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와대 영빈관에서 울려 퍼진 '봉우리'와 '브라보마이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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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수 칼럼]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고 있다. 이날 기자들은 대통령의 선택을 받기 위해 휴대전화나 책을 흔들거나 모자를 드는 등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자신을 어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울려 퍼진 '봉우리'란 노래이다.

무대 스크린에서 문 대통령 연설과 사진영상이 돌아가는 가운데 가수 김민기의 나지막하면서 호소력있는 목소리가 영빈관을 가득 채웠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봉우리' 외에도 '브라보마이라이프'(봄여름가을겨울),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커피소년) '말하는 대로'(처진 달팽이), '괜찮아'(그루배틱 크루) 등이 차례로 흘러나오면서 회견장의 분위기를 돋웠다.

이들 노래는 멜로디가 듣기 좋아서 선곡된 것만은 아니다.

모두 가사의 의미를 고려해 선택됐다고 한다.

'봉우리'는 "고난과 위기가 계속돼도 결국엔 그 봉우리를 넘게 될 것"이란 의미가 담겨있다.

"우리에게 닥쳐올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멀리 있을 바다를 향해 끝도 없는 봉우리를 함께 넘어가자는 당부이자 부탁"이란 설명이다.

이것은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바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고용지표가 양적인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분배 개선도 체감되고 있지 않는 등의 어려운 현실을 들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 낮아졌다"고 토로했다.

정작 강조하고 싶은 대목은 그 다음이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야말로 '사람 중심 경제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경제정책의 변화는 분명 두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인만큼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면서 반드시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뤄내겠다고 천명했다.

'봉우리'는 문 대통령의 이러한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나머지 곡들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주고 문재인 정부의 다짐을 담은 노래들이다.

'브라보마이라이프'는 지금까지 달려온 국민들이 찬란한 내일을 맞이하기 소망하는 마음을,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는 문재인 정부의 모든 사람들이 국민의 편에서 올해를 보내겠다는 다짐을 담았다고 한다.

'말하는 대로'는 20대 청년들이 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될 수 있는 시대를 만들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평화랩인 '괜찮아'는 올해엔 우리 삶 속에 평화가 더 깊게 새겨지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고 한다.

이들 노래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하지만 노래는 현실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현실은 문 대통령도 인정하듯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정도로 어렵다.

관건은 이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가느냐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추진해왔던 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충분히 보완'하겠지만 바꿀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목표를 향해 어려움을 이겨내고 함께 가자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편에서 보면 문 대통령이 계속 '마이웨이'를 외치면서 자기 길을 고집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당장 야당은 "엄중한 민심과 동떨어졌고 '몽상'에 빠져있다", "셀프 용비어천가를 불렀다", "포용성장은 애매한 목표만 있을 뿐이다"는 등의 강도 높은 비난을 하고 나섰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무조건 반대만 하는 야당의 태도도 문제는 있지만 이런 여건 속에서는 국내 현안을 놓고 여야 협치는 기대하기 힘들다.

야당과의 큰 간극은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제기한 청와대 민간인 사찰의혹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청와대 권력남용주장에 대한 입장에서도 확인됐다.

영빈관에서 울려 퍼진 '브라보마이라이프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나 '마음 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되는 세상은 노래로만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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