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보헤미안 랩소디'가 주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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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컷.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인기가 식을 줄 모릅니다. 7백만이 넘는 관객이 몰렸다고 하니 음악영화치고 공전의 기록이라 할 만 합니다.

보지 않은 사람은 안 볼 수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다시 안 볼 수 없다는 항간의 평가가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영화는 감동적입니다.

아프리카계 인도인의 자녀로 태어나 더구나 성소수자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신산한 삶의 여정이 아름다운 음악과 겹쳐지면서 숨어 있던 감성을 소환합니다.

영화를 보기 위해 찾은 영화관은 객석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 가능한 '보헤미안 랩소디 싱어롱'이었습니다.

참석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였는지 노래가 나올 때면 가사가 자막으로 같이 흐릅니다.

10만명이 모인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에서는 모든 관객들이 "MA MA"를 함께 외치며 환호합니다.

그런데 관객들의 연령 스펙트럼이 정말 다양합니다. 손을 맞잡고 온 중년의 부부에서부터 젊은 연인, 중고등학생들까지...

7,80년대 한창 인기를 끌었던 록 밴드였던 만큼 4,50대가 넘는 장년의 연령층이 공감할 영화일 것 이라는 편견은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우리는 30년전과 비교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한류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우리의 연예산업은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퀸'이 활동하던 시대에 한국 가수의 노래가 빌보드지의 상위권에 오를 것을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류는 이제 세계를 넘나들고, 유엔에 연사로 초대받을 만큼 큰 영향력을 갖게 됐습니다.

그런데 거칠 것 없는 칼 군무와 현란한 음악은 우리에게 에너지와 흥겨움을 주지만, 가슴 깊이 묻혀있던 우리의 감성에 울림을 주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학생들은 학생대로, 장년층은 장년층대로 참 팍팍하고 힘든 세월입니다.

영화를 보며 훌쩍이던 관객들이 꼭 장년층만이 아니었습니다.

30년도 더 지난 퀸의 노래에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이유는 이들의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절규와 같은 프레디 머큐리의 노래과 퀸의 탁월한 연주는 자신의 실력과 영혼과 심지어 삶의 여정까지 담긴 '진짜' 연주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담긴 이 연주에 우리는 세대를 넘어 공감하고 위로를 받습니다.

흥겨움의 감성은 세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위로의 감성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벌써 5년이나 지난 일이 됐지만, '가왕' 조용필이 새 앨범으로 돌아왔을 때 환호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느끼는 감동이 조용필이 돌아왔을 때와 같은 것은 역시 그때도 그의 노래로 위로를 받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아침에 눈이 내렸습니다.

신발을 좀 버리면 어떻습니까.

발 구르면서 'We will We will rock you'를 외치고, 'We are the champion'을 부르며 냅다 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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