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잠깐, 김명수 대법원장님. 법원 인적쇄신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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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김명수 대법원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법조계의 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꽤나 멋있는 말이었는데 요즘에는 고개가 갸웃거립니다.

바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의혹 때문입니다.

사법부 신뢰가 바닥을 친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 지난달 27일 벌어졌죠.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은 한 70대 남성이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 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일입니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한 남성이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 차량에 화염병을 던지고 있다. 이 불은 곧바로 진화됐고, 김 대법원장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김현철씨 제공)

 

김 대법원장은 지난 12일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한 자체 개혁안을 내놨습니다. 핵심은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법원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를 설치하는 내용입니다.

일각에서는 '사법발전위원회 건의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의 개혁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인 인사권과 예산권을 사법행정회의에 대부분 내놓으면서 감시‧감독을 받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사법행정회의에서 법원 외부 인사들이 판사들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도 박수 받을 만 해 보이구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등 인사권과 예산권을 휘둘러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들을 수족(手足)처럼 부렸다는 게 사법농단 의혹의 뒷배경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김명수 대법원이 발표한 자체 개혁안에 특별재판부 구성과 사법농단 연루 의혹 판사들에 대한 탄핵 여론이 왜 불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재판을 하는 판사를 믿지 못하겠고, 그 판결문도 믿지 못하겠다는 게 사법부 불신의 뿌리인데 자체 개혁안에는 당장의 법원 인적쇄신 방안이 없어 보이는 탓입니다.

물론 대법원은 개혁안과 별도로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의정부지법과 대구지법에서 시범실시하고, 사법농단 연루 의혹 판사 13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연내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나름의 인적쇄신을 꾀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지만, 판사들의 추천을 받아 법원장을 임명하고 최대 정직 1년에 불과한 징계만으로 국민적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신뢰는 유리와 같아서 한 번 금이 가면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유리에 금이 갔다면 통으로 바꿔야지 땜질 처방만 했다가는 산산조각 날 수도 있는데요.

우리 사회의 '정의'를 담당하는 사법부가 신뢰받지 못하게 됐다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에 뼈아픈 일로 기록될 것입니다. 적당한 땜질로 사법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더 큰 화를 부르겠죠.

2020년 총선을 앞둔 국회는 사실상 내년부터 '선거모드'에 돌입합니다. 대법원 자체 개혁안도, 특별재판부 구성도, 판사탄핵도 모두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특별재판부 구성과 판사탄핵에 대한 희망의 끈을 붙잡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완강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법안처리는 불투명합니다.

인적쇄신을 통한 사법부 신뢰회복. 기회의 시간이 많지 않아 보입니다. 이제 김 대법원장이 답을 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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