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 감독 "시나리오 쓸때부터 유해진 염두..'귀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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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학회 사전제작 작업 위한 '말모이 작전'
대사 있는 등장인물 80명 넘어..직업·지역 다양
못알아듣는 전국 사투리 위해 자막도 삽입
유해진 즉석에서 작사,작곡...스탭들 박장대소
역사적 비극 앞 평범한 사람들 행동에 관심많아
신조어·줄임말 홍수 속 '우리말' 생각 계기 되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1월 11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영화 ‘말모이’ 엄유나 감독


◇ 정관용> 지금 들으신 소리는 영화 말모이 가운데 일부였습니다. 지난 1월 9일 많은 기대를 안고 개봉한 영화 말모이. 일제탄압으로 우리 말이 금지됐었던 1940년대 그 속에서 우리말 한글을 지켜내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죠. 오늘 이 말모이 연출을 맡은 감독을 직접 모셨어요. 택시운전사 영화 각본을 통해서 이름을 알렸었던 바 있죠. 엄유나 감독 어서 오십시오.

◆ 엄유나> 안녕하세요. 말모이 연출 엄유나라고 합니다.

◇ 정관용> 이번에 첫 영화연출이죠?

◆ 엄유나> 네, 맞습니다.

◇ 정관용> 택시운전사를 쓰셨고. 말모이도 직접 쓰셨죠?

◆ 엄유나> 네.

◇ 정관용> 말모이가 무슨 뜻이에요?

◆ 엄유나> 말모이는 사전을 말하는 우리 순우리말.

◇ 정관용> 말을 모아놨다, 사전.

◆ 엄유나>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자 말을 모은다는 의미로 말모이라는 단어를 쓰죠.

◇ 정관용> 원래 순우리말로 그 단어를 써요?

◆ 엄유나> 저도 이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1911년에 주시경 선생님이 일본이 우리말과 글을 빼앗을 것을 대비해 처음으로 사전을 만들기 시작하셨는데 그때 최초에 그 우리말사전 원고 제목을 주시경 선생님께서 말모이라고 지으셨고요. 주시경 선생님 돌아가시고 나서 사전작업이 중단되었는데 조선어학회가 그 사전작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수많은 전국의 사람들이 말을 모아서 이제 보내주는 일이 있었거든요, 역사적으로. 그걸 말모이 작전이라고 불렀어요.

◇ 정관용> 말모이작전?

◆ 엄유나> 그래서 말모이가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자 말을 모은다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거죠.

영화 '말모이'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정관용> 지금 소개해 주신 주시경 선생, 조선어학회 이런 건 다 교과서에서도 다 봤던 건데 이 영화는 바로 그때 이야기를 담은 겁니까?

◆ 엄유나>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시대 배경이 그러면 몇 년대부터 시작되세요?

◆ 엄유나> 영화 속의 시대 배경은 1942년에 조선어학회 사건이라고 하는, 교과서에서 배웠던 그 일제의 탄압이 이루어졌던 그 일을 맞이하기 직전을 시대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 정관용> 조선어학회 사건. 일제가 조선어학회를 탄압해서 다 체포하고 그랬었죠? 그 직전. 그래서 언제까지 가는 거예요. 사전편찬까지 갑니까?

◆ 엄유나> 그거는 영화를 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웃음) 더 소개하면 스포일러가 되니까. 알겠습니다. 그다음에 이런 조선어학회 다음에 이 조선어사전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예요?

◆ 엄유나> 저도 교과서에서 배웠던 정도로만 말씀하셨던 것처럼 주시경 선생님이나 조선어학회 사건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우연한 기회에 다큐멘터리를 하나 보게 됐는데 그 다큐멘터리에 조선어학회가 만든 사전에 조선어학회 그리고 지식인들 뿐만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의 참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그게 되게 감동적이고 일제강점기에 그런 일을 했다는 게 그 사람들의 마음이 무엇이었을까. 호기심이 일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고민하다가 이걸 영화로 만들면 제가 받은 감동을 관객분들에게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정말 지식인들과 조선어학회의 어문 연구자, 전문가들이 아니라 이름 없는 많은 백성들이 참여했어요?

◆ 엄유나> 네.

◇ 정관용> 어떻게요?

◆ 엄유나> '한글'이라는 조선어학회의 잡지가 매달 나왔었는데요.

◇ 정관용> 잡지.

◆ 엄유나> 그 한글이라는 잡지에 조선어학회에서 우리말을 모으자라는 광고를 실어서 교사들 그리고 학생들, 초등학생도 있고 아주 수많은 사람들이 지방에서 자기 지역의 말들을 모아서 보내주는. . .

◇ 정관용> 지역의 말이라면 사투리?

◆ 엄유나> 사투리.

◇ 정관용> 아, 사투리까지 다 담긴 사전이에요, 그러면?

◆ 엄유나> 네, 그렇죠.

◇ 정관용> 요즘 나오는 우리 사전은 그런 건 없지 않나요? 있나요?

◆ 엄유나> 사투리 보시면 어느 지역의 무슨 뜻.

◇ 정관용> 맞아요. 맞아요. 요즘 나온 사전에도 사투리도 다 실려 있죠?

◆ 엄유나> 극중 대사에도 나오는데, '사투리도 조선의 말이고 엄연한 자산인데'라는 말이 실제 조선어학회에서도 썼던 말이라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알겠어요. 그러니까 그건 지식인들이나 조선어학회,어문학자라고 해서 전국의 사투리를 다 알 수는 없잖아요.

◆ 엄유나> 그렇죠.

◇ 정관용> 그러니까 당신들이 쓰는 사투리 좀 다 보내주세요, 이렇게 모았다는 얘기군요. 그러면 영화 전체에 그렇게 백성들이 뭘 보내주고 이런 스토리들이 쭉 나와요?

◆ 엄유나> 네, 나옵니다.

◇ 정관용> 등장인물도 굉장히 많겠네요, 그러면?

◆ 엄유나> 실제로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대사가 있는 등장인물만 80명이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영화 '말모이' 촬영 현장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정관용> 80명?

◆ 엄유나> 많은 규모죠.

◇ 정관용> 대사가 있는 배우인데 80명이나 된다?

◆ 엄유나> 네.

◇ 정관용> 대단하네요.

◆ 엄유나> 저희가 조선어를 모으는 지식인도 있고 공부를 많이 못한 사람들도 다같이 등장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지역마다 사투리가 다르잖아요. 그래서 제주지역의 사람도 나오고 함경도 사람도 나오고 하니까 그러다 보니까 배우분들이 되게 많은 영화가 되었습니다.

◇ 정관용> 영화 어디까지가 실화예요?

◆ 엄유나> 실제로 조선어학회가 사전을 만들었고 조선어사건으로 일본의 탄압을 받았다라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요. 그리고 조선어학회가 만든 사전에 수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있었다는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 정관용> 등장인물들은 실존인물·은 아니에요?

◆ 엄유나> 영화적으로 만들어진 내용입니다.

◇ 정관용> 주인공이 유해진 씨죠?

◆ 엄유나> 네.

◇ 정관용> 유해진 씨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면서요.

◆ 엄유나> 네.

◇ 정관용> 왜요?

◆ 엄유나> 저는 이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의 참여에서부터 제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마음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귀한 배우와 작업을 하고 싶었고요. 유해진이라는 배우가 정말 귀한 배우라고 스스로 느꼈고 그리고 말과 글을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니까 우리말과 글에 말맛.

◇ 정관용> 말맛.

◆ 엄유나> 말맛이 좀 잘 사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가장 적역의 배우로 유해진 선배님을 떠올렸습니다.

◇ 정관용> 극중에 직업이 뭐예요, 유해진 씨는?

◆ 엄유나> 직업이 없습니다. (웃음)

◇ 정관용> 무직?

◆ 엄유나> 그러니까 직업이 있었다가 직장에서 잘리고 그러고 우연한 일을 계기로 조선어학회의 심부름꾼으로 들어가게 돼요.

◇ 정관용> 심부름꾼? 그러니까 어문 연구자나 지식인이 아니네요.

◆ 엄유나> 전혀요. 그러니까 글을 전혀 모르는.

◇ 정관용> 글 몰라요?

◆ 엄유나> 까막눈으로 나옵니다.

◇ 정관용> 한글을 못 읽어요?

◆ 엄유나> 아예.

◇ 정관용> 그런데 한글을 깨치나요?

◆ 엄유나> 조선어학회에서 일을 하면서 조금씩 글을 배우게 되죠.

◇ 정관용> 그리고 윤계상 씨가 류정환이라고 하는 역할로 등장을 하더라고요. 이 류정환이라는 분은 어떤 역할입니까?

◆ 엄유나> 극중에 조선어학회 대표역을 맡고 있습니다.

◇ 정관용> 예를 들면 주시경 선생 같은. 그렇죠, 예를 들면.

◇ 정관용> 그러니까 이분은 지식인이고, 이분과 유해진 씨가 연기한 김판수와는 갈등 관계가 좀 있겠군요.

◆ 엄유나> 네.

◇ 정관용> 계속 좀 스토리를 더 좀 얘기해 주세요. 궁금증을 좀 자아내주셔야 청취자들이 영화관으로 또 몰려든단 말이에요.

◆ 엄유나> 까막눈 판수가 조선어학회에 우연한 계기로 들어오게 되지만 조선어학회 대표이자 많이 배운 지식인인 류정환은 사사건건 판수가 못마땅해요. 그런데 판수 역시 그런 정환을 되게 못마땅.

◇ 정관용> 서로.

영화 '말모이' 촬영 현장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엄유나> 그래서 서로 처음에는 티격태격하고 되게 앙숙으로 지내다가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열고 어떤 일을 계기로 서로 진정한 동지가 돼서 이 일을 끝까지 함께하게 되죠.

◇ 정관용> 그 변화 과정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 축이겠군요. 일제시대를 다룬 영화들은 지금까지 보면 대체로 액션신, 이런 것들이 많이 등장하잖아요. 독립운동도 있고 그런. . . 이 영화는 그런 거 전혀 없겠네요.

◆ 엄유나> 네, 없습니다.

◇ 정관용> 계속 서로 말만 하는 영화인가요?

◆ 엄유나> (웃음) 보통의 일제강점기 영화들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소수의 무장투쟁한 사람들이나 독립운동가, 영웅들의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는데요. 말모이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일제에 항거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서로 말로 함께하고 말을 모으고 그런 과정들에서 나오는 갈등들이 주축이 되는 거죠.

◇ 정관용> 사투리 대잔치가 벌어지겠는데요.

◆ 엄유나> 맞습니다.

◇ 정관용>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듣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서로?

◆ 엄유나> 실제로 못 알아듣는 사투리들이 많아요.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저희가 자막을 이제, 마치 외국어처럼. . .

◇ 정관용> 자막을?

◆ 엄유나> 그런데 자막이 없으면 전혀 못 알아듣는. 특히 제주말 같은. . .

◇ 정관용> 한국어 영화인데 자막을 봐야 되는. 그 정도입니까?

◆ 엄유나> 어떤 지역의 사투리들은 못 알아듣게 되는 경우들이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 시나리오 쓰실 때 그 사투리들을 다 공부하셨겠네.

◆ 엄유나> 인터넷으로 공부하기도 하고요. 실제로 그 지역의 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다 고증을 엄격하게 지킨 거죠?

◆ 엄유나> 그렇죠.

◇ 정관용> 엉뚱한 단어 막 나오는 거 아니죠?

◆ 엄유나> (웃음) 아닙니다. 저희가 이북사투리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이북사투리 전문으로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계세요. 영화계 쪽에. 그래서 그 선생님께서 현장에서 나와주시기도 하고, 현장까지 나와주시기도 하고 다른 지역의 분들도 현장에서 상주하시면서 배우분들에게 배우분들이 훈련도 하시고 해서 사투리는 엄격하게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 걸 하나하나 발견해내는 재미도 있겠네요. 내가 모르던 단어인데 이런 단어도 있었구나 이런 것들 말이죠. 그런데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일본어식 표현을 많이 쓰잖아요.

◆ 엄유나>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솔직히.

◆ 엄유나> 아주 많이 쓰죠.

◇ 정관용> 대표적으로 몇 가지 한번 소개해 주세요.

◆ 엄유나> '시바이'라는 어떤 행동의 상황들을 '시바이'라고 하고요.

◇ 정관용> 행동의 상황?

◆ 엄유나> 물건을 훔치는 상황. 그러면 이런 이런 '시바이'에서는.

◇ 정관용> 그런 말을 썼어요?

◆ 엄유나> 아직까지도 쓰고 있는 경우들이 좀 있고요.

◇ 정관용> 그리고요?

◆ 엄유나> 철수하자. 이제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갈 때 철수하자는 걸 '바라시'한다라는. . .

◇ 정관용> 그냥 철수한다라고 하지 왜 바라시한다라고 했대요?

◆ 엄유나>(웃음) 그런데 일제강점기가 워낙 오래되다 보니까 일본어의 잔재들이 일상생활에서도 되게 많이 남아 있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촬영 현장에서도 아직까지 남아 있는 일본어 잔재들이 좀 많이 남아 있는 편이죠.

◇ 정관용> 하기는 뭐 당구장에서도 일본어 잔재 많이 쓰고요. 토목건설, 집 짓는 현장, 건축현장에서도 많이 쓰고 그런 거죠. 그런데 이번 영화 만드시면서는 그런 용어 안 쓰시기 위해 노력하셨다면서요?

영화 '말모이' 연출을 맡은 엄유나 감독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엄유나> 아무래도 저희가 말모이라는 영화를 하고 있다 보니까 현장에서 모든 배우분들과 제작진들이 다같이 그런 말을 쓰지 않으려고 되게 노력을 하셨고요. 실제로 저희가 세트 촬영을 할 때 이동하는 벽이 있거든요. 그걸 이제 뎅깡한다고 하는데, 벽을. 뎅깡벽이라고 누군가 그걸 안내하기 위해서 써놓은 거에, 그걸 지우고 이동벽이라고 고쳐 쓰기도 하고 했습니다.

◇ 정관용> 네...유해진 씨가 이 영화에서 작사, 작곡도 했다면서요?

◆ 엄유나> (웃음)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까막눈인데 그런 실력 어디서 또 나왔어요?

◆ 엄유나> 판수가 되게 신나는 장면이 있는데. 신나서 집에 가는 길에 제가 좀 흥얼거렸으면 좋겠다. 신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흥얼거렸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배우분께서 그 시대의 느낌이 나는 노래를 본인이 작사하시고 작곡하셔서 그 노래를 영화 속에서.

◇ 정관용> 직접 곡까지 자기가 만들어서? 완벽한 곡은 아니겠지만 흥얼거리는 그 대목을?

◆ 엄유나> 가사가 되게 찰지는 가사로. . .

◇ 정관용> 어떤 가사예요?

◆ 엄유나> '노다지를 캐면 황소를 사고' 이런 걸로 시작하는 가사입니다.

◇ 정관용> 그것도 직접 만들었어요?

◆ 엄유나> 가사도 직접 붙이신 거예요.

◇ 정관용> 유해진 씨가? 그건 시나리오 작업에는 없었던 거죠?

◆ 엄유나> 그렇죠.

◇ 정관용> 재주가 있던 가요, 작사, 작곡에?

◆ 엄유나> 현장에서 정말 모든 사람들이 너무 크게 웃어서 본인도 되게 만족해하시고. 영화 속에서도 되게 잘 어울리는 노래가 나왔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 장면 궁금해지네요.

우리 엄유나 감독 개인 이야기를 좀 해 보면 택시운전사도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독재에 저항하게 되는 그런 과정이잖아요. 이번 영화도 평범한 사람들이 일제에 항거하고 그것도 우리 말을 모으면서 항거한 그 스토리에 감동을 받아서 시작했다고 하잖아요. 원래 성향이 그러세요? 평범한 사람들의 어떤 움직임 이런 걸 주목하세요?

◆ 엄유나> 사람에 대한 관심은 있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까가 저뿐 아니라 영화하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자 고민일 것 같은데요. 이제 저 역시 그런 맥락에서 사람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니까 마치 그런 역사적 비극, 역사적 사실 앞에서 한 사람의 어떤 행동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영화판에 뛰어드신 지는 몇 년쯤 됐습니까?

◆ 엄유나> 제가 영화과를 시작한 게 영화과에 진학하게 된 게 20년 정도 됐습니다.

◇ 정관용> 20년. 그래서 대학 졸업하시고?


◆ 엄유나> 영화를 전공했고요. 그리고 연출부로 현장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연출부를 하다가 이제 시나리오, 극본을 쓰기 시작했고.

◇ 정관용> 그동안 쓰신 것 중에 영화화된 것이 어떤 게 있습니까?

◆ 엄유나> 안타깝게도 택시운전사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하나? 시나리오는 여러 편 쓰셨는데? 다 나머지는 엎어지고?

◆ 엄유나> 네, 그렇죠.

◇ 정관용> 택시운전사가 대박을 쳤잖아요.

◆ 엄유나> 네, 많은 관객분들의 사랑을 받았죠.

◇ 정관용> 연출부로 쭉 활동하시다가 시나리오로 첫 작품이 대박. 이제 감독 첫 작품도 대박나겠네요.

◆ 엄유나> 그러기를 바랍니다. (웃음)

◇ 정관용> (웃음) 좋아요. 감독님 사전 인터뷰 제가 읽어본 것 중 가운데 인상적인 게 책냄새, 사람냄새, 술냄새 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씀하셨더라고요. 무슨 뜻이에요?

◆ 엄유나>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많은 책이 나오거든요. 조선어학회가 10년 넘게 말과 글을 모으면서 모았던 책들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등장해서요.

◇ 정관용> 책냄새. . . 사람냄새는 알겠어요. 전국의 많은 사람들, 대사 있는 배우만 80명이라니까.

◆ 엄유나> 그리고 술냄새는 제가 술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되게. . .

◇ 정관용> 술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와요?

◆ 엄유나> 까막눈 판수가 마시는 장면이 좀 있어요. 그리고 따뜻한 영화거든요. 그래서 영화를 보시고 나서 관객분들이 친한 사람들, 자기에게 특별한 사람들과 술 한잔 하면서 영화 얘기, 사람 얘기를 할 수 있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서 술냄새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 정관용> 영화 다 보고 나면 한잔 하고 싶어집니까?


◆ 엄유나> 네.

◇ 정관용> 주말에 이 영화 보러 극장 찾으실 우리 청취자분들한테 이런 거 한번 주목해서 보십시오. 한마디 해 주신다면?

◆ 엄유나> 요즘 저만 해도 잘 모르는 단어들이 되게 많거든요. 언론에서도 이제 그런 인터넷 용어라든가 게임 용어를 많이 쓰고 있고 특히나 이제 젊은 친구들 같은 경우는 말줄임이라든가 영어나 외래어를 섞어서 신조어를 만들기도 하고 하잖아요.

◇ 정관용> 저는 거의 몰라요, 하여튼.


◆ 엄유나> 그런 단어들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영화를 보시고 나서 한 번쯤 우리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고 누가 봐도 편안하고 즐겁고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영화, 따뜻한 영화니까 그런 부분에 좀 주목하시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선 영화 제목부터 순우리말 새로 배운 '말모이', 사전이라는 뜻. 주목해서 보겠습니다. 말모이를 만드신 영화감독 엄유나 감독을 함께 만났어요. 고맙습니다.

◆ 엄유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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