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어글리 코리안' 을 부활시킨 예천군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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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한 칼럼

경북 예천군의회 이형식 의장과 박종철 부의장(왼쪽)이 지난 4일 군의회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시작된 1989년 이후 한동안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에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말이 '어글리 코리안'이었다.

국제적 에티켓을 무시한 채 여행지에서 고성방가와 음주 등 몰상식한 행태를 보인 한국인 여행객을 꼬집는 말이다.

30여년이 지난 만큼 어느 정도 성숙한 모습을 보일 법도 한데, 최근 예천군 의회 의원들이 이러한 기대와 바람을 한순간에 날려버렸다.

지난달 말 7박 10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해외연수'를 떠났던 경북 예천군 의회 의원들이 현지에서 민망한 추태를 벌인 사건이 연일 언론 보도를 타고 있다.


처음엔 여행 일정을 놓고 군의원과 여행가이드 사이에 벌어진 가벼운 말다툼과 몸싸움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자인 여행 가이드가 CBS와의 인터뷰(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털어놓은 사건 개요를 보면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추태와 갑질에 놀랍고 부끄러울 뿐이다.

우선 폭행 사건의 전후 관계도 당초 군의회 부의장의 주장과는 달리 일방적인 폭행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찰조사에서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군 의원들의 음주 폭행 소동이 얼마나 소란하고 어이가 없었으면 미국인 버스 운전기사가 경찰에 신고까지 했을까 생각하니 창피하다.

더구나 일부 군 의원은 일정 내내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졸랐다고 한다.

가이드가 '캐나다 토론토에는 그런 곳이 없다'고 했는데도 접대부를 조달하는 이른바 '보도'를 불러달라고 거듭 요청했다고 한다. 충격적이다.

호텔에서는 의원들이 방문을 연 채로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워서, 호텔 관계자로부터 두 차례 주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어글리 지방의원'인 셈이다.

이번 예천군 의회의 연수에는 군 의원과 사무국 직원 등 15명에게 모두 6천 백여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연수 일정엔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 등 외유성 관광 명소 탐방이 다수 포함됐다고 한다. 연수를 빙자해 국민 혈세를 제멋대로 쓴 것이다.


예천군의 재정자립도는 15%로 전국 214위인데 해외 출장비 예산은 전국 2위라고 한다. 군민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는 셈이다.

최근 지방의회에 대한 지역주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엔 의정비 인상이 자율에 맡겨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줄줄이 인상에 나서면서 주민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유성 연수에다가 추태까지 벌이고 있으니 지방의회 무용론이 갈수록 힘을 얻는 것은 당연하다.

더 이상 '어글리 지방의원'이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 지방의원들의 개과천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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