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리얼] 월세 25만원 셰어하우스의 특이한 살림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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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명이 함께 사는 주택협동조합, 은혜공동체 랜선집들이

옥상에 스파가 있는 집이 얼마나 될까요? 어느 호텔 얘기가 아닙니다.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주택협동조합 '은혜공동체' 이야기입니다. 날씨가 쌀쌀해진 초겨울, 47명이 함께 사는 이 독특한 셰어하우스에 방문했습니다.

은혜공동체는 이름 그대로 '공동체'가 중심이 돼서 만든 주택협동조합입니다. 공동체가 조합을 만들어 집을 짓고, 희망하는 입주자를 받아 2017년부터 47명이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입주자 47명의 특징에 따라 4개의 부족을 나누고 층을 나눴습니다. 예를 들면 3부족에는 자녀가 없는 부부가 많고 4부족에는 싱글 여성들이 주로 삽니다.

설계 과정부터 입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부족 내에 다양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4부족에는 서재가 있고, 공용으로 쓸 수 있는 파우더룸이 있습니다. 3부족에는 맥주 바 컨셉의 거실이 있고, 다락방에는 재택근무자를 위한 공간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건물 전체에 카페, 티 룸, 식당, 강당, 합주실 등 공유 공간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입주자 개인이 점유하는 공간은 일반 원룸 중에서도 상당히 작은 편이지만, 수많은 공유 공간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좁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입주자들은 불필요한 지출이 매우 줄었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월세는 25만 원으로 매우 적은 편이고 식비, 생필품 비용, 관리비는 부족비로 충당합니다. 부족비는 부족마다 다르지만 약 15만 원 정도입니다. 무언가를 사더라도 대량으로 사기 때문에 저렴하고, 무엇보다 여러 명이 각자 할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절약됩니다. 게다가 집에서 대부분의 활동을 하기 때문에 밖에서 쓰던 지출이 줄었습니다.

생활에 필요한 업무는 '내부 고용'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입주자 중에는 평일 점심과 저녁 식사를 담당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리 신청을 받고 음식을 준비합니다. 대신 일정한 급여를 받습니다. 내 집 안에서, 믿을 만한 식사를 손쉽고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반응이 좋습니다.

공동체 내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든 아이를 봐줄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안학교가 끝나는 저녁 6시 이후에는 부모와 입주자가 시간을 나눠 아이들을 돌봅니다. 육아하는 부모는 할 일을 할 수 있고, 아이들은 호의적인 어른들과 함께 지내기 때문에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좋습니다. 부모들의 만족감은 높습니다.

이 모든 살림이 가능한 이유는 좋은 시스템 때문이기도 하지만, 먼저 단단한 신뢰로 묶인 공동체가 형성돼있었기 때문입니다. 은혜공동체의 박민수 대표는 작은 교회의 목사였습니다. 작은 교회의 교인들, 박민수 목사와 멘토링으로 만난 청년들 등이 모여 10년 전부터 공동체 생활에 대해 고민해왔습니다. 같은 건물에 함께 살기 이전부터 공동육아와 방과 후 학교 등을 운영해왔습니다.

서울시는 이런 '공동체주택'을 여러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은혜공동체처럼 직접 살 집을 만들고 싶은 협동조합뿐만 아니라, 입주를 원하는 개인, 일반입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자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함께 모여서 사는 것 자체에 ‘공공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은혜공동체에 사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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