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자의 쏘왓] 올해부터 '알짜카드' 대폭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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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통신비 할인·마일리지 적립·주유 할인 '적자 상품' 속속 정리될 것
지속되는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해 설계 예측 빗나가, 비용 절감에 올인
올해부터 부가서비스 축소도 가능…금융당국 "과도한 혜택 줄지는 않을 것"
무이자할부 축소 ·연회비 상승 등 서비스 축소 움직임도 빨라질 듯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임미현> 화요일 코너 <홍기자의 쏘왓=""> 입니다. 오늘도 내 경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뉴스 알아보는 시간이죠? 경제부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주제는 뭔가요?

◆ 홍영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하루에 한 번은 쓰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이야기 가지고 나왔습니다.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많은 카드들이 올해부터 대폭 사라진다고 하는데요. 어떤 카드들이 사라지는 건지, 앞으로 혜택이 많은 카드들은 볼 수 없는 건지 전망까지 함께 알아봤습니다.

◇ 임미현> 혜택이 많은 카드들이 올해부터 대폭 사라진다고요?

◆ 홍영선> 네 소비자 혜택이 많은 카드를 '알짜카드' 또는 '혜자카드(혜자스럽다=가성비가 좋다는 인터넷 용어)'라고 하잖아요? 이 카드들이 올해부터 무더기로 단종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 임미현> 우선 어떤 카드들이 단종되나요?

◆ 홍영선> KB국민카드의 경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비 할인카드 11종을 포함해서 무려 20개 제휴카드의 신규 추가 발급이 이번 달 말부터 중단됩니다.

(그래픽=김성기 PD)

 

◇ 임미현> 그런데 카드도 상품이니까 종종 단종되지 않습니까?

◆ 홍영선> 보통은 ① 인기가 없거나 ② 상품 설계를 잘못해서 적자상품이 됐을 때 카드 상품이 종종 단종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20개의 카드가 무더기로 단종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1월에도 옥션, G마켓과 제휴를 통해 선보인 카드 5종, KB국민 가온카드, KB국민 누리카드 등 4종의 상품을 판매 중단했고요.

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이번 달부터 홈플러스 제휴 카드 5개, 코웨이 복지 카드, 쌍용자동차 AUTO 빅플러스 등의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카드는 카드 포인트를 쌓아 일반석 티켓 가격으로 일등석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어 입소문을 타왔던 '모두투어 투어마일리지 카드'를 지난 해 말 부로 단종시켰고, 하나카드는 항공마일리지 적립에 특화된 프리미엄 카드 '시그니처 카드' 신규 발급을 이달부터 전격 중단했습니다.

현대카드도 kt-현대카드M Edition2(라이트할부형)과 LG U+-현대카드M Edition2(라이트할부형 2.0)의 신규·교체·갱신 발급을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 임미현> 상당히 많이 단종이 되는군요. 이렇게 원래 연초에 카드들이 많이 단종되나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홍영선> 사업 방향을 설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제휴가 끝난 상품, 중복되는 상품들을 재설계하는 차원에서 연초에 카드들이 정리되는 경우가 있긴 한데요. 올해가 이례적으로 많이 단종되는 추세라고 합니다.

◇ 임미현> 그 이유가 있을까요?

◆ 홍영선> 단종된 카드들을 보면 주로 통신비 할인카드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통신비 할인카드는 할인 혜택이 높기 때문에 인기가 높습니다. 신용카드 전문 사이트 카드고릴라가 2017년 말 '올 한해 가장 유용했던 신용카드 혜택이 무엇인가' 하는 주제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대중교통과 이동통신 할인이 31%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할 정도니까요.

그래서 직접 카드사들에게 왜 인기가 있는 상품들을 단종시키냐고 물어봤더니, 이런 통신비 할인 카드가 대표적인 '적자 상품'이라고 하더라고요. 통신비 할인 뿐 아니라 항공사 특화, 주유 할인 관련 카드들도 마찬가집니다.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좋은 카드로 손꼽히지만, 업계에선 반대로 '적자 상품'으로 분류되는 건데요. 카드 상품을 만들 때 당시의 상황과 미래를 예측해서 설계를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어섭니다. 이런 상품들이야 매 해 몇개 씩 있었는데, 지난해 말 카드수수료 인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설계 예측이 예상보다 크게 빗나간 거죠. 카드사로서는 비용 절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혜택이 많은 카드들을 올해 무더기로 정리하려고 하는 거고요.

A 카드사 관계자입니다.

"통신 제휴 카드 붐이 불었을 때 중복되는 상품들이 많았습니다. 포트폴리오 조정하는 이유가 하나 있고요. 노후화된 상품들, 관심 없어 하는 상품들을 '관리 효율성' 차원에서 정리하는 이유가 두 번째 있고요.

세 번째는 가맹점 수수료가 워낙 많이 내려 가서 수익성 문제가 있습니다. 통신·주유·항공 마일리지 카드들, 비용이 많이 들고 상대 제휴사들이 초 울트라 갑인 곳인 카드들은 줄줄이 단종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왜냐면 현재는 부가서비스를 조정할 수 없게 당국이 막고 있으니까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하려다 보면 알짜카드를 단종할 수 밖에 없는 거죠."

B 카드사 관계자입니다.

"통신비 할인 카드는 대표적인 적자 상품이에요. 이런 수수료 구조 속에서는요. 5년 전 수수료랑 너무 다르잖아요. 이 통신비 카드를 만들었을 때 수수료 1을 받으니 비용 0.9를 투입해서 카드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수수료율이 0.5인데 0.9 비용이 들어가니까 무조건 0.4가 손실이 나잖아요.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에 맞는 혜택이 축소된 카드를 만들어야죠.

금융당국의 TF 결과를 좀 봐야겠지만, 알짜카드는 앞으로 무더기로 단종될 거에요. 카드사들이 자선 사업을 할 수도 없는 거고 당연한 시장 논리 아닙니까?"

◇ 임미현>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인하를 발표하면서 사실 예견된 일이긴 합니다. 알짜카드 자체가 단종되는 것은 물론 알짜카드의 혜택도 축소될 수 있다고요?

◆ 홍영선> 우선 당장 알짜카드의 헤택이 줄어들 순 없습니다. 현행법상 신용카드는 상품 출시 후 3년 간은 기본 부가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내 카드의 기본 혜택을 카드사의 마음대로 줄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2016년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3년이 지나면 금융감독원의 변경 승인을 받아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 있게 됐는데요. 개정된 이후 올 해가 그 첫 해입니다.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렸지만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금융당국 자체도 허가를 내 본 적이 없으니까 그 기준을 마련하려고 하고 있고요.

금융당국이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인데 이 TF에서 승인 기준을 마련하려고 논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카드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부가서비스 축소를 허용하되, 과도하게 혜택이 줄어들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 임미현> 또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무이자할부가 없어지거나 연회비가 상승하는게 아니냐 하는 건데요. 며칠 전에 롯데카드가 무이자할부를 없앤다는 기사도 나왔던데, 이것도 현실화될 조짐인가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홍영선> 롯데카드에 확인해봤더니, 무이자할부가 없어진다는 건 사실이 아니고요. 광범위한 무이자할부 프로모션을 자제하고, 시기에 따라 가맹점별로 전략적으로 시행하기로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무이자할부를 안하는 건 아닌데 과거보다는 줄어든다는 거죠.

무이자할부는 카드에 탑재되는 서비스가 아니라, 카드사가 자신들의 비용을 들여서 프로모션을 하는 건데요. 다른 카드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무이자할부를 하다보니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쟁적으로 무이자할부 프로모션을 했던거죠.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런 프로모션 등 일회성 혜택에 드는 마케팅 비용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감축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번 지적한 바 있기 때문에 카드사들도 줄이겠다는 거고요.

C 카드사 관계자의 말입니다.

"00백화점 3개월 무이자할부, 이런 건 우리 카드사가 프로모션을 하는 거잖아요. 금융당국은 당장 줄일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인데 고객들이 무이자 할부 때문에 카드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국 고민도 여기에 있습니다.

무이자할부를 줄이라 했는데 줄였어요. 그런데 소비가 확 위축될 수 있죠. 무이자할부는 소비 진작책인데 그걸 확 줄이는 게 쉽겠냐는 거에요. 그럼 뭘 줄일거냐? 일회성 판촉 비용을 줄이면 된다고 하는데 그게 말이 쉽죠. 심각한 고민 없이 나온 생각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 홍영선> 연회비 역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카드수수료 인하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익자 부담' 원칙을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 고객들이 자신이 낸 연회비에 비해 너무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인거죠. 당연히 혜택이 높은 카드를 소지한 고객의 경우 혜택이 줄어들거나 연회비가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 임미현> 지금 카드사들은 어느 정도 계획은 있지만 어찌됐든 금융당국의 TF 결과에 따라 움직임이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이네요. 현재 TF 논의 상황은 어떻고, 결과는 언제쯤 나오나요?

◆ 홍영선> 현재 TF는 금감원을 통해 전체 카드 상품 2만여개의 상품 전수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워낙 방대한 양이다보니 원래 목표대로 1월 말쯤 TF 결과가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요. 2월까지 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수조사를 통해 상품 설계와 구조, 마케팅비용 현황까지 살펴본 뒤 부가서비스를 언제부터 어떻게 개편할 지 논의가 이어지고요. 부가서비스 뿐 아니라 카드사들의 부수 사업은 어떻게 할지도 같이 결정날 것으로 보입니다.

TF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입니다.

"①마케팅 비용 줄이는 부분(부가서비스 축소) ②부수사업 문제 ③가맹점 수수료 역진성 문제, 이렇게 크게 세 가지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부가서비스 축소 문제에 대해선 2016년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이 개정되고 첫 해이다보니까 약관 변경 기준을 명확하게 해야하지 않느냐 이런 얘기를 하고 있고요. 감독 규정에 별표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 워낙 카드 상품들이 많고 약관이 다르기 때문에 외부에서라도 소위원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 이런 제안 등이 나왔습니다."

◆ 홍영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카드수수료 인하를 추진했잖아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고객 혜택 축소라는 부메랑만 돌아왔다는 불만도 사실 피할 수는 없습니다. 이 TF에서 고객들의 불만과 죽겠다는 카드사, 양측을 만족시킬 만한 묘수가 나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임미현> 자 그럼 지금 내 카드의 혜택은 무엇이고, 더 필요한 서비스는 뭐가 있는지 확인한 뒤에, 곧 사라질 알짜카드를 미리 만들어 놓는 지혜도 필요해보입니다. 그런데 내 카드 혜택 잘 기억나지 않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이럴 땐 어떡하나요?

◆ 홍영선> 내가 가입한 카드사에서 당연히 확인할 수 있고요. 전체적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서도 카드 정보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내 카드 혜택 확인해보시고요. 소비자들에게 혜택은 좋지만 적자카드로 분류되는 상품들은 앞으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니 미리 챙겨두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임미현>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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