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의만에…삼성바이오 '상장유지' 결론(종합)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11일 거래 재개키로
기업의 계속성, 재무 안전성 측면서 상장유지 결정
경영 투명성 일부 미흡한 부분은 향후 3년간 점검
'현재' 가치 판단하는 실질심사 규정상 예정된 결론 평가
경영승계 관련 의혹에도 섣부른 결론 비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김동중 전무(왼쪽), 윤호열 상무가 지난 5월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금감원의 조사·감리결과 조치에 대한 설명회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한국거래소가 10일 4조 5천억원에 이르는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에 대해 '상장유지' 결론을 내렸다.

한국거래소 "삼성바이오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에 따른 심사결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삼성바이오 주식은 지난달 14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의 고의 분식회계 결정으로 거래가 중단된지 20일(영업일 기준)만인 11일 거래가 재개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유지 결정 이유에 대해 "경영의 투명성과 관련해 일부 미흡한 점에도 불구하고 기업 계속성,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해 상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계속성'과 관련해서는 "삼성바이오의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확인된 가운데 사업전망 및 수주잔고, 수주계획 등을 고려할 때 기업의 계속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지난 2016년 11월 공모증자 및 2018년 11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등으로 상당기간 내에 채무불이행 등이 현실화 될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영의 투명성' 부분에서는 "법상의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제도를 갖추고 있으나, 증선위가 분식회계로 조치하는 등 경영 투명성에 일부 미흡한 점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가 현재 진행중인 행정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감사기능 및 내부회계 관리제도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선계획을 제출했다"며 "경영투명성 개선계획의 이행 여부에 대하여 향후 3년간 점검할 예정"이라고 항후 계획을 설명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지침'에 따르면 기업심사위원회는 △영업의 지속성 △재무의 건전성 △기업지배구조 및 내부통제제도, 공시체제의 중대한 훼손 여부 △그밖에 공익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의 심사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지침 항목을 살펴보면 알수 있듯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는 과거에 발생한 사안 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기업가치를 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이미 '상장유지'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11월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 미래전략실이 주고받는 내부 문서를 공개하며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의 분식회계 여부를 떠나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까지 갈 정도로 기업가치가 없느냐를 생각해보면 간단한 문제"라며 "여기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상장폐지로 갈 경우 투자자 피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정지를 당한 지난달 14일 기준으로 삼성바이오의 시가총액은 22조 1천억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소액주주 8만여명의 보유 주식 가치는 3조 5천억원에 이른다. 또 외국인도 2조원 이상(지분율 9.09%)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심사위원회가 이날 외에도 회의를 몇차례 더 연 뒤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고 한차례 회의 만으로 '상장유지' 결론을 내린 것도 투자자들의 피해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기업심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알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며 조속한 심사를 예고한 바 있다.

앞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 역시 지난달 22일 "거래소에 시장 불확실성이 오래 가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고 밝힌바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문제와 관련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국거래소가 섣불리 상장유지 결론을 내리며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여론 역시 거셀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원장은 "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사는 기업의 현재 가치만 보는 것으로 결과는 이미 나와 있었다"면서 "원초적인 잘못에 대한 판단을 애초부터 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