전칠기를 구입해야 한다고 주문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2018년 12월 이례적으로 현대 작품 4점을 사들인 것은 박물관 자체의 정책적 판단이라는 얘기다.

다만, 손 의원이 판권을 가지고 있었던 나전칠기 작품에 대해서도 구매 전에 '사전 조사'를 벌였다는 점을 인정했다.

박물관 측은 "자체적으로 근현대품 수집을 위해 구입 실무자가 작년에 전통기법을 계승한 10여명의 작가들의 작품(최종 구입한 금속공예품, 나전칠기 등)을 조사한 바 있다"며 "가격의 적절성, 기존 전시품과의 연계성을 검토하여 최종적으로 금속공예품 4점을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나전칠기 작품들도 후보군에 있어서 기초 조사를 벌였지만 검토 과정에서 탈락했다는 것이다.

▷의혹 ③ 현대 작품 구매 반대했던 학예실장 전보 뒤 작품 구매? "순환보직 인사일 뿐"

마지막으로, 나전칠기 구입을 반대하고 반발했던 민병찬 전 학예연구실장이 전보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서 박물관은 "순환보직 인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이 국립경주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좌천성이 아니라 순환보직의 일환으로 오히려 영전이라는 평이 많다.

다만, 학예연구실장이 자리를 떠난 뒤에 박물관이 현대 작품 4점을 바로 사들였다는 점은 시기상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어찌됐건, 국립중앙박물관은 해명자료를 통해 손 의원으로부터 특정 인물을 채용하라는 인사 요구를 받았고, 손 의원이 추천한 나전칠기 작품도 매입 전단계에서 후보군에 올려놓고 조사를 벌였다는 점을 인정한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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